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작은 변두리 시골에서 자란 파예 Faye와 에리카 투굿 Erica Toogood 자매가 이끄는 ‘파예 투굿’은 현재 디자인 업계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브랜드 중 하나다. 독창적인 스타일의 디자인이 만들어지는 이들의 스튜디오 ‘하우스 오브 투굿’은 런던 메이페어에 위치해 있다.
하우스 키퍼 코트를 입고 있는 파예 투굿. 그녀가 디자인한 제품만큼이나 강렬한 모습이 인상적이다.
파예는 물성에 대한 집념, 에리카는 형태에 대한 대담함으로 두 자매의 성향을 비주얼화한 브랜드 ‘파예 투굿’. 단순히 패션의 범주를 넘어 건축가, 제품 디자이너 그리고 화가들과 함께 일하며 투굿만의 디자인을 선보인다. 파예는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영국 잡지 <더 월드 오브 인테리어스 The World of Interiors>에 몸담으며 인테리어 기자로 보고 배운 것을 담아 2008년 자신의 브랜드를 론칭했다. 런던 디자인 페스티벌과 밀라노 가구 박람회 등에서 제품을 선보였으며, 콤데가르송과 에르메스 등 다수의 유명 브랜드와 함께 콜라보레이션하며 전 세계에 이름을 알렸다. 투굿의 가구는 이탈리아 가구 브랜드 드리아데에서 판매하는데, 드리아데가 추구하는 아티스틱한 스타일과 아주 잘 맞아떨어졌다고 볼 수 있다. 패션, 인테리어 분야를 막론하고 매 시즌 지나가는 일시적인 유행을 좆기보다 그들만의 독창적인 디자인을 만들어내는 곳이 궁금했다. 투굿의 스튜디오는 그들의 디자인이 나오는 영감의 원천임이 틀림없었다.
시그니처 제품 롤리폴리 체어가 있는 스튜디오 내부. 베이지 톤의 의자와 조화를 이루는 색감의 가구로 멋스럽게 연출했다.
파예 투굿과 올리비아 피데스 Olivia Fiddes의 콜라보레이션으로 제작된 세라믹 시리즈와 파예 투굿의 우먼스 웨어 008 시리즈가 놓인 하우스 오브 투굿의 공간.
INTERVIEW
당신에게 스튜디오는 어떤 의미인가? 내게 스튜디오는 집이나 다름없다. 브랜드 투굿의 ‘홈’이며 여기서 일하는 모든 사람이 나의 가족과 같다. 이렇게 스튜디오를 만들기 전에는 우리 집 주방 식탁에서 작업을 했는데 집처럼 익숙한 곳에서 생각하고 창조해낼 수 있다는 점이 좋다. 이곳에서 완성품이 나오기 전 초기 작업과 한정판 의류를 만들고 있을 뿐 대량생산이나 대규모 산업 작업을 하지는 않는다. 단지 우리 브랜드를 위한 실험을 하고 창조의 과정을 거치기 위한 곳이다.
스튜디오가 갖춰야 할 이상적인 요소를 3가지만 꼽는다면? 무언가 원시적인 것과 조각물 그리고 촉감에 대한 중요성.
이곳에서 가장 좋아하는 가구는 무엇인가? 단연 ‘롤리폴리 Roly Poly’ 체어다. 이 의자는 내 딸이 태어난 것을 기념해 디자인했는데, 임신했을 때 느꼈던 모성애에서 영감을 얻어 디자인했다. 둥근 접시와 같은 형태의 좌석과 이어지는 두툼한 네 개의 다리가 특징이다. 사람들은 이 의자를 보고 아기 코끼리를 닮았다고 말한다.
가장 좋아하는 브랜드는? 마가렛 호웰을 존경한다. 그녀는 이 업계에서 30년 넘게 일했는데, 오랜 시간을 일관되게 자신한테 충실했기 때문이다.
어떤 인테리어 스타일을 좋아하나? 전문적으로 디자인을 공부하지 않았기에 어떠한 규칙도, 제한도 없다. 어느 정도 안전하다고 느끼는 곳에 거주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고 싶고, 다른 이들도 그럴 수 있기를 바란다.
주로 어디에서 영감을 얻나? 나는 어렸을 적 엄청난 상상력을 발휘하곤 했다. 사물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기 때문일까 공간이나 사물, 옷 등 모든 면에서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것을 좋아하고 나만의 세계를 구축하고 싶었다.
한국에서는 유일하게 챕터원에만 공식 수출하고 있다. 한국 시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한국은 우리에게도 새로운 도전이며 큰 관심이 있는 시장이다. 천천히 알려가는 중이며, 앞으로도 계속해서 고객의 반응을 듣고 싶다.
블랙과 화이트, 모노톤이 주를 이루는 스튜디오 내부. 벽에 걸린 독특한 셰이프의 행잉 오브제와 박물관에나 있을 법한 동물 뼈 모양의 오브제가 인상적이다.
스튜디오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투굿을 위한 작은 주방. 화이트와 브라운 계열의 식기로 디스플레이해 색감에 통일을 주었다. 창가에 있는 행잉 식물이 싱그러움을 더한다.
스튜디오 뒤편 작은 마당에서 바라본 내부.
하우스 오브 투굿이 있는 런던의 레드 처치 스트리트의 모습. 톤 다운된 거리 분위기가 브랜드 파예 투굿이 추구하는 색감과 닮아 있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