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W CREATOR 오묘하지만 분명한 모브플라워
검색창에 모브 mauve라는 단어를 치면 보라색 계열의 색채가 뜬다. 바로 그 오묘한 분위기가 모브플라워의 어레인지먼트를 처음 봤을 때의 느낌이었다.
비슷비슷한 꽃 스타일이 많은 요즘, 모브플라워 성은선 플로리스트의 어레인지먼트는 좀 달랐다. 그녀는 플로리스트가 되기 위한 일반적인 길을 걷지 않았다.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회사를 다니다 잠시 쉬는 동안 꽃을 접한 것이 시작이었다. “내 식대로 해보자라는 생각을 했어요. 블로그나 유튜브, 참고할 만한 시안을 보면서 아무런 지식도 없이 무작정 따라 만들어봤죠. 그러다 기본적인 기술을 위해 국내 플라워숍에서 수업을 듣고, 업체에서 일도 하면서 경험을 쌓았어요. 나만의 스타일을 찾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던 것 같아요.” 그녀는 상암동의 작은 스튜디오에서 수업 위주로 운영하고 있으며 꽃은 예약제로 판매한다. 특히 일반적인 커리큘럼 대신 거대한 행잉 플라워 작업처럼 모브플라워의 특징을 보여줄 수 있는 수업이 많아 중국에서 찾아오는 이들도 많다. “꽃으로 나를 표현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유행보다는 내가 어떤 스타일을 선호하는지가 정말 중요했죠. 저는 좀 특이하고 때로는 전위적인 스타일을 좋아하고, 작약이나 클레마티스처럼 활짝 피어 있고 머리가 큰 꽃을 즐겨 사용해요. 한 가지 색감으로 작업을 하기도 하고요. 모브플라워의 연출이 색다르게 느껴진다면 그런 부분 때문일 거예요.”
이런 개성적인 연출 덕분에 시작한 지 1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버버리 본사의 제안으로 국내 매장 디스플레이를 맡기도 했다. “모브플라워를 열기까지 5년 정도 걸렸어요. 꽃이 지닌 색이 방대하고, 새로운 꽃이 계속 나오고, 만들어볼 것이 정말 많아서 질릴 틈이 없었어요. 변수가 많은 것이 인생이잖아요. 지금 내게 주어진 일을 하나씩 해나가다보면 그게 미래가 되지 않을까요?” 플로리스트가 된다는 것, 꽃집을 연다는 것을 쉽게 생각하는 이들에게 모브플라워는 확실한 개성을 갖기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과 고민이 필요한지 반증하고 있었다. 내가 하는 일이 곧 나 자신이라는 것, 모브플라워의 미래는 그래서 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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