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쇼룸과 온라인숍이 없어도 SNS만으로도 충분히 사람들과 교류하며 판매가 이루어진다. 손보람 씨는 유럽 빈티지 조명과 소품을 직접 셀렉트하고 바잉해 인스타그램을 통해 사람들과 소통한다.
언젠가 유럽으로 여행을 떠났던 손보람 씨는 지금의 빈티지 컬렉터 겸 바이어가 되기까지 그 당시 머물렀던 환경에서의 영향이 컸다고 했다. 감각적인 스타일의 에어비엔비와 유럽의 오래된 건물과 집, 사람, 풍경, 거리를 통해 영감을 듬뿍 얻은 그녀는 한국으로 돌아와 하던 일을 그만두고 유럽 빈티지 조명과 포스터 등의 소품을 직접 셀렉트하고 바잉해 인스타그램을 통해 판매하기 시작했다. 그 당시 가장 먼저 쇼룸을 대신할 작업실이 필요했다. “처음 갖는 작업실이라서 지금까지의 꿈을 현실화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었어요.” 12평가량의 작은 스튜디오지만 상품을 촬영하는 스튜디오와 작업실로 공간을 나눠 직접 페인트칠을 하고 바닥 타일을 시공하는 등 애정을 담아 완성했다. 쇼핑몰을 운영할까도 했지만 빈티지 제품의 특성상 공장에서 찍어낸 제품을 다량으로 파는 것이 아니라 딱 하나씩만 판매하다 보니 회전율이 빠른 SNS라는 매개체는 탁월한 선택이었다. 하루 하나씩 포스팅하는 것을 시작으로 점차 반응을 얻더니 어느새 높은 팔로어 수를 자랑하는 인플루언서가 되었다. 온라인 홈페이지와 달리 상세 페이지를 만드는 수고는 덜었지만, 잦은 일대일 상담과 이미지 한 장으로 승부가 나기 때문에 사진 한 장을 올리더라도 50~100장에 가까운 사진을 찍는 수고가 뒤따랐다.
요즘 우후죽순 빈티지 제품을 판매하는 사이트가 늘어나고 있는데 아우어 스튜디오만의 색깔이 궁금했다. “제 마음에 일단 들어야 하고요(웃음), 파스텔 톤과 원목으로 따뜻한 분위기를 줄 수 있는 제품을 찾는 편이에요. 요즘은 소비자들도 금액에 상관없이 희소성을 가장 중시하는 것 같아요. 어느 누가 봐도 특이한 물건을 좋아하더라고요.” 그녀가 자주 바잉하는 제품 중 플리츠 갓에 곡선이 들어간 조명이 시그니처 제품이 아닌가 싶다. 작업실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그녀는 삶의 균형을 위해 헬스클럽에 가거나 요가 등 운동을 하며 스트레스를 풀곤 한다. 또 집으로 손님을 초대해 맛있는 요리를 해먹기도 하고, 근처 한강으로 피크닉을 가는 등 일과 휴식에서 밸런스를 맞춘다고 했다. 인터뷰와 촬영 내내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것만 봐도 얼마나 바르고 균형 잡힌 삶을 살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그녀는 현재 작업실이 협소해 조명과 포스터만 판매하고 있지만 앞으로 공간을 확장하거나 쇼룸을 오픈하고 싶다는 마음을 넌지시 내비쳤다. 언젠가 더욱 다양한 소품과 가구들로 채워져 오픈할 아우어 스튜디오의 쇼룸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