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의 새로운 랜드마크

티파니의 화려한 귀환

티파니의 화려한 귀환

티파니의 뉴욕 5번가 매장이 4년간의 보수공사를 마치고 ‘랜드마크’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컴백했다. 10층 규모의 방대한 건물에 담아낸 티파니의 과거와 미래.

 

메인 층에 자리한 주얼리 쇼케이스 전시장.

 

매장 중앙에 자리한 투명한 대형 크리스털 나선형 계단.

 

186년 역사의 세계적인 주얼리 하우스 티파니가 뉴욕 5번가 매장을 새롭게 단장해 지난 4월, 화려하게 귀환했다. ‘랜드마크’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이곳은 이름처럼 뉴욕에서 가장 큰 매장 중 하나이자 지금까지 공개된 적 없는 주얼리 크리에이션과 예술 작품 그리고 관중을 압도하는 LED 디스플레이로 한층 새로워졌다. 이번 랜드마크의 변화를 이끈 가장 큰 두 가지는 전설적인 건축가인 피터 마리노 Peter Marino가 재해석한 건물 내부와 시게마츠 쇼헤이 Shigematsu Shohei가 이끄는 OMA 뉴욕팀의 기존 건물에 추가 증축한 3층 규모의 유리 건물이다. 특히 1980년에 추가로 지은 사무실 공간을 시게마츠 쇼헤이와 OMA 뉴욕의 주도로 루프톱으로 개조하였고, 이곳은 서로 다른 구조물처럼 보이지만 하나로 연결된 독특한 구성이 돋보인다.

 

뉴욕 5번가에 자리한 티파니 랜드마크. 티파니의 상징적인 블루 컬러가 빛을 내뿜는 꼭대기 층이 눈길을 끈다.

 

메인 층에는 매장의 천창을 통해 들어오는 채광을 받으며 반짝이는 주얼리 쇼케이스 전시 공간이 펼쳐지는데, 그 웅장한 규모에 압도될 정도. 공간 전체를 가로지르는 천창이 보석을 닮아 있기도 한데, 이는 세계 최고의 다이아몬드를 다루는 티파니의 유산과 권위를 상징적으로 담아낸 디자인이다. 티파니의 아이코닉한 하이엔드 주얼리 컬렉션부터 데미안 허스트, 줄리안 슈나벨, 라시드 존슨 등 랜드마크를 위해 특별 의뢰한 저명한 아티스트의 약 40여 점의 예술 작품이 전시되어 갤러리를 방불케 한다.

 

줄리안 슈나벨의 그림 작품과 그가 직접 만든 테이블과 의자로 꾸민 독특한 디너 파티 테이블.

 

눈부시게 화려한 티파니의 주얼리 컬렉션을 지나 6층으로 올라가면 티파니의 홈 카테고리인 라이프스타일 존과 카페가 나타난다. 특히 새롭게 영입된 아티스틱 디렉터 로렌 산토 도밍고 Lauren Santo Domingo가 선보이는 새로운 홈&액세서리 컬렉션이 이곳 랜드마크에서 처음으로 세상의 빛을 봤다. 티파니의 상징적인 블루 컬러를 강조한 기존의 심플한 디자인에서 벗어나 보태니컬 패턴과 다채로운 컬러를 입은 화려한 디자인이 특징. 또 벽면부터 가구, 천장 장식까지 온통 블루 컬러로 채워진 ‘더 블루 박스 카페’에서는 미쉐린 스타 셰프 다니엘 뵐루가 티파니에서의 특별한 다이닝 경험을 선사한다. 계절에 따라 브런치와 티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며, 프라이빗한 다이닝과 예술 작품으로 구성된 바도 만나볼 수 있다고. 단순 주얼리 매장을 넘어 럭셔리 브랜드의 새로운 기준을 보여주는 티파니의 랜드마크는 이름 그대로 뉴욕을 대표하는 장소로 기억될 것이다.

 

 

뉴욕의 미쉐린 스타 셰프 다니엘 뵐루가 이끄는 더 블루 박스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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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DIES’ COMPLICATIONS

여성을 위한 시계 이야기

여성을 위한 시계 이야기

손목 위에서 하트 셰이프가 시간을 알려주고 낮과 밤이 흐르며 별똥별이 떨어진다. 여성을 위한 기계식 시계의 서정적인 기능 이야기.

 

 

SHOOTING STAR 예거 르쿨트르 ‘랑데부 데즐링 슈팅스타’

우주의 신비는 예거 르쿨트르의 대표적인 여성 시계 ‘랑데부’의 주요 주제다. 작년 ‘스텔라 오디세이’ 테마 아래 탄생한 ‘랑데부’ 신제품은 보다 흥미롭다. ‘슈팅스타’ 메커니즘을 더해 다이얼에 유성이 깜짝 등장하는 기믹 Gimmick을 숨겼다. 밤하늘에서 우연히 조우하는 별똥별처럼 유성 디테일을 담은 회전 디스크가 손목의 움직임에 따라 시간당 4~6회 정도 무작위로 작동한다.

 

 

DAY&NIGHT 쇼파드 ‘임페리얼 데이&나이트

타임 온리부터 하이주얼리까지 두루 지닌 여성 시계 컬렉션 ‘임페리얼’. 러그 디자인 덕분에 첫인상은 상당히 강렬하다. 사진의 신제품은 낮밤 인디케이터를 탑재했다. 반만 오픈 워크 세공한 연꽃 모티프 다이얼 아래에서 마더 오브 펄 소재를 화이트와 블루 컬러로 그러데이션 처리하고 그 가장자리를 다시 다이아몬드와 사파이어로 장식한 낮밤 디스크가 회전한다. 화이트 컬러가 낮, 블루 컬러가 밤을 뜻한다.

 

 

WORLDTIME 에르메스 ‘아쏘 르 땅 보야쥬’

시계 케이스 왼쪽의 푸시 버튼을 누를 때마다 다이얼의 모바일 카운터가 24개 타임 존을 표시한 가장자리를 따라 한 칸씩 움직이며 로컬 타임을 직관적으로 나타낸다. 이때 모바일 카운터의 시간도 한 시간씩 이동한다. 홈 타임은 12시 방향 윈도에서 확인할 수 있다. 에르메스만의 간편하고 독창적인 월드타임 메커니즘이 돋보이는 시계로, 여성도 착용할 수 있는 지름 38mm로 출시해 더욱 반갑다.

 

 

TIME ONLY 브레게 ‘레인 드 네이플 Ref. 9835’

브랜드의 시초인 천재 워치메이커 아브라함 루이 브레게가 만든, 나폴레옹 1세의 여동생이자 나폴리 여왕인 카롤린 뮤라의 손목시계에 기반한 ‘레인 드 네이플’. 특유의 달걀 모양인 오벌 케이스로 여성 시계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에 올랐다. ‘9835’ 모델은 하트 모양의 핸드가 커졌다 작아졌다를 반복하며 분을 가리키는 사랑스러운 발상이 돋보인다. 시간은 다이얼 중앙 윈도에서 확인할 수 있다.

 

 

RETROGRADE 반클리프 아펠

‘레이디 아펠 퐁 데 자모르 주르 워치’ 파리 퐁데자르 다리 위 연인의 만남을 레트로그레이드 타임 디스플레이로 표현한 ‘퐁 데 자모르 워치’는 반클리프 아펠의 서사적 워치메이킹 ‘포에틱 컴플리테이션’을 대표한다. 레트로그레이드는 바늘이 부채꼴 모양으로 움직이다 끝에 도달하면 순식간에 원점으로 되돌아가는 방식. 우산을 든 여성이 시침, 꽃을 든 남성이 분침 역할을 하며 하루 두 번, 자정과 정오에 밀회를 가진다.

 

 

MOONPHASE 바쉐론 콘스탄틴 ‘에제리 문페이즈’

‘에제리’는 2020년 새로운 뮤즈로 내세운 여성 시계 컬렉션이다. 오프 센터 디스플레이에 일가견이 있는 브랜드답게 ‘에제리’ 시계에서도 비대칭 디자인을 시그니처로 삼았다. 다이얼 2시 방향의 동그란 윈도에서 부가 기능을 표시하는데, 시선이 가장 먼저 그리고 오래 머무르는 워치인 만큼 그 표현 방법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특히 마더 오브 펄 구름 사이로 달이 뜨고 지는 문페이즈가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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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현선(시계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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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LGARI, Serpenti

불가리, 세르펜티

불가리, 세르펜티

불멸과 지혜, 풍요와 부활의 의미를 지닌 불가리의 세르펜티가 탄생 75주년을 맞이했다. 고혹적이고 아름다운 세르펜티의 시간은 영원히 계속된다.

인류 역사에 깊은 뿌리를 두고 동서양의 경계를 넘고 시간을 초월하며 풍부한 상상력을 이끌어내는 세르펜티 Serpenti는 이탈리아어로 뱀을 뜻한다. 뱀은 그리스와 로마 신화에서 변신하고 부활하는 힘을 지니고 있는 존재로 인식되었고, 시작과 끝이 영원한 원을 그리며 꼬리를 물고 있는 형태의 뱀을 상징하는 우로보로스 Ouroboros로 끝없이 생성되는 에너지를 표현하기도 했다. 이처럼 세르펜티는 풍성한 문화적 의미를 함축한 매혹의 상징으로 수많은 예술가와 작가, 시인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영감의 원천이 되어왔다.

 

 

강렬함, 럭셔리, 대담함을 담은 불가리의 아이콘

 

불가리의 뱀 모티프 브레이슬릿 워치는 1940년 투보가스 Tubogas 공법의 브레이슬릿에서 처음 시작되었는데, 골드 메시를 사용해 뱀을 형상화했다. 뱀의 머리를 연상시키는 머리 부분과 워치 케이스는 정사각형이나 직사각형에서 출발해 점차 형태와 다이얼 디자인에 변화를 줘 라운드, 정사각형, 8각형, 페어 및 쿠션 형태, 다이아몬드 세팅 버전까지 다채로운 스타일로 진화했다. 1950년대에는 사실적인 형태의 뱀을 구현한 피스가 등장했다. 세르펜티 하이 주얼리 워치의 전신인 ‘스네이크’ 브레이슬릿 워치는 커버를 덮으면 다이아몬드나 유색 스톤으로 눈을 장식한 뱀 머리를 세팅한 브레이슬릿으로 머리를 열면 워치 다이얼이 나타난다. 뱀의 비늘을 형상화한 정교한 기술과 컬러풀한 에나멜, 옐로 · 로즈 · 화이트 골드와 유색 스톤으로 장식한 보디로 연결하는 복잡한 과정을 통해 탄생했다. 각 부속은 수작업으로 금을 입힌 후 순금 핀으로 연결하고 에나멜 버전은 나사를 사용했다.

1960년대에 이르러서는 강렬함과 럭셔리함을 가미한 주얼리 컬렉션과 함께 불가리의 상징적인 존재로 자리 잡았다. 1970년대 뱀을 보다 사실적으로 표현한 주얼리부터 기하학적이고 추상적인 형태에 이르기까지 지난 75년간 뱀은 불가리의 대담하고 강렬한 정신을 형상화하며 브랜드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다. 이 중 가장 잘 알려진 제품은 영화 <클레오파트라>의 한 장면에서 엘리자베스 테일러가 손목에 착용한 모델. 뱀의 눈은 에메랄드로, 머리 부분은 파베 다이아몬드와 마르퀴즈 컷 다이아몬드로 장식한 강렬한 디자인이다.

 

 

세계의 셀럽들이 사랑하고 지지하는 세르펜티

 

세르펜티의 영향력을 더욱 공고히 한 데는 뉴욕 패션계의 최고 권위자인 전 <보그> 편집장 다이애나 브릴랜드의 전폭적인 지지를 빼놓을 수 없다. 그는 공식 석상에 화이트 에나멜과 골드 소재로 제작한 불가리의 스네이크 더블 벨트를 두 겹으로 둘러 목걸이처럼 착용한 모습을 드러냈다. “뱀을 잊지 마세요. 뱀은 모든 손가락과 손목, 어디든 있어야 해요. 많이 착용할수록 좋아요. 그 누구라도 말이에요.” 그가 불가리의 가장 상징적인 모티프를 두고 한 말이다. 또한 이탈리아의 유명 배우 지나 롤로브리지다, 미국 여배우 마리사 베렌슨이 세르펜티 워치를 착용한 모습이 포착되는 등 세계적인 배우들이 세르펜티를 향한 애정을 드러냈는데, 이는 수많은 아카이브 자료를 통해 발견할 수 있다.

 

 

2009년, 세르펜티 컬렉션의 완성과 진화

 

불가리는 창립 125주년을 맞은 2009년 헤리티지 컬렉션의 ‘스네이크’ 주얼리와 워치를 재해석한 세르펜티 라인을 출시하며 컬렉션을 완성시켰다. 손목과 손가락을 완벽하게 휘감는 불가리 고유의 관능적인 우아함으로 출시 직후부터 세계적인 사랑을 받으며 브랜드 아이콘으로의 위상을 다시 한번 보여주었다. 이후 세르펜티 컬렉션은 다양한 재해석을 통해 세르펜티 투보가스 Serpenti Tubogas, 세르펜티 세두토리 Serpenti Seduttori, 세르펜티 바이퍼 Serpenti Viper 등 완전히 새롭고 경이로운 디자인으로 탄생하며 광대한 스펙트럼을 갖추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대담하고 창의적인 컬렉션으로의 진화를 멈추지 않고 있다.

 

 

<불가리 세르펜티 75주년, 그 끝없는 이야기> 전시

 

불가리는 영원불멸의 상징인 세르펜티의 론칭 75주년을 기념하며 끝없는 영감의 원천인 뱀에 초점을 맞춘 예술 프로젝트 ‘세르펜티 팩토리’를 기획했다. 2023년 2월 마드리드의 티센-보르네미사 Thyssen-Bornemisza 국립 미술관 전시를 시작으로 런던, 상하이, 뉴욕을 거쳐 6월 23일부터 7월 31일까지 서울 국제 갤러리에서 전시회를 개최한다. 서울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다른 도시에서 진행한 ‘세르펜티 팩토리’ 컨셉트에서 한층 진화해 한국의 여성 아티스트들과의 협업은 물론 세계적인 아티스트 니키 드 생팔의 작품 11 점을 함께 선보인다. 이와 함께 불가리의 헤리티지 컬렉션과 하이주얼리 컬렉션을 만나볼 수 있으며, 특별 조성한 디지털 익스피리언스 존에서는 오감을 자극하는 인터랙티브 요소들이 전시회를 찾은 관람객들에게 잊지 못할 경험을 선사한다. 브랜드 헤리티지와 독보적인 장인 정신, 아카이브를 과거와 현재 미래로 연결하며 세르펜티 컬렉션의 타임리스한 매력을 재조명하는 특별한 전시를 찾아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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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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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LGA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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