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 먹는 파스타 면을 가만히 들여다보니 그 안에 디자인이 있었다. 때로는 의자처럼, 때로는 조명처럼 보이기도 하는 파스타 면과 디자인의 만남.
SAM SON CHAIR
촉감이 차갑지는 않지만 물렁물렁하지 않고 단단한 플라스틱으로 만든 ‘삼 손 체어 Sam Son Chair’는 오동통한 마카로니 파스타 면을 떠올리게 한다. 디자이너가 만화 캐릭터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삼 손 체어’의 앉는 부분에는 작은 구멍이 뚫려 있는데 이는 야외에서 사용했을 때 비가 오면 물이 잘 빠지도록 만든 것이다. 하나로 이어진 가래떡처럼 둥글고 풍만한 U자 모양의 등받이가 특징인 이 의자는 공간에 놓였을 때 유쾌한 위트를 선사한다. 보는 것만큼이나 앉았을 때도 편안한 것 또한 장점. 모던하고 라인이 살아 있는 디자인을 선보이기로 유명한 콘스탄틴 그리치치 Konstantin Grcic가 마지스 Magis를 통해 발표한 제품이다. 짐블랑에서 판매.
MACARONI
파스타라고 해놓고 웬 마카로니인가 싶을 수도 있겠지만, 마카로니는 300여 종이 넘는 파스타 중 가장 대중적인 파스타로 꼽을 수 있다. 쇼트 파스타의 일종인 마카로니는 ‘파스타’라는 단어가 존재하기 전, 모든 파스타를 지칭하는 말이기도 했다. 알렉산드로 마르초 마뇨의 <맛의 천재>에 의하면 르네상스 시대의 시칠리아식 마카로니의 경우 상당히 고급이었단다. 밀가루에 달걀흰자와 장미수, 물을 넣고 반죽하여 철사에 감은 뒤 2~3년간 햇빛을 쬐어 만들었을 정도였다고. 그러던 것이 18세기에 이르러 대중적인 음식으로 변모했다. 당시 이탈리아 길거리에는 뜨거운 마카로니에 치즈를 얹어 파는 노점이 가득했는데, 손가락으로 마카로니를 집어 먹는 풍경을 구경하는 것은 관광객들의 필수 코스였다.
SECTO4200 BIRCH
쭉 뻗은 링귀니 파스타 면처럼 시원시원한 섹토 Secto의 펜던트 조명은 핀란드 건축가 세포 코호 Seppo Koho가 디자인했다. 펜던트 조명뿐만 아니라 벽 조명, 플로어 조명, 테이블 조명까지 다양한 형태로 만나볼 수 있는 섹토 조명은 핀란드에서 잘 알려진 조명으로 핀란드산 나무를 사용해 수공예가가 만들어 더욱 특별하다. 밤에 조명을 켜면 벽이나 바닥에 부챗살처럼 촘촘한 조명 갓의 그림자를 볼 수 있는데 그림자마저 근사해서 운치 있는 분위기를 자아내고, 낮에는 조명의 형태만으로도 담백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여러 개의 섹토 조명을 높낮이를 달리해 주렁주렁 연출해도 멋스럽다. 이노메싸에서 판매.
LINGUINI
마치 우리나라의 칼국수를 연상시키는 링귀니는 롱 파스타의 일종으로 이탈리아 캄파나 Campania 지방에서 시작되었다. 스파게티를 납작하게 누른 듯한 모양이지만, 페투치니보다는 좀 더 도톰하고 타원형으로 생겼다. 혀처럼 생긴 모양 때문에 혓바닥을 뜻하는 링구아 Lingua에서 유래한 이름이다. 전통적으로 링귀네는 해산물과 페스토에 곁들여 먹곤 했는데, 표면적이 넓어 소스가 쏙쏙 잘 스며들기 때문. 봉골레 파스타로 유명한 이탈리아 베네치아 지역에서는 봉골레 파스타를 만들 때 반드시 링귀니를 사용한다.
EAMES WALNUT STOOL 411
부부인 찰스&레이 임스 Charles&Ray Eames가 디자인한 ‘임스 월넛 스툴 Eames Walnut Stool’은 아름다운 월넛 소재의 색과 무늬를 감상할 수 있다. 이 스툴의 역사를 살펴보면 1960년 뉴욕의 타임-라이프 Time Life 빌딩의 로비에 놓일 낮은 테이블과 의자로 디자인된 것이다. 조금씩 다른 3가지 디자인의 스툴로 만들어졌으며 높이는 38cm이고 상판이 살짝 오목하게 파여 있어 앉아 있을 때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 모래시계 모양의 파르펠레 파스타 면과 비슷한 대칭형 디자인의 스툴은 작은 사이드 테이블로도 활용할 수 있으며, 컬러풀한 색상이나 나무 가구 또는 무채색 가구와도 잘 어울리는 팔색조 매력을 지녔다. 허먼 밀러 Herman Miller의 제품으로 인노바드에서 판매.
FARFELLE
나비 넥타이를 연상시키는 파르펠레 파스타는 실제로 ‘나비’에서 유래한 이름이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파스타 형태 중 하나로 16세기 롬바르디아 Lombardia와 에밀리아 로마냐 Emilia-Romagna에서 유래했다. 파스타를 만들다가 남은 반죽이 아까웠던 어느 가정주부가 남은 반죽을 활용하기 위해 만들었다는 설이 유력하다. 팔라펠레는 시금치, 먹물, 비트 등을 사용해 색을 내기도 한다. 이탈리아에서는 종종 빨간색, 흰색, 녹색의 3가지 컬러를 지닌 파르펠레를 판매하기도 하는데, 이는 이탈리아 국기를 상징한다. 쇼트 파스타의 일종으로 작은 것은 파르팔리네 Farfalline 파스타로 불리며 차가운 샐러드 파스타에 활용하기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