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 사무 가구를 제작하는 미국의 가구 브랜드 놀은 모던 디자인을 추구한다. 더 정확히 말해, 시대가 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 스스로 묻고 대답한다.
바우하우스가 나치의 탄압으로 문을 닫자 그 중심 인물들은 동독과 서독으로 뿔뿔이 흩어졌고, 바우하우스의 마지막 교장이었던 미스 반 데어 로에 Mies van der Rohe는 미국으로 떠났다. 그리고 그는 시카고 일리노이 공과대학교의 교수가 되어 플로렌스 슈스트 놀 Florence Schust Knoll을 제자로 만난다. 그 인연을 시작으로 두 사람은 훗날 바르셀로나 의자 등 20세기 명작으로 손꼽히는 많은 가구를 만들게 된다. 플로렌스의 남편인 한스 놀 Hans Knoll은 독일의 가구 제작자였다. 1938년, 뉴욕에 가구 회사 놀 Knoll을 설립하고 미국으로 건너온 덴마크 가구 디자이너인 젠스 리솜 Jens Risom과 함께 가구를 생산하며 회사의 이름을 알렸다.
한스가 41세의 젊은 나이에 교통 사고로 세상을 떠나자 플로렌스가 놀을 이끌게 되었다. 에로 사리넨 Eero Saarinen, 발터 그로피우스 Walter Gropius, 마르셀 브로이어 Marcel Breuer 수하에서 공부했던 그녀는 놀을 모던 디자인 브랜드로 성장시켰다. 놀을 대표하는 아이템인 바르셀로나 의자는 미스 반 데어 로에가 1929년에 열린 바르셀로나 국제 박람회 독일관을 위해 디자인한 것으로 1947년부터 놀에서 생산하고 있다. 그 외에도 1927년에 디자인한 MR 의자 컬렉션 등이 미스 반 데어 로에의 디자인 판권을 인정받아 정식으로 제작되고 있다. 또 마르셀 브로이어가 1925년에 디자인한 바실리 Wassily 의자와 1928년에 선보인
체스카 Cesca 의자도 마찬가지다. 놀은 바우하우스 시대의 가구를 통해 모더니즘의 정신을 미국에서 이어나갔다. 핀란드 출생의 미국 건축가인 에로 사리넨이 1948년에 디자인한 움 Womb 의자도 유명하다. “의자가 베개로 가득 찬 바구니 같았으면 좋겠다”는 플로렌스 놀의 이야기를 듣고 만든 이 의자는 엄마의 품 처럼 편안하고 안락한 착석감을 자랑한다. 1987년에 선보인 에로 사리넨의 대표작 튤립 Tulip 의자는 테이블과 의자 밑의 복잡한 다리를 간결하고 아름답게 바꾸기 위해 고안한 것이다. 파이버글라스 셸과 알루미늄 지지대로 구성된 이 의자는 놀의 디자인 팀과 함께 기술을 연구한 끝에 완성되었다.
그렇다고 놀은 1, 2세대 모더니즘 디자이너들이 보여준 것만을 반복하지는 않는다. 해체주의 건축의 거장인 프랭크 게리 Frank Gehry, 네덜란드 건축가 렘 콜하스 Rem Koolhaas, 탄자니아 출신의 영국 건축가 데이비드 아자예 David Adjaye 등 실력을 인정받은 건축가, 디자이너와 함께 새로운 디자인을 제시하고 있다. 놀은 사람과 공간, 환경에 대한 본질적인 이해와 혁신적인 사고를 바탕으로 시대의 흐름에 따라 그에 맞는 상징적인 가구를 선보이기 위해 노력한다. 또 미래에 대한 확실한 비전을 갖고 전통과 혁신을 조화시키며 발전하고 있다. 영감, 진보를 바탕으로 혁신과 모던 디자인을 보여주는 그들은 ‘좋은 디자인은 좋은 비즈니스를 이끌어낸다 Good design is Good business’는 철학으로 상상력이 넘치는 공간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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