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 편안하면서도 세련된 디자인으로 아웃도어에서 빛날 감각적인 아이템을 모았다.
무더운 여름, 편안하면서도 세련된 디자인으로 아웃도어에서 빛날 감각적인 아이템을 모았다.
에디터
세계적인 건축, 디자인 워크숍인 부아부셰 Boisbuchet Archtecture/Design Workshop의 2019년 테마는 ‘역사 만들기’다.
올해 100주년을 맞이한 바우하우스를 기념하고 경의를 표하기 위한 이번 워크숍은 오늘날 디자인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바우하우스를 되짚어보며 앞으로 어떻게 지속적인 디자인을 해나갈 것인지 탐구할 예정이다. 워크숍은 6월 30일부터 9월 7일까지 진행되며, 한국의 업사이클링 브랜드 래코드 Re:CODE와 비주얼 아티스트 샤를 레 만두 Charlie Le Mindu가 진행하는 업사이클링 워크숍을 비롯해 29개의 다채로운 세미나가 준비된다. 올해도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멘토 역할을 하며 신청은 홈페이지에서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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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밀라노 디자인 위크를 다녀온 디자인 전문가들의 눈에 포착된 인상적이었던 전시와 제품은 뭘까? 에디터도 궁금했던 그들의 추억 보따리를 소환했다.
01 HOMMAGE PIERRE JEANNERET
국내에서도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는 까시나 Cassina의 피에르 잔느레 Pierre Jeanneret 체어. 까시나에서는 아주 오랫동안 많은 비용을 들여 이 의자의 오리지널을 찾기 위해 조사, 연구해왔다고 한다. 그러나 피에르 잔느레 사인이 있는 오리지널 디자인을 끝내 찾지 못했고 까시나는 리서치 자료를 토대로 오리지널에 가장 흡사한 모델 캐피톨 콤플렉스 암체어 Capitol Complex Armchair를 선보였다. 인도 찬디가르의 무수한 가구 공방에서 각양각색의 의자가 만들어지는 요즘, 피에르 잔느레의 의자에 대한 정의를 정리해준 의미 있는 제품이다.
02 닐루파에서 찾은 가구
오랫동안 밀라노 디자인 위크는 트렌드를 좇고 대중성을 고려한 디자인이 주를 이루었다. 하지만 닐루파 Nilufar는 가장 수준 높은 갤러리로 이탈리아 빈티지 가구를 선보이는 동시에 최근 몇 년 전부터는 마르티노 감페르 Martino Gamper 같은 영 디자이너를 발굴하고, 실험적인 젊은 아티스트의 전시를 기획하는 등 가장 핫한 공간으로 부각되었다. 이곳에서 우리는 지오 폰티 Gio Ponti를 비롯한 가브리엘라 크레스피 Gabriella Crespi와 비비피알 BBPR 같은 진귀한 빈티지 가구를 만나고 과거와 현재 혹은 클래식과 전위적인 디자인 같은 고차원적인 믹스&매치의 진수를 배울 수 있었다. 특히 이번에 눈길을 사로잡은 BBPR은 1932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설립된 건축가 집단으로 지안 루이지 반피 Gian Luigi Banfi, 로도비코 바르비아노 디 벨조요소 Lodovico Barbiano di Belgiojoso, 엔리코 페레수티 Enrico Peressutti, 에르네스토 나탄 로제르 Ernesto Nathan Rogers 4명 이름의 첫 글자를 따서 ‘BBPR’이라 지었다고 한다. 사진의 가구는 1941년에 디자인된 제품이다. 건축물을 짓듯 디자인된 사이드 보드는 하나하나 조각된 나무를 사용했으며, 규격화된 구조에 버라이어티한 소재를 사용함으로써 전무후무한 디자인을 탄생시켰다. BBPR은 현대 건축의 주류는 아니지만 그들이 독자적으로 추구하는 건축적 가구는 그야말로 아름답고 인상적이었다.
03 디지털 컨버전스 조명
기술이 주는 영향권에 제품과 서비스는 물론, 공간을 넘어 이제는 오브제로서의 디지털로 자리매김하는 시대다. 로 피에라 전시장에서 격년으로 열리는 조명관에서는 전기와 디지털의 교집합인 빛의 잔상과 컨트롤을 통한 진화를 목도할 수 있는 전시가 많았다. 특히 조명의 오브제화나 반대로 오브제의 조명화 같은 디지털 컨버전스가 일반화되고 있는 느낌도 이번 밀라노 디자인 위크의 중요한 진화 요소로 느껴졌다. 이때는 박람회장뿐 아니라 각 브랜드의 쇼윈도를 보는 재미도 쏠쏠한데, 미디어 아트 중 피지컬 컨트롤 기술을 접목한 오브제 또한 예년에 비해 많이 눈에 띄었다. 앞으로 내가 준비하고 있는 미디어 아트 장르와 맞닿아 있어 브랜드와 고객 사이에서 구현할 수 있는 결과물의 폭이 넓어지는 듯해 흥분되는 한편 영감까지 충만해지는 출장이었다.
04 카바 라이프&구찌 데코
토르노나에서 가장 짜릿하고 설렜던 전시는 카바 라이프 Cava Life의 전시였다. 온라인 플랫폼, 아티스트, 크리에이터, 디지털의 재미 그리고 나만의 아트워크 제안이 결합된 전시였다. 카바 라이프와 함께하는 작가의 500점이 넘는 작품을 어떻게 가지고 와서 전시를 하나 했던 의문은 기우였다. ‘온라인 아티스트 플랫폼’답게 인터랙티브 디지털 UI 프로그램을 개발해 자신에게 맞는 작품을 한 점씩 큐레이션해주는 방식으로 재미를 줬는데, 카바 라이프가 무엇을 지향하는지 의미 있고 재치 있게 전달했다. 위트 있는 한글 폰트와 색감의 카바 가방은 디자이너와 크리에이터의 관심을 끄는 데 성공적이었고, 아티스트와 함께하고, 아티스트를 키우는 일을 하고 싶다는 열망이 담긴 카바 라이프의 첫 글로벌 행보를 보는 내내 흐뭇했다. 구찌 데코는 우리 마음속에 숨어 있는 도발적인 유혹과 마냥 화려함에 취하고 싶은 욕망, 아무런 거리낌 없이 유치하게 굴고 싶은 자유로움을 피렌체적인 아름다움으로 뒤섞어놓았다. 눈길이 닿는 하나하나가 마음을 흔들리게 했다. 그런 매혹적인 전시 공간에서 발견되는 일상의 작은 사이니지 Signage조차 의도된 위트와 미감으로 내게 다가왔다.
05 크바드랏 전시
라프 시몬스 Raf Simons의 디렉팅으로 완성된 덴마크 원단 브랜드 크바드랏 Kvadrat 전시가 가장 강렬하게 다가왔다. 전시는 장 프루베 Jean Prouve의 실제 집에서 피에르 잔느레의 가구를 통해 새로운 컬렉션을 자연스럽게 선보였다. 제품과 함께 마스터 피스가 공존하는 공간은 심플하지만 그 어느 전시보다 신선했다. 몇 년간 눈에 띄는 전시의 키워드는 절충주의 Eclecticism다. 물성, 성격, 시대가 다른 제품들로 공간을 구성해 새로운 감성을 불러일으키는 전시가 올해도 눈에 띄었으며, 앞으로 공간에 대한 트렌드 역시 한 가지 주제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전혀 연관성 없는 제품이 서로 맞물려 새로운 시너지를 불어넣는 것으로 변화할 것으로 생각된다.
06 SÉ&STUDIO MTX
쎄 Sé의 디렉터이자 설립자인 파블로 슈타클레프 Pavlo Schtakleff는 2007년 20세기 가구의 화려함과 품질에 현대적인 럭셔리 디자인의 역동성과 창의성을 결합하고자 브랜드 쎄를 론칭했다. 쎄의 비전은 세계적인 아트 갤러리 또는 쿠튀르 하우스처럼 유럽 최고의 장인과 함께 고급스러운 소재를 사용해 정교하고 아름답게 마무리한 작품을 만드는 것이다. 마치 하나의 아트 오브제 같은 컬렉션이 그들의 비전으로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형태, 곡선의 미학 그리고 위트 있는 정신이 깃든 작품은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이번 쎄의 공간에서 볼 수 있었던 Studio Mtx가 디자인한 새로운 개념의 윈도 패널은 패브릭과 황동 오브제를 활용해 커튼과 블라인드의 중간적인 형태로 제작되었다. 은은하게 빛을 투과하는 여러 레이어의 패널이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우아하고 미래적인 느낌을 선사한다.
07 플로스의 ‘녹탐블루’ 조명
콘스탄틴 그리치치 Konstantin Grcic가 디자인한 녹탐블루 Noctamblue 조명은 이탈리아의 전통 유리공예와 플로스 Flos의 기술이 접목돼 사용자의 목적에 따라 자유로운 구성이 가능하다. 하나의 유닛이 다양성에 부합하는 섬세한 공예의 옷을 입어 새로운 DNA로 탄생한 좋은 사례일 것이다.
08 에르메스 전시&만달라키
에르메스의 전시는 패션 브랜드 그 이상의 디테일을 모든 요소에 담아 올해도 어김없이 소재의 감동을 주었다. 공간을 돌을 쌓아 벽을 만들고 동선을 구성한 방식은 작품을 더욱 돋보이게 만들었다. 또 한 가지 픽한 제품은 밀라노의 제품 디자인 회사인 만달라키 Mandalaki에서 개발한 LED 조명인 할로 Halo. 올해 로사나 오를란디에서 최고의 탤런트를 보여주었다.
09 6 GALLERY HOTEL
밀라노의 핫 스폿으로 떠오르는 6 갤러리 6 Gallery는 오는 가을 지금의 2층에 새로운 호텔을 오픈하기 위해 한창 공사 중이다. 잠시 귀띔해준 직원의 안내로 먼저 3개의 룸을 구경했다. ‘재생 건축’이라는 요즘 트렌드를 살려 바닥재부터 기존의 것을 최대한 살려 매만진 룸은 차라리 장인정신에 가까운 집주인의 애착이 느껴졌다.
10 넨도
넨도의 <Breeze of Light> 전시 공간이 인상적이었다. 일본의 에어컨 브랜드 다이킨 Daikin의 전시였는데 전시장에는 어떤 브랜드의 전시인지에 대한 사인과 로고 노출이 전혀 없었다. 미니멀한 정원을 걸으며 청량한 공기를 들이마신 뒤 전시가 종료되면 브랜드 로고가 새겨진 티백을 선물로 받았다. 브랜드를 앞세워 홍보하기보다 감성을 자극해 브랜드의 이미지를 기억하게 하는 마케팅이 임팩트 있었다.
11 드와 디자인 스튜디오&바 바소
밀라노 알코바 Alcova 지역, 과거 파네토네 공장이었던 곳에서 진행된 조명 회사 람베르테트필스 Lambertetfils와 드와 디자인 스튜디오 Dwa Design Studio가 주최한 저녁 파티가 인상적이었다. 한동안 방치되었던 공장 곳곳에 남겨진 자재 더미 위로 식물이 자라나 설치 미술처럼 존재감을 드러냈으며, 그 사이사이로 다양한 작품을 관람할 수 있었다. 바 바소 Bar Basso는 네그로니 스바글리아토 Negroni Sbagliato라는 칵테일이 유명한 곳이지만 밀라노 디자인 위크 기간에는 그야말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저녁 10시 이후부터는 자연스럽게 밀라노 디자인 위크에 참여한 세계적인 디자이너들을 만날 수 있다. 하이메 아욘과 마르셀 반더스가 인간미를 풍기며 많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진풍경도 구경할 수 있었다.
12 로사나 오를란디 RO PLASTICMASTER’S PIECES
더 새롭고 멋진 디자인을 선보이기 위해 밀라노 곳곳을 화려하게 수놓는 방대하고 드라마틱한 일주일간의 전시에서는 또 얼마나 많은 쓰레기를 만들어냈을까? 로사나 오를란디의 ‘길트리스 플라스틱 Guiltless Plastic’ 프로젝트의 일환인 <Ro Plastic-Master’s Pieces> 전시에서 만난 버려진 가전 부품으로 만든 피트 헤인 에이크 Piet Hein Eek의 일렉트로닉 맨, 재활용 생수병에서 뽑은 실과 재활용 지퍼로 만든 파트리시아 우르키올라 Patricia Urquiola의 웨이스팅 타임 데이베드, 페트병에서 추출한 3가지 색 줄로 위빙해 만든 마시밀리아노 로카텔리의 스크린. 세계적인 디자이너의 플라스틱 재활용 작품을 통해 밀라노로 모여든 사람들은 새로운 영감과 책임의식을 가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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