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식 아름다움

프랑스식 아름다움

프랑스식 아름다움
청담동에 오픈한 리에거 서울 쇼룸은 가구와 어우러진 좋은 분위기를 느끼고 싶을 때, 미래에 살고 싶은 집을 잠시나마 그려보고 싶을 때 들러보길 바란다. 단순하지만 내공의 깊이가 다른 가구와 작품, 오브제로 연출한 이곳은 진정한 프랑스식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리에거 플래그십 스토어파리에 위치한 리에거 플래그십 스토어.
  고급스러움, 우아함, 프렌치 럭셔리의 진수 등 수식하는 단어만으로도 기대를 갖게 하는 브랜드 리에거 Liaigre. 얼마 전 오픈한 리에거의 서울 쇼룸은 지난해 파리 포부그 생토노레에 오픈한 리에거 플래그십 쇼룸의 디자인을 반영하면서 텍스타일이나 질감, 마감 방식 등에 한국적인 요소를 담았다. 리에거의 가구와 오브제, 현대적인 예술가의 작품으로 연출한 쇼룸은 ‘고급스럽고 세련된 집’이라는 인상을 풍긴다. 18세기 인테리어 디자이너와 가구 제작자로부터 내려온 프랑스의 전통과 장인들의 솜씨 그리고 최상급 소재를 조화롭게 선보여온 리에거. 특히 모든 공정이 프랑스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더욱 믿을 수 있고, 유행과 무관한 정갈한 가구를 만든다. 심플한 디자인의 가구는 많지만 리에거의 가구처럼 빈약해 보이지 않으면서 공간에서 중심을 잡아주는 가구는 흔치 않다. 론칭 후 35년 동안 리에거는 미학적인 가치를 유지하고 있으며 금융업계와 장 폴 고티에를 거친 크리스토프 카이요 Christophe Caillaud가 2009년부터 CEO로 활약하고 있다. 한국 쇼룸 오픈을 축하하기 위해 내한한 그는 외모부터 분위기와 태도까지 고급스럽고 깊이 있는 리에거의 스타일을 그대로 보여줬다.  
크리스토프 카이요리에거의 CEO 크리스토프 카이요.
 

리에거의 29번째 쇼룸을 서울에 오픈했다. 어떤 점을 중요하게 생각했나? 먼저 우리는 가구를 판매하는 쇼룸이 아니라 브랜드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보여주기 위해 쇼룸을 오픈한다. 현지 쇼룸마다 특징적인 부분을 담고자 하는데 서울 쇼룸은 한국의 전통 창틀에서 모티프를 얻기도 했고, 특히 여러 겹을 덧댄 한지 느낌의 텍스타일인 ‘툴’로 만든 파티션도 서울 쇼룸을 위한 것이다.

한국 소비자의 특징이 반영된 부분이 있나? 한국은 광이 나는 글로시한 마감보다 매트한 느낌을 선호하는 것 같다. 베스트셀러인 스펜서 Spencer 암체어는 원래 다크 에보니 소재에 유광 마감이지만 이번엔 매트하게 마감해 전혀 다른 가구가 됐다. 또 국제갤러리와 협업해 박서보 작가의 작품을 함께 연출했다. 리에거 쇼룸을 방문한다면 이곳을 집이라 상상하며 둘러보길 바란다.

디자인 과정은 어떻게 이뤄지나? 특이하게도 리에거의 디자인은 대부분 글로벌 프로젝트에서 시작한다. 호텔의 특별한 공간이나 요트, 대저택 등의 프로젝트가 시작되면 그를 위한 가구를 디자인한다. 35년간 쌓아온 아카이브 디자인이 있어서 때로는 과거의 디자인을 새롭게 해석하기도 한다. 시제품이 나오면 편안함이나 디자인, 소재, 사업성 등을 두루 고려해 리에거의 컬렉션에 포함시킬 수 있는지를 고려한다.

금융권, 패션계에 몸담았던 경험이 독특하다. 전혀 다른 분야에서 일했던 것이 도움이 된다. 은행에 있었던 덕분에 기업의 경제 구조를 좀 더 잘 파악할 수 있고, 장 폴 고티에에서는 창의적인 사람들과 일하는 것이 어떤 건지도 배웠다. 나는 창의적인 사람은 아니다. 대신 그런 사람들이 마음껏 능력을 펼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고 싶고, 그것이 내 의무라고 생각한다.

 
청담동 리에거 쇼룸청담동에 오픈한 리에거 서울 쇼룸.
 
리에거국제갤러리와 협업해 박서보 작가의 작품도 함께 연출했다.
 
리에거 청담한국적인 단아함이 느껴지는 서울 쇼룸.
 

당신이 생각하는 럭셔리란 무엇인가? 선택에 대한 권리. 그리고 ‘No’라고 할 수 있는 것. 내게는 삶을 이끌어온 원동력이기도 한데, 아이들에게도 뭔가를 선택할 수 있는 사람이 되라고 조언한다. 아, 골프를 치는 것 또한 내게는 럭셔리다(웃음).

그런 점에서 리에거 가구는 럭셔리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싱가포르의 어떤 고객이 가구를 주문했는데 일반적인 크기가 아니어서 그 이유를 물어봤더니 풍수지리적으로 무조건 맞춰야 한다고 했다. 돈은 얼마든지 낼 테니 요청한 크기에 맞춰달라고 말이다. 리에거이기 때문에 가능했고, 럭셔리를 경험할 수 있는 순간이었다. 당신의 집은 리에거의 쇼룸과 비슷한가? 원목을 좋아해서 나무 가구가 많고 대비되는 스타일을 즐긴다. 중성적인 컬러에 아주 팝한 컬러를 섞는 것처럼 말이다. 붉은 암체어, 식탁 아래에 깐 녹색 벨벳 카펫, 시더우드와 샌들우드로 만든 테이블 등 나는 믹스&매치를 즐기는 것 같다.

당신의 집은 리에거의 쇼룸과 비슷한가? 원목을 좋아해서 나무 가구가 많고 대비되는 스타일을 즐긴다. 중성적인 컬러에 아주 팝한 컬러를 섞는 것처럼 말이다. 붉은 암체어, 식탁 아래에 깐 녹색 벨벳 카펫, 시더우드와 샌들우드로 만든 테이블 등 나는 믹스&매치를 즐기는 것 같다.

가장 애착이 가는 가구가 있나? 가만히 들여다보면 깊이를 느낄 수 있는 청동 소재의 파르슈맹 Parchemin 테이블, 브랑쿠시 기둥을 본뜬 나가토 Nagato 스툴, 완전히 드러누워서 쉴 수 있는 오거스틴 Augustin 소파. 특히 햇빛에 색이 바라고, 습도 차이에 의해 갈라지는 나가토 스툴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좋아한다.

리에거는 자코메티, 브랑쿠시 등 예술가의 영향이 많이 받은 듯하다. 둘 다 크리스티앙 리에거가 좋아했던 예술가들이다. 그는 예술 작품에서 영감을 받고 이를 리에거를 통해 새롭게 해석하는 걸 중요하게 생각했다. 특히 인테리어를 구상할 때는 그리스나 로마, 이집트에서 많은 영감을 얻었는데, 예를 들어 요트의 통로를 디자인할 때는 고대 양식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더 높고 넓게 보이도록 했다.

프렌치 스타일 하면 보통 화려한 이미지를 떠올린다. 리에거를 프렌치 스타일이라고 할 수 있나? 물론 그런 스타일이 유행했던 때도 있었다. 진정한 프렌치 스타일은 어떤 시각적인 스타일보다는 그 당시부터 내려온 제조 기반의 장인정신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소재든 다룰 수 있다는 자부심과 전통 기법이 지금까지도 사용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리에거는 진정한 프랑스 브랜드일 것이다.

 

리에거 가구

리에거 크리스토프 카이요리에거는 세련된 집 같은 분위기를 강조한다.
 
나가토 스툴브랑쿠시의 영향을 받은 나가토 스툴.
 

그렇다면 리에거의 스타일은 무엇인가? ‘이런 집에서 살고 싶다’는 비전을 제시하고자 한다. 우리 가구는 심플하지만 미니멀리즘으로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다. 리에거에서는 편안함을 중시하고 이를 위해 필요한 요소는 오히려 맥시멀리즘에 가깝다.

서울에 대한 인상은 어떠했나? 15년 전 패션업계에 있을 때 신세계인터내셔널과 일하기 위해 서울에 처음 왔었다. 당시 서울에 대한 첫인상은 뭐든지 가능해 보이는 활력이 넘치면서도 편안한 도시였다. 호텔 밖에 나가서 좁은 골목을 걸어도 뭐든 쉽게 구할 수 있고 편리했다. 그리고 나는 한국 음식을 정말 좋아하는데, 프랑스만큼 마늘을 좋아하는 도시인 것 같다.

당신이 지키고 싶은 리에거의 가치가 있다면? 크리스티앙 리에거가 떠나면서 내게 이런 말을 했다. “미래에 내 아들이 리에거를 봤을 때 자랑스러웠으면 좋겠다”라고. 그가 제시했던 리에거의 철학을 유지해야 하는 책임감도 느끼지만, 나는 리에거가 박물관처럼 늘 같은 모습을 유지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삶의 방식이 계속 변하듯 브랜드 역시 이에 맞춰 변해야 한다. 처음 리에거가 세상에 나왔을 때 혁신이었듯 앞으로도 리에거는 진화해나갈 것이다. 단, 우리만의 것을 양보하고 싶지는 않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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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그래퍼 이예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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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르주 무이 상륙!

세르주 무이 상륙!

세르주 무이 상륙!
프랑스를 대표하는 조명 브랜드 세르주 무이 Serge Mouille가 도산 공원에 단독 매장을 오픈했다.  

세르주 무이

  세르주 무이는 프랑스의 유명 디자이너 세르주 무이가 1952년부터 63년까지 단 10년간의 창작만으로 디자인 역사에 족적을 남긴 브랜드다. 여인의 가슴 모양을 닮은 조명 펜던트와 각각의 펜던트를 연결하는 가늘고 긴 파이프 모양이 특징이다. 16명의 장인이 수작업으로 그 당시와 같은 디자인으로 제작한다. 조명 하나를 생산하는 데 6~7주가량의 긴 시간이 소요되며, 1년에 2000개 내외의 제품만 생산한다.

add 서울시 강남구 도산대로45길 8-7

tel 02-3210-9787

 

세르주 무이 조명

도산공원 세르주 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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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LAN DESIGN WEEK TREND

MILAN DESIGN WEEK TREND

MILAN DESIGN WEEK TREND
지난 4월 9일부터 14일까지 진행된 밀라노 디자인 위크 2019는 현재 우리의 삶과 밀접한 환경문제부터 또 다른 차원의 세상까지 극과 극으로 나뉜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했다. 디자인 트렌드의 현재와 미래를 경험해본 <메종> 기자들이 뽑은 10가지 키워드를 소개한다.  
벤투라 센트랄레벤투라 센트랄레에서 진행된 아리아 Aria의 <Come to Light>. ⓒClaudio Grassi
 

01 IT’S TIME TO SAVE THE EARTH

환경과 지속 가능성에 대한 문제는 모든 산업에서 상위 이슈다. 밀라노의 갤러리스트 로사나 오를란디 Rossana Orlandi는 <Guiltiless Plastic> 프로젝트로 남용되고 버려지는 플라스틱 문제를 제고하고, 디자인적으로 재사용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했다. 이번 밀라노 디자인 위크에서는 로사나 오를란디가 주최한 ‘로 플라스틱 프라이즈 Ro Plastic Prize’의 최종 후보에 오른 디자이너들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었으며, <Ro Plastic Master’s Pieces>에서는 하이메 아욘 Jaime Hayon, 마르셀 반더스 Marcel Wanders 등 유명 디자이너가 재활용 플라스틱으로 만든 아름다운 작품이 전시됐다. 코스 COS, 프라이탁 Freitag 등의 패션 브랜드에서도 환경을 주제로 한 전시를 열어 경각심을 일깨웠고, 에일린 피셔 Eileen Fisher 역시 로사나 오를란디 갤러리에서 <Waste No More> 전시를 통해 제로 웨이스트 Zero-waste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스위스의 백팩 브랜드인 퀘스천 Qwstion은 100% 바나나 잎으로 만들어 친환경적이고 견고한 바나나텍스 BananantexⓇ 섬유로 만든 가방을 제안해 실질적인 해결책을 제시하기도 했다.
로 플라스틱 프라이즈로 플라스틱 프라이즈 최종 후보 전시에서 눈길을 끈 아르세니오 로드리게즈 Arsenio Rodriguez의 작품.
플라스틱 공예로 플라스틱 프라이즈를 수상한 데이브 하켄스 Dave Hakkens의 작품.
플라스틱 오브제로 플라스틱 프라이즈 최종 후보에 오른 정수기 물통 오브제.
바나나텍스 소재퀘스천에서 선보인100% 생분해되는 바나나텍스Ⓡ 소재.
     

02 디자이너의 호텔&레스토랑

디자인을 제대로 경험할 수 있는 방법은 그것을 직접 사용해보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두 브랜드의 남다른 행보가 반갑다. 수준 높은 아트 작품을 선보이는 식스 갤러리 Six Gallery에서는 오는 9월, 같은 빌딩 내 수도원이 있던 자리에 시스터 호텔 Sister Hotel을 오픈한다. 커플 디자이너인 데이비드 로페즈 퀸코세스 David Lopez Quincoces와 패니 바우어 그렁 Fanny Bauer Grung의 작품으로, 9개의 룸으로 구성되며 높은 수준의 디자인과 예술, 음식을 함께 경험할 수 있다. 호텔에 비치된 물건을 대부분 구매할 수 있어 식스 갤러리의 예술적인 에디션을 직접 경험하고 소장할 수 있게끔 했다. 네덜란드 브랜드 렌스벨트 Lensvelt는 아티스트 마르텐 바스 Maarten Baas와 함께 팝업 레스토랑인 ‘바 바스 Bar Baas’를 오픈했다. 이는 유명 바인 ‘바 바소 Bar Basso’를 오마주한 것으로, 마르텐 바스가 렌스벨트를 위해 디자인한 101 체어로 장식된 공간에서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디자이너 바스턴 레이 Basten Leijh가 디자인한 모듈러 라이팅 인스트루먼트 Modular Lighting Instrument의 한정판 조명 메다드 Medard도 장식돼 레스토랑에서 디자인이 어떻게 접목될 수 있는지 관찰할 수 있던 유쾌한 경험이었다.
바 바스렌스벨트와 마르텐 바스가 협업한 ‘바 바스’의 전경.

시스터 호텔

식스 갤러리오는 9월 문을 여는 식스 갤러리의 ‘시스터 호텔’.
     

03 GREEN AND PEACE

식물로 주변 환경을 꾸미는 플랜테리어가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 요즘은 잎이 넓적한 관엽식물에서 식물의 선과 형태에 집중하는 쪽으로 유행이 옮겨가고 있다. 이러한 플랜테리어는 밀라노 시내 곳곳을 싱그럽게 만들어주었다. 최근 문을 연 밀라노 스타벅스 리저브 앞의 테라스라든지, 이미 너무나 유명한 10 꼬르소꼬모의 정원 등 식물이 주는 힘을 느낄 수 있는 예시가 많았다. 리나센테 백화점과 두오모 광장 사이에 꾸며진 올리브나무 거리가 대표적일 것이다. 독일 아티스트 자빈 마르첼리스 Sabine Marcelis가 리나센테 백화점의 의뢰를 받아 작업한 ‘더 그린 라이프 The Green Life’는 100년 넘은 거대한 올리브나무 16그루로 거리를 조성해 광장을 오가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평안과 휴식을 선사했다. 백화점 내부는 아크릴로 만든 오브제와 식물을 함께 배치해 색다른 분위기를 냈다.
자빈 마르첼리스자빈 마르첼리스가 작업한 올리브나무 거리.

밀라노 백화점

리나센테 백화점

식물 인테리어식물을 활용한 다양한 조형물이 리나센테 백화점에 전시됐다.
     

04 청각에 집중하는 시대

올해는 청각을 일깨우는 전시가 속속 등장해 재미를 선사했다. 데님 브랜드 이스코 Isko는 월페이퍼 핸드메이드 X Wallpaper Handmade X 전시에서 흥미로운 체험 전시 <Denim Sound Textures>를 선보였는데, 데님의 종류에 따라 손을 대면 각기 다른 진동과 소리를 느낄 수 있었다. 이스코는 데님을 입을 때마다 촉감 못지않게 소리에도 관심을 갖기 바란다는 위트 있는 메시지를 던졌다. 로사나 오를란디에서는 스튜디오 만달라키 Studio Mandalaki가 뱅앤올룹슨과 협업해 빛과 소리가 융합된 <Celebration of Light> 전시를 진행했다. 뱅앤올룹슨의 헤드폰을 끼고 사운드 아티스트 세르지오 라티 Sergio Ratti가 이번 전시를 위해 작곡한 음악을 들으면서 LED 조명으로 태양의 모습 등을 표현한 신비로운 빛의 향연을 감상할 수 있었다. 이외에도 일로 러그 ILO Rugs는 손을 대면 조명이 꺼지거나 켜지면서 음악이 나오는 독특한 카펫을 소개했고, 이케아 Ikea는 스피커 브랜드 소노스 Snos와 협업해 스피커와 조명이 결합된 심포니스크 Symponisk 제품을 선보였다. 전시장은 두 가지 기능을 극대화해 보여줄 수 있도록 꾸며졌는데, 심포니스크가 들어 있는 여러 개의 수납함을 열면 각기 다른 소리를 들을 수 있었으며 벽에 선반처럼 부착하는 등 공간 전체를 음악과 빛으로 채웠다.
스튜디오 만달라키스튜디오 만달라키에서 진행한 <Celebration of Light> 전시. ⓒMandalaki
이스코ⓒIsko
이스코 전시데님 소재와 사운드를 결합한 이스코의 <Denim Sound Textures> 전시. ⓒIsko
 
이스코 데님이스코 데님으로 둘러싼 전시 공간. ⓒMark Cocksedge
일로 러그일로 러그에서 선보인 카펫은 손을 대면 음악이 나온다. ⓒILO Rug
     

05 INTO THE UNIVERSE

우주, 5차원 세계 등 올해 밀라노 디자인 위크는 이 세상의 것이 아닌 듯 신선하고 창의적인 전시가 유독 많았다. 유명 패션 브랜드뿐만 아니라 리빙 브랜드, 신진 작가의 전시에서도 외계 행성을 본뜬 연출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프라이탁과 마르니 Marni는 칠흑같이 어두운 공간 속에서 발광하는 네온 조명으로 영화 <인터스텔라>를 떠올리게 했으며, 로 피에라 박람회장에서 만난 JCP 유니버스 Universe 부스는 구릿빛 금속과 유리 그리고 신비로운 색상의 보랏빛으로 물들어 현실과 다른 차원의 세계를 보는 듯했다. 기존의 부스 형태를 완전히 달리한 단테 Dante도 빼놓을 수 없다. 팔각형의 백색 공간에 형광등을 설치해 빛의 밝기를 극대화했으며 관람객이 지나다닐 수 있는 통로를 제외한 나머지 7개의 면에 가구를 매달았다. 관람객들은 우주 공간을 걷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었으며, 매달려 있는 가구는 중력으로 인해 마치 떠다니는 물체처럼 다가왔다.
JCP 유니버스보랏빛으로 신비로움을 연출한 JCP 유니버스의 부스.
단테단테의 부스.
이광호 작가이광호 작가와 왕&쇠더 스트륌 Wang&Söderström이 선보인 물결과 달의 풍경을 담은 <Tides>전시.
에어프릴 키에어프릴 키 April Key의 오션 드라이브 Ocean Drive 컬렉션.
프티 프리처프티 프리처 Petite Friture의 뉴 프란시스 New Francis 테이블.
     

06 DESIGN MEETS HUMAN

수많은 전시를 둘러보다 보면 지치는 순간이 찾아온다. 그때 가장 흥미를 돋워주는 것은 디자인과 관람객이 함께 소통할 수 있는 전시다. 올해 밀라노에서는 유독 직접 만지고 느끼며 디자인과 사람이 서로 소통할 수 있는 전시가 많았다. 로 피에라 박람회에서 열린 비앤비 이탈리아 B&B Italia, 플로스 Flos, 루이스 폴센 Louis Poulsen이 함께한 부스는 4000스퀘어에 달하는 대형 공간으로 전시장에 들어서는 통로 사이로 재미난 스크린을 설치했다. 벽을 터치하면 빛이 들어오거나 그림이 움직여 관람객의 흥미를 유발한 것. 또한 조명관 에우로루체 Euroluce에서 선보인 아르떼미데 Artemide의 워킹 아웃도어는 사람의 신장을 센서로 감지해 그에 맞는 빛의 넓이를 조절하는 미래지향적인 조명이라 할 수 있다. 특수 팔찌로 몸의 상태를 체크해 디자인이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을 알아본 구글의 <A Space for Being> 전시도 빼놓을 수 없다. 혁신적인 기술과 만난 디자인은 이제 소통의 키워드가 됐다.
아르떼미데 워킹 아웃도어 조명아르떼미데의 워킹 아웃도어 조명을 야외에 설치한 모습. 사람의 신장에 맞게 빛을 조절해 특히 어두운 공간에서 존재감을 톡톡히 발휘한다.

루이스 폴센

플로스비앤비 이탈리아, 플로스, 루이스 폴센이 함께한 인터랙티브 전시.
     

07 DICHROIC EFFECTS

마치 꿈을 꾸는 듯 신비로운 환상의 세계. 올해 밀라노 디자인 위크는 새로운 유토피아로 초대 받은 듯 낯설지만 따뜻한 세계를 경험할 수 있는 공간 연출이 많았다. 이는 세계적인 트렌드 정보회사 까린 인터내셔널에서 예측했던 ‘새로운 유토피아’ 테마와 일맥상통했다.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을 비관하거나 배척하는 게 아니라 테크놀로지에서 기인한 현실적이고 낙관적인 태도로 보다 나은 미래를 구축하고자 하는 ‘비전을 지닌 행동주의자’들의 움직임으로 이 테마를 해석한 것. 특히 테크놀로지가 만들어내는 신비로운 색은 많은 이들의 상상력을 끌어올리는 기폭제가 됐다. 세계적인 기업인 소니와 삼성의 전시장을 비롯해 베르사체 홈 Versace Home의 전시장 연출 그리고 올해 가장 주목받은 회사로 손꼽힌 만달라키 Mandalaki에서도 빛의 연출로 시공을 초월하는 이색적인 공간을 보여줬다.
베르사체 홈환상적인 컬러 프리즘을 경험할 수 있었던 베르사체 홈 전시.
삼성 밀라노‘공명 Resonance’을 주제로 한 삼성전자의 체험형 전시장. ⓒSamsung
사이먼 슈미츠 조명사이먼 슈미츠의 조명.
     

08 HOT COLORS

트렌디 컬러만 알아도 한결 멋스러운 공간을 연출할 수 있어 밀라노 디자인 위크를 찾는 수많은 인테리어 관계자는 컬러에 집중한다. 올해의 전시 스타일을 크게 두 가지로 나눈다면 레트로 감성 혹은 미래적인 감성이라 할 수 있다. 특히 1970년대 노스탤지어 무드를 느낄 수 있는 컬러가 유행의 중심에 섰다. 그중에서도 리치 브라운 컬러가 대세. 오래된 나무 가구의 색을 닮은 이 컬러는 심신을 안정시키는 색상으로 부각됐다. 작년에 이어 레드 컬러 역시 눈에 많이 띄었는데 작년보다 한 톤 가라앉은 차분한 레드의 선전도 눈여겨볼 만하다. 2019년 메종&오브제에서도 많이 보였던 블루 컬러는 청록색 아쿠아 블루에서부터 진한 코발트 블루까지 폭넓게 유행할 것으로 예측된다.
팔라초 리타이국적인 파란색을 즐길 수 있었던 팔라초 리타의 전시.
까시나블록처럼 연출한 까사나 Cassina 공간.
모르소 알마다 체어도시&레빈 Doshi&Levin이 디자인한 모르소 Moroso의 알마다 Almada 체어.
보피 소파청량한 푸른빛의 소파는 보피 Boffi.
나뚜찌 아말리아 체어나뚜찌 Natuzzi의 아말리아 Amalia 체어.
까시나 소파로돌프 도르도니 Rodolfo Dordoni 디자인의 드레스업 Dressup 소파는 까시나.
     

09 집처럼 따뜻해진 사무실

사무 가구의 트렌드를 읽을 수 있는 로 피에라 전시장의 워크 플레이스 3.0 전시관은 ‘사무실의 봄’ 쯤으로 해석할 수 있는 공간 연출이 많았다. 몇 년 전부터 사무실이 내 집처럼 편안한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는 트렌드가 반영된 아르페르 Arper의 칠라 고 Cila Go 시리즈는 팬톤이 선정한 2019 트렌디 컬러인 리빙 코럴 색상으로 가방이나 책, 문구류를 보관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디자인과 기능적인 면을 두루 갖췄다. 오피스 가구 브랜드 페드랄리 Pedrali 역시 한층 더 화사해진 오르가테크 Orgatec 사무 의자를 선보였다. 또한 사람들이 둘러앉아 회의를 할 수 있게 둥근 형태로 디자인한 스웨덴 브랜드 오펙트 Offecct의 폰트 Font 소파도 주목할 만하다.
아르페르 칠라 고 컬렉션봄기운이 느껴지는 아르페르의 칠라 고 컬렉션.
로 피에라 박람회로 피에라 박람회장에서 만난 페드랄리의 전시 부스.
아르페르 플렌싯 컬렉션아르페르의 플렌싯 Planesit 컬렉션.
오펙트 폰트 소파둘러앉아 회의를 할 수 있게 디자인된 오펙트의 폰트 소파.
     

10 확장된 선의 조명

조명관 에우로루체에서는 단연 라인 조명이 트렌드였다. 많은 브랜드에서 단순하고 간결한 형태의 조명을 출시했는데, 단순히 형태만 날씬해진 게 아니라 원하는 대로 확장할 수 있다는 점이 달라졌다. 독특한 설치 방법으로 오히려 선의 존재감을 더욱 과시할 수 있었던 것. 플로스 Flos는 듀오 디자이너인 포르마판타스마 Formafantasma와 와이어라인 WireLine 조명을 선보였다. 이들은 고무 벨트 소재와 LED 광원이 만나 대조적이면서 우아한 선의 느낌을 표현했고, 비비아 Vibia는 디자이너 슈테판 디츠 Stefan Diez와 플러스마이너스 Plusminus 조명을 선보였는데 유연한 리본 형태로 대각선이나 수평, 수직 등에 관계없이 조명을 설치할 수 있었다. 이제 조명을 테이블 위에 놓거나 천장에 매달아야 한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날 차례다.
아르떼미데 조명공간에 구애를 받지 않고 자유롭게 설치할 수 있는 아르떼미데의 턴 어라운드 Turn Around 조명.

비비아 조명

비비아 플러스마이너스 조명대각선, 수직, 수평 등 방향에 상관없이 즐길 수 있는 비비아의 플러스마이너스 조명.
플로스 조명우아한 라인의 연속성을 보여준 플로스의 와이어라인 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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