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띄는 화려함보다 기능성과 심미성을 중시하고, 자신들만의 감각과 위트를 통해 고전미를 담아내는 노만 코펜하겐은 ‘오늘날의 디자인’을 가장 잘 보여주는 현대적인 브랜드다.
노만 코펜하겐 Normann Copenhagen은 1999년, 얀 안데르센 Jan Andersen과 폴 마센 Poul Madsen에 의해 설립된 덴마크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다. 2002년 세상에 첫선을 보인 제품인 ‘놈 69’ 조명을 통해 단숨에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으며, 이어 출시된 제품에서 보여지는 단순하고 직관적인 디자인과 자유로운 소재와 색채 활용 방식이 인기를 끌면서 세계적인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대열에 합류했다. 유연한 구조물을 연속적으로 이어 만든 조명 ‘놈 69’는 클래식하면서도 입체적인 셰이프와 소재의 가벼움, 직접 조립하는 재미도 느낄 수 있는 제품이다. 이는 브랜드의 정체성을 가장 잘 표현하는 동시에 노만 코펜하겐의 성공에 발판이 됐다. 사실 이 제품은 1969년 건축가 시몬 카를코프 Simon Karlkov가 디자인했지만, 오랜 시간 다락방에 갇혀 빛을 보지 못했다. 우연히 그의 창고를 방문한 얀 안데르센과 폴 마센에 의해 상품화되어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조명으로 거듭났다. 조명과 소품 중심으로 브랜드를 강화하던 노만 코펜하겐은 2009년부터 본격적으로 가구 컬렉션을 선보였다. 대표 디자이너인 시몬 레갈 Simon Legald의 ‘폼 컬렉션’과 한스 호네만 Hans Hornemann의 ‘에이스 시리즈’를 메인으로 내세웠으며 뒤를 잇는 ‘슬라이스’, ‘에라’ 시리즈의 가구 모두 소규모 공간에 적합한 간결하고 미니멀한 디자인이 특징이다. 최근에는 일상에서 누리는 디자인의 격을 높여주는 문구 라인 ‘데일리 픽션’ 제품을 강화하고 있다. 가벼운 종이에 마블, 테라조 같은 원석 패턴을 적용하거나 번쩍이는 금빛 가위를 디자인하는 등 브랜드 특유의 소재 변화를 통한 위트는 문구 제품에도 그대로 드러난다.
동시대적인 트렌드와 전통 생활 양식을 접목한 브랜드 고유의 접점을 찾고자 다양한 국적의 폭넓은 연령대 디자이너들과의 협업에도 적극적이다. 노만 코펜하겐은 매일 새로운 디자인 제안을 받아들이고 이를 발 빠르게 반영한 트렌디한 소재와 패턴, 컬러의 제품을 출시한다. 이러한 추진력이야말로 치열한 디자인업계에서 이들이 성공할 수 있는 승부수가 분명하다. 불필요한 디테일은 숨기고 기능성과 심플함은 추구하면서 실용적인 부분을 강조해 정직하게 표현한다. 또 장인정신과 산업 기술이 조화롭게 맞물리는 작업 방식은 국경과 시대를 초월하고, 평범함과 비범함을 넘나든다. 이들의 조용하지만 힘 있는 행보는 현대의 리빙 브랜드에 새로운 챕터를 만들며 새 역사를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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