김치를 꺼내 먹으며 남는 공간은 그대로 두는 게 나은지, 칸별로 어떻게 세팅을 해야 할지 고민이다.
김치냉장고에 김치가 가득 들어 있는 지금부터 냉장고에 보관할 음식이 많아지는 여름이 될 때까지 김치냉장고를 100% 활용할 수 있는 노하우 공개.
땅속에 김장독을 묻어 겨우내 먹을 김치를 보물처럼 보관했던 우리네 옛 풍경과 곰삭은 신김치 맛을 재현하기 위해 다양한 기술을 첨가한 김치냉장고, 이제 김치냉장고에는 김치만 있는 것이 아니다. 적당한 냉장 온도 덕분에 채소, 고기, 생선 보관용으로 냉장고보다 선호하는 추세. 덕분에 김치냉장고의 용량도 나날이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김치냉장고 안에 들어 있는 용기도 김치용, 채소용, 육ㆍ어류용으로 세분화해 편의성을 높였다. 또 김치냉장고에 한 번 넣으면 용기의 바닥이 드러날 때까지 그릇을 옮겨담지 않는 게으른 주부들을 위해 밀폐력과 항균ㆍ탈취 기능이 중요한 김치용기의 특성에 맞게 탈취 시스템, 곰팡이 번식 억제 기술 등을 도입했다. 보급률 50%에 이르며 생활 필수가전으로 자리 잡은 김치냉장고는 현재 뚜껑식, 서랍식에 이어 두 가지 방식을 조합한 복합식이 나와 있다. 김치를 보관하기 위한 기능은 브랜드의 모델별로 다르니 생략하고, 적을 알아야 열 번이고 백 번이고 이길 수 있는 법. 김치냉장고의 기본 기능과 원리를 간단하게 익힌 후 김치 보관을 비롯한 다양한 식재료를 더 맛있고 오래 보관할 수 있는 방법들을 살펴보자.
김치냉장고 vs 일반냉장고
일반 냉장고는 집 안에 있는 모든 종류의 음식과 반찬을 한꺼번에 보관하는 곳이다. 그러므로 김치냉장고에 비해 문을 여닫는 빈도가 높아지고 그에 따라 냉장고 내부의 온도 차이가 발생한다. 이러한 온도 차이는 결국 음식 맛을 떨어뜨리는데 그중에서 가장 많이 영향을 받는 것이 바로 김치 맛. 반면 김치냉장고는 김치를 꺼낼 때만 열고 닫으므로 그만큼 김치 맛이 나빠지지 않는 것이다.
김치냉장고가 일반 냉장고와 달리 김치 맛을 내는 또 하나의 비결은 바로 저장 온도. 김치냉장고의 경우 0~2℃로 김치 숙성 및 보관하기에 가장 적절한 온도를 유지하게 되어 있으며. 이 점이 바로 주부들이 김치냉장고에 열광하게 하는 차이점이다. 단, 김치냉장고는 1~2℃의 근소한 차이에도 민감하므로 적정 온도 유지에 주의해야 한다. 우선, 김치냉장고를 접할 때 가장 궁금해 하는 뚜껑식과 서랍식의 차이점을 알아보자.
뚜껑식
장점 : 뚜껑이 상단에 있으므로 냉기 단속이 잘된다. 내부의 냉기를 직접 전달하므로 에너지 소모가 적은 편이다.
단점 : 아랫쪽의 용기를 꺼내려면 위쪽의 용기까지 꺼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뚜껑 위쪽의 공간 활용이 좋지 않다.
서랍식
장점 : 아랫쪽의 용기를 꺼내려면 위쪽의 용기까지 꺼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뚜껑 위쪽의 공간 활용이 좋지 않다.
단점 : 서랍을 열었을 때 양쪽으로 냉기가 빠져나오므로 에너지 소모가 많은 편이다. 무거운 김치를 넣은 서랍을 열었을 때, 서랍이 앞으로 쏠릴 수 있다.
위 두 가지 형태를 복합한 복합식도 있는데 일반적으로 상단에는 뚜껑식이며 하단에는 서랍이 있는 형태로 상단에는 주로 김치를, 하단에는 채소와 과일을 보관할 수 있다. 여러모로 활용이 편리한 장점이 있지만 복합 형태를 위해 두 가지 냉각 방식을 적용하므로 전력 소모가 크다는 단점이 있다.
그렇다면 형태상 특징이나 전력 소모와 관련 있는 냉각 방식은 또 무엇일까? 김치냉장고의 광고를 보면 ‘냉각 방식의 차이’란 문구를 자주 접할 수 있는데, 김치냉장고의 성능과 특성을 좌우하는 것이 바로 냉각 방식의 차이이다. 기술적으로 각각 장단점이 있기에 어떤 방식이 좋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각각의 특성을 알아두면 구매하거나 이용할 때 도움이 될 것이다.
직접 냉각 방식
특징 : 저장되는 통 자체를 모두 차갑게 한 뒤 내부의 김치용기가 냉각되는 방식. 주로 뚜껑식의 냉장고에 적용된다.
장점 : 채소 등 수분 증발이 거의 없다.
단점 : 냉각 속도가 늦다. 성애가 낄 수 있다.
간접 냉각 방식
특징 : 냉각기에서 팬으로 차가운 공기를 강제적으로 뿌리는 방식. 주로 서랍식 냉장고에 적용된다.
장점 : 성에가 없다. 냉각 속도가 빠른 편이다.
단점 : 수분 증발이 많고 팬에 의한 소음이 있을 수 있다.
김치냉장고 100% 활용팁
자, 이제 김치냉장고의 주요한 특징을 알아보았으니 본격적으로 김치냉장고를 100% 활용할 수 있는 노하우를 알아보자. 사실 김치를 조금씩 자주 담그거나 심지어 사서 먹으므로 김치를 가득 담아둘 일이 없다면 김치냉장고가 꼭 필요한 것은 아니다. 일반 냉장고에서도 냉장 온도를 낮게 설정하면 김치 보관이 충분히 가능하기 때문이다. 물론 저장 온도가 김치냉장고만큼 일정하지 않으므로 저장 기간은 떨어지지만 냉장고만큼의 큰 공간과 전력 소모 및 비용이 만만치 않으므로 고가의 김치냉장고를 기왕 샀다면 김치냉장고의 부가 기능을 잘 익혀 다용도로 활용하는 노하우를 익히는 편이 낫다.
뼈가 되고 살이 되는 부가 기능
김치냉장고의 부가 기능에는 채소, 과일, 육ㆍ어류, 와인 보관, 살얼음, 냉동 보관, 발효 등 여러 가지가 있다. 김치 보관을 많이 하지 않는 여름에는 육류, 어류, 채소, 과일 등을 보관할 수 있도록 조절이 가능한지 확인한다. 또한 발효 기능이 있는 제품으로 요구르트-발효유, 식혜를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제품도 있다.
김치는 김치용기 관리가 기본
김치는 기본적으로 재료에 따라 숙성 기간이 다르다. 물김치, 배추김치, 무김치 순으로 숙성기간이 길어진다. 종류가 다른 김치를 하나의 김치냉장고에 보관할 때는 상대적으로 냉기가 고르게 유지되는 아랫부분부터 숙성 기간이 짧은 김치를 넣어두는 것이 좋다. 또 종류가 같은 김치를 장기간 보관할 때는 한 달에 한두 번 정도 위쪽과 아래쪽 김치용기를 바꿔줘야 맛을 유지할 수 있다. 보관 중인 김치의 양이 줄어들면 반드시 김치용기를 작은 것으로 바꿔주는 것이 좋다. 김치통의 빈 공간에 냉기가 들어가면 김치의 맛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또 사용하고 난 김치통은 햇볕에 말린 후 다시 사용해야 한다. 물론 김치를 넣고 꺼낼 때도 손의 물기를 제거해 마른 손으로 만져야 한다. 수분이 남아 있으면 김치의 산패를 유발해 김치가 쉽게 시어버린다. 그리고 항상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김치냉장고에 넣는 김치용기나 밀폐용기에는 꽉 차게 재료를 담는 게 아니라 60% 정도로 담아 40%의 여분을 두어 꽉 끼거나 구겨 넣는 일이 없도록 하는 것이 좋다.
제2의 냉동고로 활용
대용량 냉장고를 쓰는 가정에서도 냉동고 공간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다. 이런 가정이라면 냉동 기능이 추가된 김치냉장고를 구입하면 고민을 해결할 수 있다. 특히 여름철이나 명절 등 갑자기 냉동 보관해야 하는 음식이 늘어날 경우 김치냉장고의 냉동 기능은 매우 요긴하게 쓰인다. 육류나 생선을 냉장고에 보관하면 꺼낼 때 해동시키느라 번거롭다. 김치냉장고의 육류ㆍ생선 보관 기능은 -5℃의 살얼음이 끼는 온도에서 보관해주므로 해동할 필요가 없으며 맛과 신선도도 지켜준다. 또한 동치미 가능을 활용하면 식혜와 수정과를 살얼음이 살짝 낄 정도의 시원한 상태에서 보관할 수도 있다.
수분과 당도를 지켜주는 채소ㆍ과일 보관 기능
부가 기능 중 많은 이들이 가장 즐겨 쓰는 것은 채소ㆍ과일 보관 기능이다. 이 기능은 2~3℃의 온도를 유지해 채소가 얼거나 상하지 않게 해준다. 일반 냉장고와 달리 식품의 수분이 마르지 않으므로 싱싱하고 아삭거리는 상태로 섭취할 수 있다. 과일도 당도가 강하게 느껴지는 적정한 저온에 보관하므로 최상의 맛을 즐길 수 있다. 채소는 상처가 나지 않도록 깨끗이 씻어 물기를 제거한 후 김치냉장고에 보관하면 처음 채소를 사왔을 때보다 훨씬 싱싱하게 이용할 수 있다. 특히 껍질을 벗긴 과일이나 채소는 밀페용기에 보관하면 일정한 습도가 유지될 뿐만 아니라 외부 공기로부터 차단돼 오랫동안 신선함을 유지할 수 있다. 그러나 수분이 많은 채소나 과일을 김치 보관하는 곳에 넣어두면 얼어버리기도 하니 이럴 때에는 신문지에 싸거나 혹은 플라스틱 용기 등에 넣어 보관하면 얼지 않는다.
채소 보관법
일반적으로 채소는 물에 씻은 뒤 김치냉장고에 넣어두면 나중에 요리하기도 편하고, 싱싱한 상태가 오래 간다는 이유로 물기 없이 보관해야 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구분하지 않고 똑같이 보관하는 경우가 많다. 깻잎, 버섯, 당근 등은 절대 물기 없이 보관해야 한다. 또 상추와 콩나물은 일주일 이상 먹을 거라면 씻지 말고 신문지로 싸서 비닐 봉지에 넣어 김치냉장고에 보관해야 더욱 싱싱하게 먹을 수 있다. 껍질을 벗긴 양파나 감자는 랩으로 싸서 보관하고 무는 잎을 잘라내고 신문지에 싸서 보관하는 것이 좋다. 파는 금방 상한다. 그러니 파뿌리를 끝까지 잘라서 속이 보이지 않도록 해야 한다. 파는 속이 보이게 잘라 보관하면 속대가 밖으로 나와 모양이 흐트러지기 때문에 보관하기가 곤란해진다. 잘라서 정리한 파는 신문지로 싸서 김치냉장고 맨 위의 공간에 넣어두면 오랫동안 싱싱하게 보관할 수 있다.
생선 보관법
일반적으로 생선은 육류처럼 일정한 숙성 기간이 거의 없기 때문에 구입 또는 잡은 직후 먹는 것이 가장 신선하다. 신선한 생선을 보관할 때는 배를 갈라 내장을 제거한후 소금물에 씻어서 보관해야 한다. 염분이 많은 생선은 소금농도가 낮은 물에 담가놓고 송어나 연어 등은 잘라서 무즙에 담가두면 좋다. 잘 씻은 생선은 물기를 빼고 랩으로 싸서 육류/생선 보관모드로 보관한다. 자반생선은 여름철에는 다른 것에 비해 비교적 오래 보관할 수 있다. 더욱 맛있게 보관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꼬리를 아래쪽으로 보관해야 맛이 쉽게 변하지 않는다. 큰 것을 조금씩 잘라 보관할 때는 소금물에 적신 종이를 붙여 보관하면 그 맛을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다.
과일 보관법
3~4일 내에 소비할 과일은 냉장고 채소칸에, 그 이상 보관할 때에는 김치냉장고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과일은 5℃ 이하에서 보관하면 냉기 때문에 단맛을 느끼기 힘들고, 광규이 파괴되는 경우도 있다. 토마토나 수박은 7~10℃, 참외 등은 5~7℃에서 보관해야 한다. 복숭아의 맛과 향을 최대한으로 즐기려면 신문지나 종이에 싸서 바람이 잘 통하는 실내에서 보관했다가 먹기 2~3시간 전에 김치냉장고 채소/과일 모드에 보관해 두었다가 약간만 차게 해서 먹으면 달고 시원한 맛을 즐길 수 있다.
육류 보관법
고기는 반드시 4℃ 이하의 저온에서 보관해야 한다. 특히 공기와 접촉하지 않도록, 공기 종의 잡균이나 곰팡이가 달라붙지 않도록 비닐 랩으로 포장해서 밀폐용기에 넣어 보관한다. 고기를 비닐 랩으로 포장하면 수분 증발도 막을 수 있어 고기의 풍미를 유지하는데도 매우 효과적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너무 오랜 시간 보관하지 말고 빠른 시일 내에 조리해 섭취하는 것이다. 얇게 썬 쇠고기나 돼지고기는 단면이 넓어 그만큼 상하기 쉽다. 아무런 손질 없이 보관하면 하루 정도밖에 보존되지 않는다. 따라서 구입 즉시 요리하지 않을 때는 키친 타월로 수분을 한 번 닦아내고 100g씩 나누어 밀봉해서 비닐 팩에 넣어 공기를 완전히 빼주는 것이 좋다. 요리에 사용하고 남은 정도의 적은 양이라면 양파 다진 것, 소금, 후춧가루를 볶아 보관하면 나중에 볶음밥이나 스파게티 등에 이용할 수 있다. 다진 쇠고기나 돼지고기는 부패속도가 가장 빠르다. 구입 즉시 키친타월로 꼭꼭 눌러 물기를 제거하고 랩으로 밀봉해서 보관한다.
기타 식재료 보관법
쌀은 수분을 쉽게 빨아들이는 성질이 있다. 또 습기를 머금은 쌀에는 곰팡이나 세균이 생기기 쉽다. 특히 습도가 높은 여름철에는 쌀 보관에 유의해야 한다. 도정한 지 한 달이 지나지 않은 쌀을 비닐 봉지에 담아 김치 냉장고 안에 보관해야 한다. 여름에는 도정 후 1개월, 겨울은 2개월 정도가 쌀의 맛을 유지할 수 있다.
식혜와 수정과는 잘 상하는 전통 음료다. 하지만 김치냉장고에 넣어두면 그 맛을 오랫동안 즐길 수 있다. 김치냉장고의 가장 아래칸에 보관하면 살얼음이 적당하게 얼어서 맛있게 먹을 수 있다.
맥주는 플라스틱 용기에 물을 반쯤 붓고 맥주캔이나 병을 용기 안에 차곡차곡 넣은 후 육류/생선 보관모드(-4℃)로 변경한 후 맥주가 담긴 플라스틱 용기를 김치냉장고에 넣고 반나절 내지는 하루 동안 둔다. 물에 살얼음이 살짝 얼어 시원하게 맥주를 즐길 수 있다. 일반 냉장고와 달리 김치냉장고는 직접 냉각방식이기 때문에 그 시원함을 마지막 잔까지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다.
와인을 마실 때에는 온도를 잘 맞춰야 최상의 와인을 맛볼 수 있다. 실내에 보관한 화이트 와인, 로제 와인, 스파클링 와인의 경우에는 한두 시간 정도 김치냉장고에 보관해 마시면 적당하다고. 반면 한동안 김치냉장고에 보관했던 와인이라면 마시기 15~20분 전에 꺼내놓았다가 마시면 좋다.
채소와 과일 보관에 관한 잘못된 상식
채소 모든 채소를 무조건 김치냉장고에 보관했다가는 큰 낭패를 볼 수 있다. 우선 저온 보관이 맞지 않는 채소의 대표적인 예로 고구마, 가지, 양파, 호박 등을 들 수 있다. 이들 채소는 저온에서 쉽게 호흡하지 못하는 성질이 있기 때문에 김치냉장고에 넣어 보관하면 오히려 빨리 부패한다. 이들 채소의 적정 보관온도는 약 15℃이므로 실내 온도가 그 이상인 경우 직사광선이 들지 않는 아파트 다용도실과 같이 서늘한 곳에 보관하는 것이 좋다.
과일 과일은 무조건 차게 보관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은 버릴 것. 특히 키위, 바나나와 같은 열대 과일을 김치냉장고에 넣어두는 것은 금물이다. 냉해를 입어 시커멓게 변하기 때문이다. 또한 사과는 반드시 다른 과일과 분리해 보관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으면 사과에서 나오는 에틸렌 가스가 다른 과일을 썩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