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의 건축가, 마리오 보타

영혼의 건축가, 마리오 보타

영혼의 건축가, 마리오 보타

남다른 종교 건축으로 세계인을 놀라게 했던 마리오 보타. 영혼이 담긴 그의 건축은 자본주의로 팽배한 현시대에 큰 귀감이 되고 있다.

 

그의 건축은 기하학적인 도형이 중심축을 이룬다.

 

얼마 전 화성시에 위치한 남양성모성지에 다녀왔다. 세계적인 건축가 마리오 보타가 짓고 있는 성모마리아 대성당을 보기 위해서다. 이상각 신부는 병인박해 당시 수많은 천주교 신자들이 순교한 남양성모성지에 상처받은 이들을 치유하기 위한 기도의 공간을 만들고자 했고, 종교 건축으로 유명한 마리오 보타에게 작업을 의뢰했다. 아직 내부 공사 중이기에 벽돌로 지어진 성당 앞을 서성이며 그의 건축을 감상해보았다. 언덕 위에있는 성모마리아 대성당은40m높이로된두개의탑을중심으로지어져있었다.탑의꼭대기는대각선으로잘라성당내부로빛이쏟아질수 있게 했으며, 벽돌이라는 전통적이면서도 그의 상징적인 재료를 사용해 교회 건축의 맥락을 잇고 있었다. 강남교보타워, 리움미술관으로도 알려진 마리오 보타는 1943년 스위스 남부 티치노 주에서 태어났다.

 

스위스 몬뇨의 산 지오반니 바리스타 교회.

 

르 코르뷔지에로부터 근대건축의 합리적 사고와 설계 원칙, 언어를 배웠으며 베니스건축대학에서 만난 스승 카를로 스카르파와 루이스 칸으로부터 영향을 받았다. 그는 사각형, 원형, 삼각형 등의 기하학적인 도형을 중심으로 건물을 설계하며 벽돌, 콘크리트 블록 등의 대중적이면서도 토착적인 재료를 즐겨 사용한다. 마리오 보타는 “어떠한 재료도 적절하게만 사용한다면 대리석이나 금 못지않은 품위를 지닐 수 있다”며 ‘재료 자체는 하나의 도구’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그간 스위스 몬뇨의 산 지오반니 바리스타 교회, 중국 이슬람교의 나자후 모스크 사원, 이스라엘 텔 아비브의 심발리스타 유대교 회당 등 종교의 경계를 넘나드는 건축으로 많은 이들의 찬사를 받아왔다. 최초의 교회 건축으로 꼽히는 산 지오반니 바리스타 교회를 건축했을 당시 기존 교회 건축이 고수했던 형식을 과감히 넘어선 방식으로 큰 충격을 안기기도 했다. 그는 단순한 돈벌이를 넘어 인간의 영혼을 위한 건축으로 헌신하고자 한다. 종교 건축은 그런 의미에서 생에서 가장 중요한 작업이다. “물질적인 것을 넘어 인간의 영적인 요구에 부응하는 건물을 짓고 싶어요.” 최근 개봉한 <마리오 보타-영혼의 건축>에서 그가 한 말이다. 이렇게 빛나는 사람들의 존재는 한정적인 삶에서 정말로 중요한 것은 무엇인지 되돌아보게 한다.

 

벽돌 같은 대중적인 재료를 즐겨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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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을 위한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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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욕심 낼 법한  것이 바로 펫 하우스다.

 

 

팬더우즈 Fander Wooz의 펫 하우스는 지오데식 돔 Geodesic Dome 형태이다. 정이십면체를 반으로 잘라놓은 반구형으로, 삼각형 모서리와 면으로 응집력을 분산시켜 얇은 패널만으로 하중을 지탱할 수 있다. 바람과 악천후에 강해 고산지대의 베이스캠프에 주로 쓰는 텐트 디자인과 닮았다. 고양이집 2종과 개집 1종의 총 3가지가 있으며,2월 중순부터 네이버 팜스토어에서 구매 가능하다. 고양이집과 호환되는 모듈 형식의 캣타워도 출시 예정이다.

tel 010-8493-14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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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의 디자이너, 샤를로트 페리앙

전설의 디자이너, 샤를로트 페리앙

전설의 디자이너, 샤를로트 페리앙

르 코르뷔지에, 피에르 잔느레, 장 프루베와 함께 일했던 디자이너. 그러나 이들만큼 기억되지 못했던 이름 샤를로트 페리앙. 퐁피두 센터와 지난해 루이 비통 파운데이션에서 대규모 회고전이 개최되며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한 그녀는 당시 여성 디자이너로서의 한계점을 돌아보게 한다.

 

1955년 도쿄 종합예술 전시회 제안, 루이 비통 재단 전시회의 재현 장면. ⒸAdagp, Paris, 2019 Crédit photo : ©Fondation Louis Vuitton/Marc

 

긴 의자에 앉아 있는 샤를로트 페리앙(1928~29년). ⒸF.L.C. / ADAGP, Paris 2019 ⒸADAGP, Paris 2019 ⒸAChP

 

샤를로트 페리앙은 그녀의 이름보다도 모습으로 먼저 알려졌다. 르 꼬르뷔지에가 디자인한 B306 혹은 LC4라 불리는 긴 의자에 누워 고개를 반대편으로 돌리고 있는 여성이 바로 샤를로트 페리앙이다. 의자 전체를 받쳐주는 둥근 튜브 덕분에 자연스럽게 회전하면서 다리를 위로 올릴 수 있는 이 의자는 르 코르뷔지에의 창작물로 알려져 있지만 크레딧을 자세히 살펴보면 모든 조력자의 이름이 함께 들어가 있다. 르 코르뷔지에의 뛰어난 조력자 피에르 잔느레와 샤를로트 페리앙이다. 이 셋은 ‘마치 한 손에 달린 세 손가락처럼’ 함께 움직였다. 르 코르뷔지에가 최초의 현대식 공동 주택 유니테 아비타시옹을 디자인했을 때 페리앙은 내부 주방을 디자인하는 방식이었다. 특히 현대 주택의 발전에 있어 가장 큰 변화가 바로 주방인 점을 감안하면, 페리앙의 공로가 적지 않다. 파리장식미술학교를 졸업하고 페리앙이 처음 르 코르뷔지에와 면접을 보았을 때, 그는 “우리는 쿠션에 자수를 놓지 않습니다” 하는 굴욕적인 인사를 건네며 그녀를 돌려보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페리앙은 자신의 명함을 놓고 나왔고, 그해 말 그녀의 작품이 출품된 1927 살롱 도톤 전시회를 본 르 코르뷔지에가 뒤늦게 그녀의 재능을 알아보고 사무실로 불러 가구 디자인을 맡겼다.

 

샤를로트 페리앙(1991년 1월). ⒸRobert Doisneau, wikicommons

 

회전의자 B302(1927년). ⒸVitra Design Museum

 

건축이 우위에 있고 실내 인테리어나 가구는 부수적으로 여겨지던 시대였지만 그녀는 자신의 가구에 의해 공간이 살아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1944년에 이르러서야 비로서 여성도 참정권을 얻게 되었고, 1950년 <엘르> 매거진이 여성만으로 이뤄진 가상의 정부를 구성했을 때 페리앙은 당당히 15번째 인물로 등장했다. 그녀의 뛰어난 덕목은 첫째 자유로운 상상력이다. ‘구름 책장’이라는 제목처럼 띄엄띄엄 흩어져 있는 책꽂이는 놀랍도록 유머러스하다. 구름에서 영감을 얻듯 그녀는 모든 것에서부터 영감을 얻었는데 그것이 그녀의 두 번째 덕목인 콜라보레이션의 원천이기도 했다. 특히 예술가들은 그녀의 친구이자 동료였다. 1937년 만국박람회의 벽화를 위해서는 페르낭 레제와 함께 프레스코를 제작했으며, 레제의 추상화에 등장하는 기하학적 형태는 종종 페리앙의 가구나 심지어 목걸이로 재탄생했다. 1952년 파리의 국제학생기숙사 튀지니 관을 제작할 때에는 소니아 들로네 등 예술가의 작품에서 영감을 얻어 다채로운 색감으로 책꽂이를 만들었다. 그 외에도 호안 미로, 알렉산더 칼더, 파블로 피카소 등과 교류를 나누었으며, 1940년대부터 해외를 다닌 덕분에 일본, 베트남, 인도네시아, 브라질 등 타국의 문화도 그녀의 작품 속에 녹아 있다. 페리앙을 필두로 잊혀졌던 여성 디자이너가 좀 더 많이 재발견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거둘 수 있는 또 다른 소명이 아닐까 싶다.

 

루이 비통 재단 전시 중 페르낭 레제 그림 앞에 높인 가구들. Ⓒ김영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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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애(이안아트컨설팅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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