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과 리빙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트렌드를 입증이라도 하듯 푸오리살로네에서 패션 브랜드의 리빙 전시는 더욱 폭넓어졌다. 긴 줄을 감수하면서까지 전시를 관람하려는 이들로 유난히 북적거렸던 패션 브랜드의 리빙 전시 가운데 이목을 끌었던 브랜드를 모았다.
아르마니 까사 Armani Casa는 올해 안도 타다오가 Ando Tadao가 설계한 아르마니 테아트로 Armani Teatro에서 새로운 컬렉션을 소개했다. 어두운 박스 형태의 공간에서 선보인 신제품은 가구와 공중에 매달린 거대하고 각기 다른 색상의 조각들과 어우러져 설치 작품 같은 인상을 건넸다. 이번 컬렉션은 가구의 구조부터 직물의 질감까지 미묘한 두께에 대한 탐구를 주제로 삼았다. 특히 동양적인 분위기와 소재를 담고자 했는데, 예를 들면 일본 기모노의 장식 띠 오비 Obi에서 영감을 얻은 텍스타일이라든지, 자연과 온천, 파도의 가벼움과 유동성 등 일본을 떠올리게 하는 도상을 반영했다. 파도의 굴곡을 닮은 라운지 체어 온다 Onda, 빛을 아름답게 반사하는 촛대인 오사무 Osamu를 비롯해 붉은색 스투코 Stucco(회반죽) 효과를 느낄 수 있도록 옻칠한 테이블 오웬 Owen, 지그재그 형태의 황동 프레임이 선반을 지지하는 오닉스 Onyx 책장 등 아르마니 까사 특유의 정제된 디자인에 동양적인 디테일을 더해 어느 때보다도 완성도 있는 컬렉션을 선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