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의 무브먼트

천상의 무브먼트

천상의 무브먼트

시간을 예술로 승화시키는 반클리프 아펠의 시계는 단순히 시간을 알려주는 도구를 넘어선다. 자연과 우주의 움직임을 담아낸 이 작품들은 시간을 초월한 우아한 서사를 손목 위에 펼친다.

레이디 데이 앤 나잇 워치의 회전추 배치 작업.

우주를 머금은 듯 반짝이는 어벤추린 원석.

워치 다이얼 조립 과정.

시간을 그저 흐르는 개념이 아닌, 살아 움직이는 예술로 표현할 수 있을까? 반클리프 아펠 Van Cleef&Arpels은 이를 현실로 만들어내는 브랜드다. 이들은 수백 년간 이어온 장인정신을 바탕으로 매 순간을 예술로 승화시킨 시계를 선보인다. 특히 2024 워치스 앤 원더스 시계박람회에서 발표한 새로운 컬렉션은 그들의 장인정신과 창의성이 절정에 다다랐음을 톡톡히 보여줬다. 반클리프 아펠의 시계는 단순히 시간을 알려주는 도구가 아니다. 그 속에는 자연, 우주, 그리고 감성이 함께 어우러져 독특한 경험을 선사한다. 가장 주목할 만한 작품은 ‘포에틱 컴플리케이션 Poetic Complications 컬렉션’이다. 이 시리즈는 시간을 시처럼 표현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시간의 흐름을 단순한 숫자로 표시하는 대신 자연과 우주의 움직임을 재현하는 다이얼을 통해 시계 속에 살아 움직이는 이야기를 담았다. ‘레이디 아펠 데이 앤 나잇 Lady Arpels Jour Nuit’과 ‘레이디 데이 앤 나잇 Lady Jour Nuit’ 워치는 그 대표적인 예로 낮과 밤, 태양과 달이 교차하는 광경을 24시간 동안 재현했다. 마치 태양이 떠오르고, 달이 떠오르며 별이 빛나는 밤을 그대로 시계 속에 담아낸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이는 단순히 시간을 확인하는 것을 넘어, 시계 자체가 하나의 우주처럼 느껴지게 만들었다.

레이디 아펠 데이 앙샹떼의 정교한 디자인.

꽃잎에 에나멜을 입히는 작업.

꽃을 따는 우아한 요정의 실루엣을 담은 레이디 아펠 데이 앙샹떼 워치.

아름다운 꽃잎이 인상적인 레이디 아펠 브리즈 데떼 워치.

활짝 핀 꽃밭에서 춤추고 있는 요정을 묘사한 부통 도르 오토마통.

반클리프 아펠의 기술적 혁신에도 주목해야 한다. 이들은 고전적인 시계 제작 기법을 유지하는 동시에 현대적인 기술을 도입하여 새로운 시계 제작 방식을 끊임없이 탐구한다. 그중 오토마통 무브먼트는 그 예시로, 사용자가 버튼을 누르면 다이얼 속 장면이 마치 살아 있는 듯 움직인다. ‘레이디 아펠 브리즈 데떼 Lady Arpels Brise d’Été’에서는 두 마리의 나비가 시간에 맞춰 날아오르고, 그 후 원래 자리로 돌아가는 정교한 애니메이션을 구현해냈다. 이처럼 반클리프 아펠의 시계는 정밀한 기계식 무브먼트를 통해 예술적인 장면을 연출하는 마법 같은 순간을 선사한다. 또한 어벤추린 글라스를 사용한 시계는 그 자체로 경이로움을 자아낸다. 어벤추린 글라스는 1200°C 이상의 고온에서 만들어지며, 그 결과 짙은 블루 컬러와 함께 밤하늘에 떠 있는 듯한 반짝임을 구현해낸다. 이를 다이얼에 사용하면, 별이 빛나는 하늘을 그대로 손목 위에 얹은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이 과정을 통해 완성된 다이얼은 수백 시간이 넘는 정밀한 작업의 산물이자, 그 자체로 독창적인 예술 작품이다. 반클리프 아펠이 자랑하는 또 다른 기술은 에나멜링이다. 전통적인 에나멜 기법은 물론 파소네 에나멜, 에나멜 내부 세팅 같은 혁신적인 에나멜링 기법을 통해 시계의 다이얼에 생동감을 더한다. 이 기법은 매 순간 빛의 각도에 따라 변하는 시각적 효과를 만들어내며 시계 속에 담긴 이야기를 더욱 생생하게 표현해준다. 결국 반클리프 아펠의 시계는 단순히 시간을 기록하는 도구가 아니라 시간 속에 담긴 서정적이고 감성적인 순간을 형상화한 예술 작품인 셈. 그들의 시계는 전통과 혁신을 결합한 결과물로 수백 년 동안 이어온 장인정신과 현대적인 기술이 절묘하게 결합하여 탄생한 걸작이라 할 수 있다. 이번에 선보인 포에틱 컴플리케이션 컬렉션은 그들의 정수를 제대로 보여주는 작품들로, 우리가 일상 속에서 놓치기 쉬운 시간의 아름다움을 새롭게 일깨워준다. 반클리프 아펠의 시계는 시간의 흐름을 뛰어넘어 우리에게 잊을 수 없는 순간을 가져다준다.

112개 잎이 겹치고 얽혀 입체적인 풍성함이 살아나는 아파리시옹 데베 오토마통.

돔의 배젤 배치 작업 과정.

로즈 골드 가지에 장착된 레드 스피넬 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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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rvest

Harvest

Harvest

여름 햇살이 빚어낸 풍성한 아름다움, 가을의 수확물과 그 사이에 자리 잡은 하이주얼리.

아쿠야 진주 네크리스 중앙에 두 개의 날렵한 뿔이 대칭으로 장식된 타사키 데인저 호른 네크리스.

화이트 골드 소재의 미니어처 벨트 위 다이아몬드가 세팅된 에르메스 에트리비에르 컬렉션 이어링. 포크는 아뜰라주 컬렉션 디너 나이프로 에르메스 제품.

진주를 관통한 날렵한 송곳니 모양의 팡이 마주보는 링은 타사키 데인저 팡 링. 장미 줄기를 매혹적으로 형상화한 디올 파인주얼리 브아 드 로즈 브레이슬릿. 볼록 올라온 가시 부분까지 다이아몬드를 섬세하게 세팅했다

자개, 오닉스, 다이아몬드가 세팅된 천체 모양의 러키 참들이 신비로운 분위기를 더하는 디올 파인주얼리 로즈 셀레스트 브레이슬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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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그래퍼

임태준

Writer

오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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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메스의 시간

에르메스의 시간

에르메스의 시간

20세기 초부터 축적한 에르메스의 뛰어난 가죽 공예 기술은 정교하고 독창적인 시계 제작으로 이어졌다.
스위스 비엔에 위치한 워치 공방, 라 몽트르 에르메스에서 시간을 초월한 우아함이 시작된다.

에르메스의 모든 시계 컬렉션은 라 몽트르 에르메스 공방에서 장인들의 손길에 의해 완성된다.

시계의 바텀 프레이트를 수작업으로 연마하는 과정.

에르메스의 시계는 시간을 알려주는 도구 그 이상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 에르메스의 시계는 1837년 설립된 이래 에르메스가 지켜온 장인정신과 품질에 대한 끝없는 추구의 결정체라고 할 수 있다. 말 안장 같은 마구 제품으로 시작한 에르메스는 20세기 초부터 가죽 공예 기술을 벨트, 가방, 의류 등으로 확장하면서 진정한 럭셔리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그중 에르메스 시계의 역사는 1920년대에 시곗줄을 제작하면서부터다. 1928년 파리 포브르 생토노레 24번가 부티크에서 첫 번째 시계를 공개하면서 본격적인 시계 제조의 장을 열었다. 처음으로 공개된 이 시계는 명성이 높은 스위스 시계 브랜드들과의 협업으로 탄생했다. 그 이후로 1978년 에르메스는 스위스 비엔 Bienne에 독자적인 시계 공방 라 몽트르 에르메스 Ateliers de La Montre Hermès를 설립하며 그들만의 독창적인 시계 제작에 돌입했다. 이 공방은 섬세한 수작업 기술과 정밀함에 대한 에르메스의 열정을 담아내며 2003년부터는 스위스 플러리에의 보셰 매뉴팩처 플러리에 Vaucher Manufacture Fleurier와 손잡고 하이엔드 기계식 시계 컬렉션을 제조하기 시작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2006년에는 본사 내에 가죽 시계 스트랩 공방을 마련해 최고급 가죽을 활용한 시곗줄도 직접 제작하고 있다. 시곗줄은 에르메스 특유의 ‘안장 바느질’ 기법으로 완성되어 우아하면서도 견고한 시계의 품격을 더한다. 더 나아가 케이스와 다이얼 제조사를 인수하면서 시계 제작에 필요한 주요 부품인 무브먼트부터 케이스, 다이얼, 스트랩까지 직접 생산하여 명실상부한 고급 시계 제조사로서 입지를 굳혔다.

비엔에 위치한 시계 공방 ‘라 몽트르 에르메스’의 외관. 

고유의 기술과 정밀한 디테일로 기대를 뛰어넘는 완성도를 보여준다.

라 몽트르 에르메스에서 만들어지는 시계는 단순한 액세서리가 아닌 시간의 흐름을 예술로 승화시킨 하나의 작품이라 볼 수 있다. 이곳에서 최근 제작되어 워치스앤원더스를 통해 첫선을 보인 새로운 시계, ‘아쏘 코러스 스텔라룸 Arceau Chorus Stellarum’은 클래식한 디자인에 예술적 감성을 더해 에르메스의 창의성과 전문성을 유감 없이 보여주는 작품이다. 앙리 도리니가 디자인한 아쏘 시계는 라운드 케이스 안에 등자 모양의 비대칭 러그를 장착해 독특한 외관을 자랑하며, 일본 일러스트레이터 다이스케 노무라의 실크 스카프에서 영감을 받은 환상적이고 미래적인 세계를 담고 있다. 특히 인그레이빙, 미니어처 페인팅, 그리고 모바일 옐로 골드 아플리케 기법으로 구현된 해골 기수는 9시 방향의 푸셔를 누르면 황금 별자리 주변을 춤추듯 움직이며, 고딕 양식의 독특한 매력을 감상할 수 있다. 매트 어비스 블루와 펄 그레이 악어 가죽 스트랩으로 생동감을 더하며 각각 6개 한정판으로 출시되었다. 라 몽트르 에르메스에서 탄생한 아쏘 코러스 스텔라룸은 에르메스의 장인정신과 창의성이 빚어낸, 시간을 예술로 승화시킨 또 하나의 걸작이다.

하이 워치메이킹과 승마 미학이 조화를 이루는 ‘아쏘 뒥 아뜰레 Arceau Duc Attel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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