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과 리빙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트렌드를 입증이라도 하듯 푸오리살로네에서 패션 브랜드의 리빙 전시는 더욱 폭넓어졌다. 긴 줄을 감수하면서까지 전시를 관람하려는 이들로 유난히 북적거렸던 패션 브랜드의 리빙 전시 가운데 이목을 끌었던 브랜드를 모았다.
매년 형형색색의 이국적인 가구와 위트 있는 오브제 컬렉션을 선보여온 마르니 Marni는 올해도 독보적인 존재감을 내뿜었다. 마치 가상세계에 들어온 듯한 전시 <Marni Moon Walk>는 암흑 속에 발광하는 네온 조명으로 우주 공간을 떠올리게 했다. 마르니의 가구 및 오브제는 콜롬비아 여성 장인들이 전통적인 기술을 사용해 수작업으로 완성했으며, 메탈, 페인티드 우드, PVC 등을 활용했다. 전시장으로 향하는 길에는 외계인 부족, 우주선과 동물 모양의 오브제 등 유쾌한 디자인으로 가득했다. 또한 원시부족의 상징물인 토템을 연상시키는 흔들의자, 벤치, 스툴 등의 가구 컬렉션과 컬러풀한 울과 천연섬유로 만든 러그, 유니크한 디자인의 유리잔과 유리병 컬렉션도 눈에 띄었다. 마르니는 이번 전시에서도 판매 제품의 일부 수익금을 로마에 있는 소아 병원에 기부하는 선행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