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벽지 브랜드 엘리티스의 라피아&마다가스카르 컬렉션 벽지. 2 파리 생토노레 거리에 있는 이솝 매장. 3 거대한 암석을 잘라낸 듯한 자노타의 페니체 Fecice 테이블. 4 포르마판타스마 formafantasma 스튜디오의 화산석 소재 시계.
대지의 힘
한때 인간은 자연을 정복의 대상으로 여겼고, 그에 대한 대가를 치르며 경외심을 갖기도 했지만 ‘대지의 힘’에서는 자연과 인간을 구분 짓지 않고 인간을 환경 전체의 일부로 인식한다. ‘파푸아뉴기니 섬 체험’이라는 프로그램도 있듯 자연을 적극적으로 즐기려고 하지만 인간을 압도하는 자연환경에서 살아남으려는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 철, 돌, 흙 등을 과감하게 노출한 공간 인테리어, 어두운 감성의 꽃무늬나 나뭇잎 무늬 등이 눈에 띄는 이유도 자연을 우리 삶 속에 적극적으로 끌어들이려는 노력 때문이다. 하지만 기존의 야생적이고 내추럴한 자연의 모습보다는 미니멀리즘이 가미된 세련된 형태의 디자인이 앞으로 더욱 인기를 얻을 것이다.
1 폴 스미스와 구프람의 협업 선인장 오브제. 2 이국적인 크레올풍을 대표하는 까린의 이미지.
이국적인 크레올풍
크레올 Creole은 불어로 식민지를 뜻하는데 보통 유럽과 아프리카, 인디언 문화가 혼재돼 만들어내는 독특한 문화 융합을 일컫는다.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지나간 뉴올리언스에 새로운 인구가 모여들면서 기존의 미국 스타일과 캐리비안 문화가 만나 ‘이국적인 크레올풍’이 탄생했다. 특히 신흥 부자 세력이 이곳에 몰려들면서 럭셔리한 디자인과 토착민의 흥겨운 축제풍의 라이프스타일이 만나 자극적인 컬러와 팬시한 디자인, 그래픽디자인과 멤피스 스타일이 혼재된 독특한 문화가 생겨난 것. 유머러스하지만 키치하다기보다는 고급스러운 요소와 실용성도 겸비한 크레올풍 디자인은 시각적으로도 즐거움을 선사하고 마음을 풍요롭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삶에 활력을 더하고 즐거움을 자극할 수 있는 경쾌한 컬러의 아이템들이 일상을 달뜨게 만들 듯.
1 구름 같은 형상의 보치 Bocci 조명. 2 몽환적인 느낌의 글라스 이탈리아 테이블. 3 젤리 같은 제프 짐머만 Jeff Zimmerman의 꽃병.
현대적 탐구
시간이 흐를수록 디테일에 대한 가치와 제품 하나하나에 쏟아 부은 정성과 노력이 인정받고 있다. 대량생산품보다 수작업으로 소량 생산한 제품을 찾는 이들이 점점 많아지는 것도 같은 이유일 것이다. 장인이 만든 섬세한 흰색 셔츠 한 벌을 떠올렸을 때 느껴지는 완벽함이 ‘현대적 탐구’ 테마의 이미지다. 세밀하고 섬세하며, 자세히 봐야만 그 진가를 알 수 있는 디자인이 핵심이다. CD의 뒷면처럼 반짝거리는 광택 있는 디자인이나 젤리처럼 말랑말랑할 것 같은 디자인, 직선보다는 곡선을 강조한 형태가 주를 이뤘다. 자신이 발견한 가치 있는 것을 공유하려 하기보다는 나 혼자 아는 이야기처럼 간직하려는 심리가 연약한 소재와 희뿌연 파스텔 컬러에 반영됐다. 크레올풍과는 다르게 신비롭고 몽환적인 분위기가 특색이다.
1 과육 같은 디자인의 버블 소파 Bubble Sofa. 2 부드러운 파스텔 컬러의 꽃병. 3 디자이너 로 에지스의 슈거 스툴 Sugar Stool.
카르페 디엠
‘이 순간을 즐겨라’를 뜻하는 카르페 디엠은 모든 것을 내려놓고 편안하게 즐기자는 테마로, 이는 인류 수명 변화에 영향을 받았다. 100세 시대를 맞이한 젊은 노인층인 60~70세의 인구가 ‘행복한 노년층’으로 소비를 즐기고 인생을 만끽한다는 것. 이들은 여행과 식도락을 즐기고 세계 곳곳을 탐색하는 새로운 신흥 구매층이다. 제2의 인생 황금기를 맞이한 젊은 노년층을 위한 부드러운 디자인과 과일 스무디 같은 따뜻한 컬러, 플라워 패턴 등이 눈길을 끌었으며 과육처럼 쪼개진 귀여운 디자인, 심플한 형태지만 포근한 컬러, 꽃잎 모티프나 흩뿌려진 꽃잎 모양 등 여유로움을 선사하는 디자인이 눈에 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