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종>의 제안에 기꺼이 손 내밀어준 열 명의 작가들. 짧은 제작 일정과 지난한 여건에도 환경과 디자인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업사이클링의 가능성을 증명한 그들을 소개한다.
양영완
최근 작품 활동의 최대 관심사는‘재사용 reuse’과 ‘업사이클 upcycle’이다. 때문에 산업화의 그늘에서 대량생산되어 한번 사용하고 버려지는 플라스틱 제품들을 재구성하여 재탄생시키는 작업이 주를 이룬다. 디자인을 앞세운 무절제한 생산보다는 감소와 조절이 중요하다는 일종의 반성과 경각심에서 출발한 일련의 작업 결과물을 ‘어뉴 디자인 anewdesign’이라는 주제로 2013년 광주 디자인 비엔날레를 통해 발표했다.
오제훈
나뭇조각들을 잘게 쪼개고 다시 결합하여 하나 혹은 여러 개의 이미지를 만든다. 간혹 드로잉과 접목해 새로운 아트워크를 완성하기도 한다. 그녀는 실제 사물이 아닌 실제 같은 사물에 집중한다. 그녀가 즐겨 사용하는 나무 패턴 바닥재가 이를 대변한다. 실제 나무가 아니지만 오히려 더 친숙한 나무 패턴 바닥재로 진짜가 아닌 것을 알면서도 일상적으로 받아들이는 바쁜 현대인들의 혼돈을 표현한다. 현재는 ‘변형된기억’이란 주제로 설치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김정섭
하나의 완전체가 되기까지 각각의 세포들이 결합하는 과정을 표현한 ‘버블’은 그를 세상에 널리 알린 작품이자 그의 주된 작업 방식을 반영한다. 최근에는 이머전스시리즈 emergence series를 발표했는데 이 역시 어떠한 형상이 만들어지기까지 우연히 생성된 효과를 이야기한 것. 앞으로 이 맥락에서 작가로서의 아이덴티티를 정립해 나가고자한다.
황형신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소재에 디자인과 기능을 부여해 새로운 오브제를 완성하는 작업을 즐긴다. 특히 꾸준히 선보이고 있는 레이어드 시리즈는 소재로 설명되는 작은 요소들이 모여 하나의 형상을 이뤄 나가는 방식에 초점을 둔 작업. 가구를 만들 때 생기는 자투리 나뭇조각, 건물을 허물 때 생기는 폐자재들을 모아 의자나 조명등을 만들기도 했다. 사용하는 소재의 영역이 점점 넓어지고 있는데 최근에는 플라스틱 소재의 골판지를 동일한 크기로 절단하고 층층이 쌓아 스툴, 의자 등 다양한 가구를 만들었다.
비믹스
윤순우, 김승욱, 김태은 3명의 작가가 한 팀을 이룬 디자인 그룹으로 일상에서 만나는 다양한 사물에 이성보다 감성을 채운 디자인이 특징. 지금까지 나무, 콘크리트, 종이 등을 활용해 아로마 팩토리, 퓨어몰드 등 실용적이면서 유용한 제품을 만들며 그들만의 디자인 세계를 구축해왔다. 앞으로 디자인 영역에 구애 받지 않고 가죽, 세라믹 등 좀더 다양한 재료에 도전해 새로운 이야기를 전개하려고 한다.
김은학
디자인을 모든 사람들과 대화하는 수단으로 여긴다. 기존에 있던 사물의 일부분을 차용해 쌓거나 연결해 새로운 형상을 만드는 미완 시리즈, 눈으로 쉽게 읽을 수 있는 쉬운 디자인, 숲 속에 사는 마녀가 사용할 법한 생활용품을 디자인하는 마녀의 소장품 등 꾸준히 그만의 디자인 카테고리를 만들어가고 있다. 현재 국내 장인들과의 협업을 통한 새로운 작품을 구상 중에 있다.
김채영
김채영은 디지털 그래픽을 실용적으로 개발해 일상적 사물과 결합한 후 공간에 적용하는 시도를 끊임없이 하고 있다. 디지털과 아날로그, 실재와 허상, 전통과 현대의 경계에서 생성된 아이디어와 조형의 근원적인 요소를 결합해 디지털 테크닉을 이용하여 생활 속에 미학으로 풀어가는 것이 그녀의 주된 작업이다. ‘CH 텍스타일 컬렉션’은 그녀의 대표적인 디자인 언어 중 하나다.
최정유
손에 익은 재료로 요리하듯 습관적인 작업을 통해 그녀만의 디자인 언어를 표현한다. 전통 소재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오브제, 일상에 쓰임새가 있는 오브제 등 다양한 컨셉트의 결과물을 만들어내고 있다. 모두 단순하고 명료한 형태를 지니지만 컬러, 질감 등 재료의 특성을 고스란히 살려 작가의 의도를 전달한다. 펜두카 아트 디렉터로 공정무역 디자인과 관련해 네팔, 나미비아의 생산자들과 수공예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노경택
나무로 가구를 만든다. 작품의 컨셉트나 기능적인 필요에 따라 세라믹, 알루미늄 등 다른 소재와의 접목도 서슴지 않는다. 현재 ‘껍데기’를 주제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세상을 살면서 사람들이 새로운 누군가를 만날 때마다 새로운 껍데기를 만들기 때문에 원래 가지고 있던 자아가 하나씩 쌓여가고 있다는 것에 주목, 연구해볼 생각이다. 지금까지 선보인 고치, 알집 형태의 셸 shell 시리즈와도 깊은 관련이 있다.
원다연
일상에서 접하는 다양한 경험을 반영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가 담긴 가구를 만든다. 주로 원목을 바탕으로 세라믹, 종이 등 자연의 힘이 느껴지는 소재를 사용해 온기와 숨결이 느껴지는 작업을 이어가는데 현재는 메모리넷 memorinet시리즈로 각종 전시와 페어등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작가의 어린 시절 추억이 담긴 장난감, 보석 등의 오브제를 가구에 담아내는 프로젝트로 앞으로 그녀가 그려갈 작업 방향을 예측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