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새로운 시작을 맞이하여 두 손 가득 쇼핑을 할 시기가 왔다.
문구 덕후들을 위해 서정적이면서도 실용적인 문구점 세 곳을 소개한다.
창작과 소통의 공간,
포인트 오브 뷰
누구나 어릴 적 문구점에 대한 추억이 하나쯤은 있을 것이다. 성수동의 핫플 ‘포인트 오브 뷰’는 이러한 아날로그의 추억을 간직한 공간이다. 총 3층으로 구성된 이 거대한 문구점은 주말이면 웨이팅이 필수일 정도로 사람들로 붐빈다. 인파를 지나 마침내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마치 보물창고에 들어선 듯한 두근거림을 느낄 수 있다.
각층은 ‘Tool’, ‘Scene’, ‘Archive’라는 세 가지 주제로 꾸며졌으며 노트, 펜, 엽서, 파우치, 책, 향수 등 다양한 도구들을 만나볼 수 있다. 아늑한 공간 속 정성껏 진열된 도구들은 과거의 감성을 되살아나게 한다. 특히 독특한 패턴을 입은 위브드 노트북이 소장욕구를 불러 일으킨다.
포인트 오브 뷰는 단순히 도구를 판매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창작자들이 도구를 어떤 관점으로, 어떻게 사용하는 지에도 주목한다. 1층과 2층에는 각자의 생각을 공유하는 소통의 장을 마련했다. 방문객들은 메모지를 통해 도구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적고 붙일 수 있다. 성수동의 명물로 통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지 않을까. 아날로그가 사라져가는 세상 속에서 한 가닥의 따뜻함을 잡을 수 있는 곳이다.
위치 서울 성동구 연무장길 18 1,2,3층
INSTAGRAM @pointofview.seoul
마음을 전하는 곳,
글월
편지는 우리에게 설레면서도 그리운 감성을 선사한다. 일반적인 문자나 sns 메시지와는 다르다. 편지에서만 느낄 수 있는 낭만이 있다.
연희동에 위치한 글월은 편지를 중심으로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는 공간이다. 편지지, 달력, 자석, 북카드, 다이어리, 책에 이르기까지 다채롭게 다룬다. 서랍 속에도 편지지가 들어있으며 하나씩 열어보는 재미가 있다. 비록 작은 공간이지만 글월만의 감각적인 제품들을 하나씩 구경하다 보면 마음이 풍성하게 차는 느낌이 들 것이다.
글월이 제공하는 가장 특별한 경험은 바로 펜팔 서비스다. 이용자들을 펜팔을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누군가와 공유할 수 있다. 몇 가지 표식과 형용사 만으로 본인을 표현할 수 있으며, 편지를 받는 이는 오직 한 사람이다. 서로를 알지 못한 채로 답장을 주고받는 것이다. 여기서 글월은 편지를 전달하는 우체부 역할을 한다.
때로는 직접 말하는 것보다 글로 마음을 전할 때 훨씬 더 깊고 진솔한 감정을 전달할 수 있다. 나의 작은 위로가 누군가의 삶에 큰 울림을 줄지도 모른다. 분주한 일상 속에서 진정한 의미의 연결을 찾고 싶은 이들은 글월에 방문해보자.
위치 서울 서대문구 증가로 10 403호
INSTAGRAM @geulwoll.kr
느림의 미학,
작은연필가게 흑심
우리가 언제부터 연필을 손에서 멀리하게 되었는지 그 시작점은 모호하다. 어린 시절, 우리는 첫 번째 필기 도구로 연필을 잡았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볼펜, 샤프, 그리고 디지털 기기들이 그 자리를 차지했다. 연필은 어느덧 서랍 깊숙한 곳에 잠든 추억의 물건으로만 남게 됐다.
연남동의 작은 연필 가게 흑심은 연필의 숨겨진 가치와 매력을 다시금 일깨워준다. 짙은 초록색 벽지와 나무 가구가 빈티지한 느낌을 한껏 선사하며 다양한 브랜드의 연필들이 전시되어 있다. 지우개가 달린 연필부터 미츠비시, 콜린 등 역사 깊은 브랜드의 빈티지 연필, 그리고 독특한 디자인의 드로잉툴에 이르기까지, 연필 하나하나가 각자의 이야기와 개성을 담고 있다. 각인 서비스도 제공되어 소중한 이에게 의미 있는 선물을 할 수도 있다. ‘흑심’이라는 이름 답게 흑연이 마음을 물들이는 것만 같다.
연필은 조금은 불편하고 느린 도구다. 하지만 그런 점이 장점이 되기도 한다. 연필을 깎는 것을 불편하다고 여길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나무 향을 맡으며 생각을 정리하고, 마음을 다잡는 과정이 된다. 반듯하게 다듬어진 연필로 써 내려간 손글씨는 글자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지게 된다. 한 때의 추억이 아닌, ‘현재’와 ‘미래’로 나아가는 도구로서의 연필을 기대해본다.
위치 서울 마포구 연남동 226-34, 3층
INSTAGRAM @blackheart_penc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