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부터 만나는 디자이너는 세계적인 브랜드와 협업해 우리의 디자인을 세계에 알리는 데 앞장서고 있다. 한국의 전통을 무기로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은 디자인계의 한류 스타를 만났다.
에르메스와의 협업은 어떻게 진행된 건가요? 어떤 작업을 함께 했나요? 파리 장식미술관에서 진행되었던 <코리아 나우!> 전시 이후 에르메스의 홈 오브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플로랑스 라파쥐로부터 협업을 제안 받았어요. 이번 작업은 한국의 전통 이불을 재해석한 컬렉션입니다. 이불의 추상적인 구성을 통해 각기 속담을 연상시킵니다. 작업을 통해 구두로 전래된 문화와 장인들의 기술을 연결하는 다리를 놓고자 했어요. 이러한 협업은 3년 전부터 통영에서 만난 훌륭한 누비 장인들과 해왔는데 퀼트의 일종인 누비로 프로젝트를 진행했어요. 뭔가를 기원하는 의미를 담은 조각 프로젝트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이번 작품은 과거 선보였던 이불 프로젝트 작품과는 차이가 있어요. 이불 프로젝트에서는 한국 비단을 사용했고 에르메스와 협업할 때는 인도 자수나 가죽 등 다양한 재료가 열려 있었어요. 지금까지 제가 해온 예술 작업과 똑같은 것을 하고 싶지는 않았던 겁니다. 그러던 중 에르메스가 어두운 색조로 염색된 캐시미어 샘플을 보여줬을 때 한눈에 마음에 들었어요.
한국의 속담으로 지은 작품의 이름이 흥미로워요. 이런 내용이 외국인들에게도 제대로 전해지나요? 그럼요. 속담은 어느 나라에도 있어왔고 설명만 하면 충분히 알아듣습니다! 호랑이가 담배 피우던 시절=옛날 옛적에, 사마귀가 수레바퀴를 막다=과도한 용기, 변방 늙은이의 말=불운이 행운을 불러올 수 있다는 내용이에요. 에르메스와의 협업을 위해 중국에 기원을 두면서 동물과 관련 있는 한국 속담을 선택했어요. 단 담배를 피우는 호랑이는 제가 알기로 한국에만 있어요. 상징적인 형태에 따라 바느질을 바꾸는 재미가 있었는데, 아무리 훌륭한 기술을 가진 통영의 장인이라도 매우 어려운 작업이었습니다.
작업을 할 때 지키고자 하는 가치는 무엇인가요? 언제나 유머를 중시합니다. 유머는 저항의 수단이지요.
앞으로의 활동 계획이나 전시 계획이 궁금합니다. 파리에 있는 갤러리 주스 앙트르프리즈 á la Galerie Jousse Entreprise에서 10월 19일 열리는 개인전을 준비하고 있고, 광주 아시아문화센터에서 10월 27일 시작하는 그룹전도 있습니다. 광주 전시는 김성원 큐레이터가 마르세유 소재의 유럽과 지중해 문명 박물관 MUCEM, Musée des civilisations de l’Europe et de la Méditerranée이 소장하고 있는 작품을 작업한 작가들을 초청한 것입니다. 현재 광주리를 이용해 새로운 작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