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W CREATOR 과거를 디자인하다

NOW CREATOR 과거를 디자인하다

NOW CREATOR 과거를 디자인하다
빈티지 레트로 스타일이 주목을 받으면서 과거를 추억하게 하는 복고풍 인테리어가 인기를 끌고 있다. 그 당시를 기억하는 이들에게는 과거의 향수를, 10~20대에게는 낯선 매력으로 다가가기 때문일까.  

  레트로의 인기는 당분간 지속될 듯싶다. 조인혁 디자이너는 뛰어난 실력과 더불어 적절한 시기까지 맞아떨어져 주목해야 할 디자이너로 자리 잡았다. 그를 대중에게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되어준 프릳츠와의 인연이 궁금했다. “프릳츠와는 TRVR의 정승민 대표님의 소개로 만났어요. 평소 한글 작업을 해본 적이 없는 제게 한글을 이용한 로고 디자인을 요청했고 이를 계기로 1990년대 레트로풍의 한국식 디자인을 요청하는 클라이언트가 늘어났죠.” 현재 ‘조인혁=레트로’라는 공식이 만들어지기까지는 이전에 다녔던 직장의 영향이 컸다. “처음부터 레트로 스타일에 관심이 있었던 건 아니에요. 예전 직장이 미국 빈티지 스타일의 패션 회사이기도 했고 프릳츠와도 한글 작업을 진행하면서 그 당시 분위기를 연구하고 공부하다 보니 스타일이 더욱 확고해진 것 같아요.”  
을지로3가 프로젝트, 신한카드신한카드에서 주최한 ‘을지로3가 프로젝트’에 출품한 작업.
 
카린지, 디자인 포스터, 레트로카린지의 대표 메뉴 돈가츠 카레를 디자인한 포스터.
 
프릳츠 디자인그의 이름을 대중에게 알리는 계기가 된 ‘프릳츠’ 디자인.
  요즘 들어 빈티지 스타일이 눈에 띄게 늘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거리를 거닐며 우리가 쉽게 접하는 것은 현대식 건축물이다. 그렇다면 조인혁 디자이너는 과연 작업을 위한 영감을 어디에서 얻는지 궁금했다. “오래된 동네를 자주 다녀요. 옛날에는 한글 모양도 조금씩 차별화되어 있고 마감재나 디자인이 오히려 독특하고 재미난 것이 많아요. 요즘에는 온라인으로 쉽게 유행하는 것을 보고 배우지만, 1990년대만 해도 정보가 부족해 각각의 개성이 강한 것 같아요.” 그는 불과 3개월 전만 해도 회사와 프리랜스 일을 병행하다 최근 독립했다. 직접 브랜딩부터 디자인, 인테리어까지 도맡아 진행한 레스토랑 카린지 옆에 스튜디오를 마련했다. “클라이언트의 요청에 가끔 지칠 때가 있어요. 디자이너로서의 제 이름을 걸고 주도적으로 작업해보고 싶었고, 그 첫 번째 결과가 카린지예요. 앞으로는 스튜디오 일부를 활용해 카페를 오픈할까 생각 중인데, 편집숍이 될 수도 있고요. 아직 확정된 것은 없지만 제가 좋아하는 것을 해보려고요.” 조인혁 디자이너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그래픽 디자이너의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 이미 대중에게 인정받은 경험을 밑거름 삼아 다양한 분야로 나아가는 중이다.  
브랜딩 인테리어 디자인, 레트로 복고 스타일그가 직접 브랜딩하고 인테리어까지 담당한 레스토랑 카린지는 레트로풍에 걸맞는 복고 스타일로 인테리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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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W CREATOR 대를 이어가는 빵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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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W CREATOR 대를 이어가는 빵집
유행에 지나치게 민감한 우리나라에서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걷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김영훈 파티시에는 그 어려운 행보를 택한 흔치 않은 사람이다.  

김영모 파티시에, 제과 명장

  우리나라 최초의 제과 명장인 김영모 파티시에의 둘째 아들로 태어나 2대째 제과의 대를 잇고 있는 그는 작년 말 30대라는 이른 나이에 프랑스 명장 자격인 MOF(Meilleur Ouvrier de France)를 획득했다. 본래 프랑스인의 전유물 같았지만, 김영훈 씨가 아이스크림 분야의 MOF를 취득함에 따라 외국인 최초로 명장 자격을 얻게 되었다. 그가 본격적으로 제과, 제빵을 공부하기 시작한 것은 고등학교를 졸업한 직후다. 아버지의 영향으로 제과, 제빵은 어릴 적부터 유달리 친숙했지만, 배움의 과정은 절대 녹록지 않았다고 했다. “리옹에서는 학교에서 이틀, 현장에서 나흘 일하는 식으로 공부했어요. 일종의 도제 시스템처럼요. 매일 새벽 4시에 제과점에 나가 일을 하는데 진짜 힘들더라고요. 이 길이 맞는 건지 정말 많이 고민했어요. 견습하던 제과점에서 도망쳐 한 달간 잠수를 타기도 했고요(웃음).” 어린 마음에 세계 대회만을 목표로 테크닉에만 집중했던 때도 있었다. 그런 그에게 큰 스승이었던 가브리엘 파야송 Gabriel Paillasson은 예술가가 되고 싶은지, 기술인이 되고 싶은 건지 물으며 꾸짖었다. 정말로 기술인이 되고 싶다면, 왜 가장 기본적인 것을 노력하지 않느냐며 말이다. 그때부터 그는 제과 현장에서 기초를 닦고 테크닉보다는 ‘맛’이라는 기본기에 집중했다. 그리고 2013년 세계 대회에 나가 ‘작품’이 아닌 ‘제품’으로 상을 탔다. 프랑스 장인이 된 그는 다시 아버지 밑으로 돌아와 김영모 제과점으로 출근하고 있다.  
토마토 셔벗, 아스파라거스 아이스크림, 피스타치오 크런치, 아이스크림토마토 셔벗, 아스파라거스 아이스크림, 피스타치오 크런치로 만든 한입 아이스크림.
 
피망 셔볏, 헤이즐넛 아이스크림 케이크, 귤 셔볏과 헤이즐넛 파르페, 아몬드 아보카도 아이스크림 흑설탕을 넣은 산딸기 피망 셔볏, 아몬드 아보카도 아이스크림, 귤 셔볏과 헤이즐넛 파르페, 헤이즐넛 아이스크림 케이크.
  명장도 됐으니, 좀 더 젊었을 때 자신의 것을 만들어야 하지 않느냐 묻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그는 아직도 아버지 밑에서 배워야 할 것이 많다고 했다. “김영모 제과점은 아버지의 회사이기 이전에, 우리나라의 제과 역사가 보존되어 있는 곳이잖아요. 제과 역사는 길어봤자 200년이 채 되지 않지만, 이만큼 성장했고 나름 우리의 스타일이란 것이 있어요. 그것은 하나의 전통이지 틀리고 잘못된 것이 아니거든요. 우리의 실정에 맞게 선배들이 만들어낸 변화란 말이에요. 그런데 이 기초를 무시하고 제가 봐온 것들로만 한다? 말이 맞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일단은 아버지 것을 제대로 배우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는 우리의 전통을 탄탄히 배우고, 언젠가 먼 미래에는 자신의 것을 접목시키는 꿈을 갖고 있다. 그리고 그 기술을 또 후배들한테 전수하고자 한다. 그 과정을 준비하는 게 앞으로 10년의 일이라고 했다. 그렇게 김영훈 파티시에는 먼 시간을 바라보며 천천히 묵묵하게 자신의 길을 걷고 있었다. 그런 그의 앞에 펼쳐진 미래는 왜인지 선명한 듯 보였다.  
어린왕자, 생텍쥐페리<어린왕자>를 주제로 한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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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W CREATOR 오묘하지만 분명한 모브플라워

NOW CREATOR 오묘하지만 분명한 모브플라워

NOW CREATOR 오묘하지만 분명한 모브플라워
검색창에 모브 mauve라는 단어를 치면 보라색 계열의 색채가 뜬다. 바로 그 오묘한 분위기가 모브플라워의 어레인지먼트를 처음 봤을 때의 느낌이었다.  

  비슷비슷한 꽃 스타일이 많은 요즘, 모브플라워 성은선 플로리스트의 어레인지먼트는 좀 달랐다. 그녀는 플로리스트가 되기 위한 일반적인 길을 걷지 않았다.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회사를 다니다 잠시 쉬는 동안 꽃을 접한 것이 시작이었다. “내 식대로 해보자라는 생각을 했어요. 블로그나 유튜브, 참고할 만한 시안을 보면서 아무런 지식도 없이 무작정 따라 만들어봤죠. 그러다 기본적인 기술을 위해 국내 플라워숍에서 수업을 듣고, 업체에서 일도 하면서 경험을 쌓았어요. 나만의 스타일을 찾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던 것 같아요.” 그녀는 상암동의 작은 스튜디오에서 수업 위주로 운영하고 있으며 꽃은 예약제로 판매한다. 특히 일반적인 커리큘럼 대신 거대한 행잉 플라워 작업처럼 모브플라워의 특징을 보여줄 수 있는 수업이 많아 중국에서 찾아오는 이들도 많다. “꽃으로 나를 표현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유행보다는 내가 어떤 스타일을 선호하는지가 정말 중요했죠. 저는 좀 특이하고 때로는 전위적인 스타일을 좋아하고, 작약이나 클레마티스처럼 활짝 피어 있고 머리가 큰 꽃을 즐겨 사용해요. 한 가지 색감으로 작업을 하기도 하고요. 모브플라워의 연출이 색다르게 느껴진다면 그런 부분 때문일 거예요.”  
모브플라워, 플라워 스타일링, 킹달리아. 튤립, 카라, 릴리움, 수국, 코스모스촬영을 위해 만든 꽃 연출. 킹달리아, 튤립, 카라, 릴리움, 수국, 코스모스 등 가을 느낌이 물씬 나는 꽃을 사용했다.
 
행잉 어레인지먼트, 플라워 스타일링많은 이들이 좋아하는 거대한 행잉 어레인지먼트 수업. 모브플라워의 특색을 보여주는 연출이기도 하다.
  이런 개성적인 연출 덕분에 시작한 지 1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버버리 본사의 제안으로 국내 매장 디스플레이를 맡기도 했다. “모브플라워를 열기까지 5년 정도 걸렸어요. 꽃이 지닌 색이 방대하고, 새로운 꽃이 계속 나오고, 만들어볼 것이 정말 많아서 질릴 틈이 없었어요. 변수가 많은 것이 인생이잖아요. 지금 내게 주어진 일을 하나씩 해나가다보면 그게 미래가 되지 않을까요?” 플로리스트가 된다는 것, 꽃집을 연다는 것을 쉽게 생각하는 이들에게 모브플라워는 확실한 개성을 갖기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과 고민이 필요한지 반증하고 있었다. 내가 하는 일이 곧 나 자신이라는 것, 모브플라워의 미래는 그래서 밝다.  
플라워 클래스상암동에 위치한 모브플라워. 가운데 테이블에서 꽃 수업이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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