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수많은 세계적인 디자이너가 자신의 이름을 걸고 다채로운 전시를 선보였다. <메종>의 시선을 끌었던 스타 디자이너 6명을 만났다.
많은 이들이 벤투라 센트랄레에서 재미있게 본 전시로 꼽았던 프라이탁 Freitag의 <Unfluencer>는 현재 사회적인 문제와 체험, 굿즈 제작까지 곁들인 완벽한 전시였다. 기발한 아이디어를 지닌 프라이탁 형제가 선보인 이번 전시는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듯하다.
왜 벤투라 센트랄레를 전시장으로 선택했나? 밀라노 기차역 아래 있는 오래된 창고들이 여전히 무거운 운송 수단의 분위기를 풍기고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시내 중앙에 위치하며 <Unfluencer> 전시를 진행하기에 미적으로나 윤리적인 논의를 하는 장소로 완벽한 플랫폼이었다.
전시는 어떻게 기획하게 됐나? 2016년 브레라 지역에 프라이탁 매장을 오픈한 이후 밀라노 디자인 위크에 참여하고 싶다는 생각을 오랫동안 해왔다. 올해는 방문객이자 이번 전시의 기여자이기도 한 게오르크 렌도르프 Georg Lendorff와 전시를 진행했다. 밀라노 디자인 위크 동안은 모두가 ‘멋진 디자인’에 대해서만 이야기한다. 하지만 우리는 최신 제품을 선보이기보다 그 반대로 ‘나쁜 디자인’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다.
방문객은 빛으로 가득 찬 공간을 거닐어볼 수 있었다. 어떤 의도였나? 맞다. 게오르크 렌도르프가 설치한 사람들이 지나다닐 수 있는 영상과 빛을 쏜 공간은 이번 전시의 중심이었다. 천장에는 수천 개의 실을 매달았고 그 위로 영상을 투사했다. 방문객은 이 공간을 거닐며 시간과 공간의 개념을 잠시 잊은 채 도피할 수 있었고 우왕좌왕하며 보낸 밀라노에서의 6일에서부터 벗어날 수 있었다. 많은 사람이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는 이 경험을 좋아했던 것 같다.
당신은 어떤 고백을 했나? 소비자로서의 죄를 고백해야 했다. 집에 금속 캡슐을 사용하는 커피 머신이 있는데 커피를 소비하는 지속 가능한 방법이 아닌 것 같다. 그렇지 않나?
프라이탁의 철학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순환 Cycles! 우리는 사이클로 생각하고, 사이클로 행동하며, 우리 자체도 순환한다.
입구에 여러 개의 마네키네코 인형 둔 이유가 궁금하다. 한쪽 발을 흔드는 마네키네코 인형들이 방문객을 맞이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전시를 보기 전 마음의 준비를 하기 위함이다. 보통 마네키네코는 행운이나 부를 상징하는 황금색인데, 그래서 우리는 모든 마네키네코를 흰색으로 칠해 순수하게 만들었다. 이들은 방문객들한테 ‘Let’s cycle’ 그리고 ‘…and recycle’이라는 메시지를 던진다. 디자이너와 소비자로서의 죄에 대한 토론과 결국 자신의 죄를 고백하게 만드는 우리 전시의 힌트와도 같은 요소다.
에코백을 만들어서 좋았지만, 이 또한 제품을 생산하는 행위라는 생각도 들었다. 방문객들은 핸드젯 프린터를 사용해 프라이탁의 원칙을 반영한 몇 가지 문구를 가방에 프린트할 수 있었다. 자신의 가방이나 밀라노 디자인 위크 동안 브랜드에서 나눠주는 가방 아니면 프라이탁에서 준비한 에코백 등에 말이다. 가방을 볼 때마다 자신이 고백한 죄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고, 밀라노 디자인 위크가 끝난 후에도 이런 논의를 계속하길 바랐다.
프라이탁의 향후 계획이 궁금하다. 우리는 항상 몇 가지 프로젝트를 미리 생각해두곤 한다. 프라이탁은 트럭 타르폴린(방수포)으로 만든 가방에만 국한되지 않고. 우리의 철학이 다른 제품이나 재료에도 적용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제품이 수명을 다하면 어떻게 될까? 수리할 수 있을까? 자연에 피해를 줄일 수 있는 제품을 만들 수 있을까? 이런 질문은 프라이탁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며, 이런 우리를 한동안 바쁘게 만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