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향에 대한 선호는 개인의 과거 경험과 이념적 성향, 순간의 감정을 투영해 정체성까지 가닿는다. 평소 향에 예민한 탓에 향수를 잘 뿌리지 않는데, 이솝의 향수만큼은 예외다. 몇 년 전 출시 기념 행사장에서 맡은 뒤 새벽 숲이 떠오르는 향에 반해버린 휠 Hwyl 오드 퍼퓸. 지금까지 세 병이나 썼을 만큼 애정하는 향이다. 10월 6일부터 29일까지 이솝의 프래그런스 라인을 한자리에서 맡아볼 수 있는 ‘존재의 아로마’ 행사가 열렸다. 이솝 가로수길 스토어에 10종의 아로마가 담긴 코쿤 Cocoon을 설치해, 공감각적으로 향을 느껴볼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한 것. 10개의 코쿤 앞을 서성였지만 여전히 나에겐 휠만 한 향이 없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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