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할 것 없는 일상에서 조금의 변화를 줘 따스한 감성을 느낄 수 있는 예시를 보여주는 전시를 만났다. 이노홈이 제안하는 첫 번째 전시 <보통날>은 각 분야에서 트렌드를 이끌고 있는 푸드 크리에이터, 세라미스트, 플로리트스트, 글라스 아티스트와 함께 일상 속 쓰임새의 아름다움을 재해석해 특별한 휴일 아침 풍경을 선보였다.
일상적인 아침의 풍경을 담은 다이닝 공간. 아침에 간단히 먹을 수 있는 크루아상과 에스프레소, 에그와 타르트 등 특별할 것 없는 음식이지만 종지 위에 잔을 올려 트레이로 활용하고 에스프레소잔을 에그 스탠드로 사용하는 등 쓰임을 달리한 점이 돋보인다. 여기에 가을 느낌이 물씬 풍기는 꽃으로 테이블에 생동감을 부여했다.
따스한 느낌이 나는 소재와 컬러의 가구로 꾸민 서재 공간. 그린 컬러의 라운지 체어와 그림, 식물, 나무 소재의 테이블이 조화를 이룬다. 자연스러운 셰이프가 돋보이는 꽃병과 인센스 버너 그리고 간단한 커피잔과 서브 접시를 둬 책을 읽거나 작업하는 등 일상의 자연스러움을 표현했다.
전체적으로 따스한 분위기를 내는 컬러를 사용해 연출한 침실. 여기에 음하영 작가의 따뜻한 색채의 작품이 어우러져 금방이라도 편안한 휴식을 취하고 싶은 공간으로 스타일링했다. 사이드 테이블에는 간단한 베리로 케이터링해 상쾌한 아침 풍경을 연출했다. 파인 라인 베딩 세트와 앙증 맞은 밤비 스툴, 따뜻한 블루 컬러의 한스 베그너 ‘GE 240’ 체어, 컬러감이 느껴지는 비토리아노 비가노 Vittoriano Vigano의 몬드리안 버전 플로어 조명은 모두 이노홈 제품.
음식과 식기가 놓인 전형적인 테이블 세팅보다 그릇의 쓰임새에 중점을 둔 공간. 물방울을 연상시키는 볼레 Bolle 펜던트 조명과 그릇이 돋보일 수 있도록 꽃 장식은 최소화했다. 일반적으로 단품으로 사용하는 오발 형태의 접시에 수프 볼을 올려 여분의 자리에 빵을 올리거나 조그마한 잼병을 두어 서브 트레이로 활용한 점이 돋보인다.
INTERIOR DESIGNER
김계연 대표 이노홈은 공간 디자이너 김계연 대표가 이끄는 이노필을 기반으로 가구뿐만 아니라 인테리어 라이프스타일 전체를 아우르는 브랜드다. 세로수길에 자리한 이노홈의 쇼룸은 2층 단독주택을 개조해 이노홈이 제안하는 컬렉션과 스타일의 침실, 서재, 다이닝, 거실 등 공간을 나눠 실제 집 같은 분위기로 꾸몄다. 이번 전시를 기획하고 총괄한 김계연 대표는 과하게 꾸미지 않은 일상의 아름다움에 섬세한 숨을 불어넣어 따스하고 자유로운 감성을 표현하고자 했다. 보통날을 컨셉트로 각자의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작가들과 함께 일상 속 ‘쓰임새’에 집중하고 단순히 리빙 제품을 판매하는 것을 넘어 공간에서 쓰이는 다양한 리빙 관련 콘텐츠를 접목시켰다.
2층 거실에 앉아 있는 이노홈의 김계연 대표.
이노홈에서 판매하는 이탈리아 디자이너 지노 사르파티 Gino Sarfatti의 548 테이블 조명과 안나리사의 글라스 작품이 조화를 이룬다.
GLASS ARTIST
안나리사 알라스탈로 핀란드 출신의 유리 예술가 안나리사 알라스탈로 Annalisa Alastalo는 남양주에서 유리 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다. 생명력 넘치는 주변의 자연환경과 정원 등 일상에서부터 얻은 영감을 바탕으로 패션, 테이블 스타일링, 플로럴 디자인, 사진 등 다양한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자연의 감성을 담은 안나리사의 작품은 핸드메이드 블로잉 기법을 통해 투명한 작업이 주를 이루지만 연한 핑크와 블루 등 은은한 색감의 작업도 선보여 어느 곳에 두어도 아름다운 오브제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남양주에 위치한 안나리사 스튜디오에서 자신의 작품을 들고 있는 안나리사 알라스탈로. 은은한 색감의 작품과 바깥 자연풍경이 어우러진 동화 같은 분위기가 인상적이다.
이노홈의 2층 거실 사이드 테이블에 전시된 그녀의 작품. 무심한 듯 툭 놓아 손님을 집에 초대했을 때와 같은 일상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안나리사의 투명한 유리잔과 은은한 옐로 컬러가 매력적인 와인 글라스.
FOOD CREATOR
김채정 이번 전시에서 전반적인 음식과 그릇 스타일링을 담당한 푸드 크리에이터 김채정은 수많은 곳을 여행하며 그 지역의 다양한 요리와 문화에서 영감을 얻어 단순히 먹는 것이 아닌 눈으로 즐기는 하나의 예술을 만들어낸다. 음식이 돋보이기보다는 이혜미 작가의 그릇과 보통날이라는 컨셉트와 분위기를 고려했으며, 과하지 않으면서 적절히 그릇과 잘 어우러지도록 실용적인 요리를 준비했다.
테이블 세팅을 준비하고 있는 김채정 실장.
이혜미 작가의 오발 접시 위에 수프 볼을 올려 그릇의 쓰임새를 새롭게 구성했다. 납작하고 넓은 오발형 접시는 빵이나 잼을 올리는 서브 트레이로 활용하기에 좋다.
CERAMICIST
이혜미 세라미스트 이혜미의 작업은 용도에 한정되지 않은 오브제와 테이블웨어를 지향하며 핸드메이드로 만드는 과정에서 쌓인 시간과 감촉을 느낄 수 있는 셰이프가 특징이다. 특히 가볍고 자연스러운 형태를 지녔는데, 이번 전시에서는 화이트 그릇을 위주로 셀렉트해 손님을 초대했을 때 과하지 않은 일상에서의 쓰임에 중점을 뒀다. 이노홈 전시는 쓰임이 가장 중요한 화두였기 때문에 어떻게 음식을 구성했을 때 아름다울 것인지와 그릇의 형태와 음식이 담겼을 때의 조합에 신경 썼다.
1층에 마련된 작품 옆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이혜미 작가.
FLORIST
박혜림 아보리스타의 플로리스트 박혜림은 ‘보통날’의 컨셉트를 계절에 연관시켜 구상했고, 그녀가 해석한 계절 속의 보통날은 가을이었다. 가을 하면 떠오르는 우거진 풀과 들판을 컨셉트로 실제 어느 들판을 옮겨온 듯한 느낌의 풀숲 공간을 연출했다.
실내지만 가을의 들판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1층 전시실. 동화 속에서나 나올 법한 비주얼로 이곳의 포토 존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