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에서 진행된 메종&오브제에 다녀왔다. 수천 업체가 참여한 메종&오브제는 단순한 리빙 박람회를 넘어 곧 다가올 가을, 겨울의 트렌드를 엿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다.
메종&오브제 REVIEW
지난 9월 7일부터 5일간 파리 노르 빌팽트에서 메종&오브제가 진행됐다. 메종&오브제는 매년 봄, 가을 두 차례 진행되는 유럽 최대 규모의 인테리어 박람회다. 약 16만5000㎡ 규모의 박람회장에 전 세계의 3300개가 넘는 브랜드가 참여해, 바이어뿐만 아니라 트렌드를 엿보고자 하는 이들에게도 크게 환영 받고 있다. 메종&오브제는 이번 전시부터 메종관과 오브제관으로 전면 개편돼 단시간에 더욱 편리하게 전시장을 둘러볼 수 있었다. 인테리어 위주의 메종관은 스타일별로 유니크&에클레틱, 투데이, 포레버, 크래프트의 4관으로 준비됐으며, 소품류를 선보인 오브제관은 제품 유형별로 쿡&셰어, 스마트 기프트, 패션 액세서리, 키즈&패밀리, 홈 액세서리, 홈 프래그런스, 홈 리넨의 7개 관으로 나뉘었다.
올해의 테마, 버추어스
세계적인 트렌드 예측 기관인 넬리 로디 Nelly Rodi 사에서 발표한 이번 테마는 버추어스 Virtuous였다. 자연과 환경 등 인류를 둘러싼 것들에 대한 선행을 실천하면, 결국에는 모두의 이익으로 돌아온다는 것. 그러기 위해서는 인간과 자연을 존중하고 천연자원을 절약하며 지속 가능한 발전과 대체재에 대한 꾸준한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최근 개인 프로젝트인 ‘길티리스 플라스틱 Guiltyless Plastic’을 진행하고 있는 갤러리스트 로사나 오를란디 Rossana Orlandi의 생각 역시 이와 일맥상통한다. 플라스틱 쓰레기로 인한 해양 오염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던 그녀는 “플라스틱에 관심을 갖고 있는 디자이너가 의외로 많지 않다. 하지만 저렴하면서도 변화무쌍한 플라스틱이야말로 무구한 가능성이 있는 재료이다”라고 언급했다. 이외에도 올해의 테마관에서 버추어스의 테마를 실천하는 많은 디자이너의 작품을 만날 수 있었다.
올해의 디자이너, 라미 피슐러
각 전시마다 올해의 디자이너를 선정하는 메종&오브제에서는 봄에는 제품, 가을에는 인테리어 디자이너를 뽑는다. 이번에는 산업&인테리어 분야에서 뛰어난 역량을 선보인 라미 피슐러 Ramy Fischler를 선정했다. 그는 반복을 싫어하고 기능을 중시하는 디자이너다. 공간이나 제품 표면에만 집중하기보다 사용자의 행동을 예측하고 프로젝트의 이유와 용도를 정의하며, 작품이 효과적으로 표현될 수 있도록 전 과정을 개발하고자 한다. 대표 작품으로는 내셔널 갤러리의 레스토랑과 파리에 위치한 트위터 본사, 노숙자와 난민을 위한 레스토랑 레페토리오 Refettorio를 들 수 있다. 조만간 그의 손길이 닿은 색다른 컨셉트의 영화관도 오픈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