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에드워드 반 블리에의 스시 컬렉션을 둔 거울 방. 2 야외에 디스플레이한 섀도위 체어. 3 소규모로 진행된 성악 공연을 관람 중인 모로소 아시아 팀과 VIP 고객들.
4 로베르토 모로소와 딸 이카트리나. 5 방문객을 위해 준비된 다양한 색깔의 슈퍼내추럴 체어. 6 이국적인 리조트를 떠올리게 하는 아웃도어 그네.
INTERVIEW
로베르토 모로소를 만나다
파트리치아 모로소 Patrizia Moroso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서 앞으로 나아갈 길을 만들어가는 사람이라면 부사장인 로베르토 모로소는 후방 지원부대처럼 그 뒤를 서포트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아시아 팀 미팅을 위해 서울 쇼룸을 찾은 그와 인터뷰를 나눴다. 영어가 서툰 그를 위해 딸이 통역을 해주며 화기애애하게 진행된 인터뷰다.이번 행사 아시아 팀 미팅은 어떤 행사인가? 모로소는 매년 아시아 팀 미팅이라는 이름으로 우리의 마케팅 본부가 있는 싱가포르에서 행사를 진행해왔다. 작년에 서울 단독 쇼룸이 오픈한 것을 기념해 올해는 특별히 한국에서 행사를 진행하게 됐다. 우리는 아시아에 대단한 잠재력이 있다고 믿고 있고, 실제로 그 잠재력에 대한 긍정적인 결과를 직접 보고 느끼고 있다. 이번 팀 미팅을 통해 아시아의 다양한 문화권에서 모로소의 DNA를 더 잘 이해하고 싶다.
가족 경영의 장점이 있다면? 가장 큰 장점은 1952년에 설립된 이래 모로소 가족이 관리를 하기 때문에 제품의 품질이 창립 때와 비교해봤을 때 변함없이 훌륭하다는 것이다. 나의 누나이자 아트 디렉터인 파트리치아 모로소와 내가 경영에 합류하게 되면서 디자이너 브랜드의 성격을 강화했다.
부사장으로서 어떤 일을 하는지 궁금하다. 모든 부분에 관여한다고 보면 될 것 같다. 특히 시제품 개발과 품질에 대해 특별히 관리하고 있다. 모로소 1세대인 아버지께서 아직도 CEO로서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아버지는 86세, 어머니는 82세지만 매일 공장에 출근해서 품질 관리부터 전체적인 사항을 함께 의논한다. 모든 제품 보증서에는 아버지의 사인이 수기로 쓰여 있을 만큼 아직까지도 브랜드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시다. 아버지가 경영권을 갖고 있기 때문에 파트리치아와 나는 주로 디자인과 이를 실현시킬 방법에 대해 이야기한다.
첫 단독 쇼룸을 상하이나 도쿄가 아닌 서울로 선택한 이유가 궁금하다. 서울은 다른 아시아 국가에 없는 이야기가 담겨 있는 도시 같았다. 지금도 성장하고 있는 도시이고 서울의 잠재력과 모로소가 만나 더 큰 시너지 효과를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파트리치아와 서로 역할을 바꾸고 싶은 적은 없었나? 사람들이 내가 하는 일은 지루하고 파트리치아의 역할이 좀 더 흥미롭다고 말한다. (웃음) 그렇지만 우리는 분업을 하고 있다. 그녀는 아트 디렉터로서 주관이 굉장히 확고하고, 디자이너들과 협업하거나 일을 할 때 본인의 직관과 느낌을 따르는 편이다. 이것이 초창기 1세대 모로소와 다른 점이고 현재의 모로소를 이끄는 원동력이라고 생각한다. 이를 경영적인 면에서 지원하는 것이 나의 역할이다.
모로소도 그렇고 이탈리아 대부분의 가구 브랜드가 우디네 지역에서 시작됐다. 어떤 곳인가? 우디네는 아주 작은 도시다. 지리적으로는 유럽의 한가운데 위치하고 역사적으로 다른 나라와 교류가 많았던 지역이다. 이탈리아에는 모로소를 제외하고도 의자를 생산하는 수많은 브랜드가 있는데 대부분이 우디네에서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지금은 쇠퇴했고 인구도 적지만 모로소가 시작된 곳이고 그 역사적 의미와 가족의 일대기가 그대로 남아 있는 도시이기 때문에 의미가 크다.
스트레스 해소는 어떻게 하는지, 여전히 축구를 즐기나? 지금은 이탈리아 여자 축구단을 운영하고 있다. 축구가 취미이긴 하지만 현재 운영하고 있는 축구단은 단순히 취미라고 하기에는 어렵다. 지역 공동체에 기업의 오너로서 노블리스 오블리주를 실천한다는 생각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탈리아 여자 축구 리그에서 1위를 거두기도 했고 그들과 함께하는 과정 자체가 즐겁고 행복한 시간이다.
한국 시장에 대한 앞으로의 계획은? 모로소는 남다른 독창성을 지니고 있다. 아직 다른 이탈리아 가구 브랜드에 비해서 모로소가 한국에 잘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모로소의 독창적인 디자인을 한국 소비자들에게 알리는 것이 우리의 목표다. 한국의 훌륭한 스태프들과 계속해서 수준 높은 가구 시장을 만들어나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