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스토랑 만초니는 톰 딕슨의 제품을 색다른 방식으로 경험할 수 있는, 일종의 살아 있는 쇼룸 같은 곳이다.
톰 딕슨의 조명과 테이블로 장식된 레스토랑 만초니의 전경. 만초니는 톰 딕슨의 제품을 찬찬히 경험하고 구매까지 할 수 있는 살아 있는 쇼룸이라 할 수 있다.
얼마 전 영국 디자이너 톰 딕슨이 돌연 선언했다. “그간 밀라 노 디자인 위크 팝업 전시를 준비하며 엄청난 에너 지를 쏟아부었어요. 그만할 때도 됐죠. 이제는 장기적으로 밀라노에 머무르 며 오랫동안 제품을 선보일 수 있는 방법을 찾으려 해요.” 그리고 그는 지난 밀라노 디자인 위크에 실제 레스토랑인 만초니 The Manzoni를 오픈했다. 톰 딕슨의 제품으로 꾸민 만초니는 음식뿐 아니라 캔들 홀더나 식기 등의 테이블 소품, 조명, 심지어 가구까지 모두 구매할 수 있다. 즉 천천히 식사 를 즐기며 톰 딕슨이라는 브랜드를 경험할 수 있는 일종의 ‘살아 있는 쇼룸’ 인 셈이다.
톰 딕슨이 이렇게 독특한 컨셉트의 레스토랑을 오픈한 것은 이 번이 처음은 아니다. 발전소로 사용되던 공장 건물을 개조해 만든 영국 런 던의 도크 키친 Dock Kitchen이라던가, 작년 4월에 오픈한 코얼 오피스 The Coal Office 또한 쇼룸의 기능을 겸한 레스토랑이기 때문(참고로 코얼 오피스는 톰 딕슨의 본사가 위치한다). 이런 ‘체험형 쇼룸’은 최근 들어 눈에 띄기 시작한 경향으로, 단순히 물건만 진열해놓은 일반적인 스타일의 쇼룸 이 아니라 라이프스타일까지 함께 경험할 수 있어 강한 인상을 남기고 있 다. 비슷한 예로 코펜하겐에 위치한 빕 VIPP 호텔이나 식스 갤러리의 시스 터 호텔을 들 수 있겠다.
이국적인 식물로 장식된 정글룸. 프라이빗 디너 파티를 위한 공간으로도 활용된다.
외부 안뜰은 대리석 테이블이 놓여 있다. 벽면을 타고 오르듯 장식된 식물이 인상적이다.
이제 레스토랑을 살펴보자. 일단 만초니의 인테리 어는 코얼 오피스 프로젝트를 진행했던 톰 딕슨의 인테리어 계열사인 디자 인 리서치 스튜디오가 맡았다. 전체적인 느낌은 톰 딕슨의 뉴 컬렉션이자 하나의 색으로 그린 그림을 뜻하는 ‘모노크롬’과 비슷한 맥락으로 설계했으 며, 메탈과 대리석으로 포인트를 주었다. 만초니의 중심은 L자 형태의 다이 닝 홀이라 할 수 있는데, 길게 놓인 테이블 주변으로 톰 딕슨의 오팔 조명 Opal Lights과 팻 체어 Fat Chair가 자리 잡고 있다. 마치 샹들리에처럼 길게 늘어진 오팔 조명의 행진을 보고 있노라면, 감탄이 절로 나온다. 좀 더 안 쪽으로 들어가면 정글 The Jungle이라 불리는 실내 정원이 나오는데 스페 인 이끼, 양치류, 난초 등의 이국적인 식물로 장식해 마치 실제 정글에 있는 듯 독특한 느낌을 자아낸다. 바&라운지 공간 역시 톰 딕슨의 팻 Fat 라운지 의자와 바 의자, 오팔 조명으로 꾸몄으며 만초니의 화장실은 밀라노 디자인 위크 때 수많은 인증샷을 양산할 만큼 그 아름다움을 인정받기도 했다. 밀 라노 스칼라 극장 근처에 위치한 만초니는 지난 4월에 열린 밀라노 디자인 위크 동안 가오픈을 거쳐 5월에 정식으로 문을 열었다. 디자인 위크 기간에 는 이탈리아 모데나 출신의 셰프인 마르타 풀리니 Marta Pulini와 수셰프인 로이 스미스 Roy Smith가 주방을 맡아 ‘모노크롬’을 주제로 이탈리아의 로 컬 재료를 사용해 다채로운 메뉴를 선보이기도 했다.
레스토랑 만초니를 오픈한 톰 딕슨.
다이닝 홀에는 오팔 조명이 샹들리에처럼 달려 있다.
대리석 바 앞에 놓인 톰 딕슨의 팻 바 스툴.
밀라노 디자인 위크 기간에 인스타그램 피드를 도배하기도 했던 만초니의 화장실.
거친 스타일의 대리석으로 장식된 만초니 레스토랑 입구.
민트색 타일과 대리석으로 포인트를 준 레스토랑 만초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