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적인 과정에 있어 가장 중요한 단계는 ‘올바른 재료를 선택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스페인 조명, 가구 브랜드 산타앤콜은 좋은 소재를 두는 것만으로도 일상생활에서 아름다움을 구현할 수 있다고 믿는다.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많은 물건이 필요하지 않다. 효과적인 것 하나가 더 중요하다.
스페인 조명, 가구 브랜드 산타앤콜 Santa&Cole은 규모가 작고 독립적인 회사지만 국제적으로 품질을 인정받을 만큼 내실이 단단하다. 여러 브랜드를 인수하며 회사 규모를 늘리지도 않았고, 유명 가구 브랜드처럼 자체 공장을 보유하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세계 시장에서 이름을 알릴 수 있었을까. 비밀은 브랜드의 확고한 신념과 그에 따른 방향 설정에 있다. 산타앤콜은 스스로를 ‘편집 Editing’ 회사라고 말한다. 자신들이 하는 일을 마치 출판사에서 책을 만드는 과정에 비유하는 것이다. 저명한 저자가 쓴 원고를 앞세우고 출판사는 한발 물러나 있듯이, 산타앤콜은 당대 최고의 디자이너와 협력해 좋은 품질의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에 집중한다. 제작에 필요한 모든 것은 스페인의 주요 산업체뿐만 아니라 세계 전역에 걸쳐 있는 공급업체의 네트워크를 통해 아웃소싱으로 생산하고 있으며, 스페인의 장인들과 협력해 뛰어난 품질의 제품을 완성해낸다.
산타앤콜의 연구소에서는 프로토타입과 사용자 테스트를 진행하는데, 특히 조명의 경우 다양한 국제 표준에 맞추기 위해 빛의 색조, 안전성 등 다양한 실험을 하고 제품을 포장한다. 이렇게 하면 회사가 특정 기계를 보유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각 제품에 맞는 최상의 재료와 공정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고, 특수한 프로젝트의 요구 사항에도 융통성 있게 대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러한 관점을 적용한 사람은 산타앤콜의 공동 창립자인 니나 마소 Nina Maso다. 인테리어 디자이너였던 그녀는 산타앤콜의 카탈로그 제작을 담당하며 브랜드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구축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그녀는 어떤 종류의 제품이 카탈로그에 들어가야 하는지 살펴본 후 디자이너를 선정했다. 산타앤콜에게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제품’이기 때문이다. 출간된 책이 지적재산권으로 보호 받는 것처럼 건축가, 디자이너들이 고안한 디자인 역시 잘 지켜지기를 바라고 또 강조했다.
디자이너이자 공동 창립자인 가브리엘 오르데이그 콜 Gabriel Ordeig Cole은 본래 바르셀로나에서 콘서트를 위한 설계 디자인을 했다. 우연치 않은 기회로 스페인의 유명 디자이너인 카를레스 리아르트 Carles Riart와 일하게 되었고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인테리어를 위한 조명, 가구를 디자인하기 시작한다. 1982년부터는 니나와 함께 일했다. 그러던 중 능력 있는 경영자이자 대학교수였던 하비에르 니에토 산타 Javier Nieto Santa의 집을 위한 디자인을 하면서 셋이 교류하던 중 당시 스페인에서는 흔치 않았던 새로운 컨셉트의 디자인 회사를 만들기로 하고 마침내 1985년, 세 사람이 함께 산타앤콜을 설립했다. 그들은 아름답게 디자인된 제품을 통해 사용자들에게 작은 감동을 주는 것을 목표로, 시대의 유행을 타지 않는 조명을 고안했다. 가브리엘은 1994년 40살의 젊은 나이로 타계할 때까지 산타앤콜을 위해 디자인했다. 그는 특히 나무 스탠드에 갓을 씌운 심플한 디자인을 좋아했으며 빛의 반사와 그림자, 색감에 대한 표현을 즐겼다.
산타앤콜은 최상의 사용 경험을 느낄 수 있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 일상생활을 세심하게 관찰한다. 매 시즌 제품의 가짓수를 늘려가기보다 품질에 중점을 두어 하나를 만들더라도 제대로 완성하고자 하며 조명을 중심으로 실내 가구, 아웃도어 가구, 가드닝 등으로 그 범위를 조금씩 넓혀가고있다. 주거, 상업 공간, 공공장소 등 어느 곳에 놓아도 어우러지는 산타앤콜의 제품은 사물이 환경과 조화를 이룰 때 가장 아름다운 장면을 목격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