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의 새로운 상품만 진열하고 판매하던 백화점의 시대는 지났다. 백화점 전체가 하나의 상점처럼 돌아가는 뉴욕의 노드스트롬은 백화점 역사에 한 획을 그을 듯하다.
꼼데가르송의 매장.
올해 초 뉴욕에는 슬픈 소식과 반가운 소식이 있었다. 먼저 슬픈 소식은 뉴욕을 대표하는 백화점 바니스 뉴욕이 설립 100주년을 앞두고 폐점했다는 소식이다. 온라인 쇼핑 트렌드로 고객이 줄어들고 높은 임대료로 고전하던 바니스 뉴욕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자 많은 뉴요커들이 아쉬워했다. 반면 반가운 소식은 서부 시애틀을 기반으로 한 미국 백화점 노드스트롬 Nordstrom이 오픈 117년 만에 드디어 동부 뉴욕에 상륙했다는 소식이다. 그것도 맨해튼의 가장 중심가인 센트럴 파크 바로 앞인 콜럼버스 서클에 약 8700평 넓이의 거대한 7층 규모로 노드스트롬 뉴욕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했다. 노드스트롬 역사상 가장 큰 프로젝트인 이 플래그십 스토어는 기존의 오프라인 백화점과는 스토어 컨셉트부터 완전히 다르게 설계했다. 박스 스타일의 쇼윈도를 없애고 백화점 바깥에서도 실내가 보일 수 있게 전면을 유리로 마감했다.
시즌이 지난 제품을 다시 판매하는 씨 유 투모로 매장. ⒸNordstrom NYC
또한 브랜드의 가격대별로 상점을 나누지 않고 작은 플래그십 스토어가 여러 개 모여 있는 형태다. 예를 들면 나이키 플래그십 스토어의 경우는 노드스트롬에 입점한 다양한 옷과 나이키 스니커즈를 매치하는 머천다이징 방식을 통해 나이키 브랜드를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며 운동화를 가장 트렌디하게 연출하는 방법을 보여준다. 다른 곳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한정판, 콜라보레이션 제품이 즐비한데 패션 브랜드 토리버치와 캡슐 스토어 프로젝트를 함께해 노드스트롬에서만 판매하는 19개의 토리버치 가방을 론칭했다. 아울러 노드스트롬이 야심 차게 내놓은 프로그램이 바로 리세일 Resale인 씨 유 투모로 See You Tomorrow 숍이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올리비아 킴 Olivia Kim이 고안한 이 상점은 유행은 돌고 돈다는 말처럼 손님들에게 사랑받았던 지난 아이템을 백화점에서 다시 매입해 판매하는 프로그램이다. 지금까지는 백화점에서 새 상품만 판매했지만, 고객들의 상품을 매입하고 별도의 수선과 세탁 등을 거쳐 중심 매장에서 판매하는 것. 이는 백화점이 최신 유행의 새 제품만 소개하는 곳이 아니라 패션의 지속 가능성을 열어주는 공간으로써의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이처럼 노드스트롬의 뉴욕 플래그십 스토어는 한마디로 디지털 시대의 오프라인 상점이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을 담았다. 색다른 쇼핑 경험과 백화점의 새로운 모습을 제안하는 노드스트롬의 새로운 시도에 귀추가 주목된다.
add 235 W 57th St, New York, NY 10019
tel 1 212 843 5100
web shop.nordstrom.com/c/new-york
전면을 유리로 마감한 외관. ⒸConnie Zhou
의상과 매치한 나이키 매장. ⒸMo Daou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