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종&오브제 2020

메종&오브제 2020

메종&오브제 2020
올해로 25주년을 맞이한 프랑스 국제 리빙 박람회 메종&오브제가 지난 1월 17일부터 21일까지 파리 노르 빌팽트 전시장에서 열렸다. 메종&오브제의 대표 필립 브로카르가 이야기하는 메종&오브제의 현재와 미래 그리고 수많은 브랜드를 통해 알아본 올해의 리빙 키워드를 소개한다.  

 

WHAT’S NEW

매년 트렌드 공간을 선보이는 What’s New 부스는 프랑수아 델클로 François Delclaux가 연출한 ‘셰어 Share’ 존, 엘리자베스 르리시 Elizabeth Leriche의 ‘리빙 Living’ 존 그리고 프랑수아 베르나르 François Bernard의 ’케어 Care’ 존으로 나뉘어 집에 의미를 부여하고, 실내로 자연적 소재를 끌어들일 수 있는 방법을 제안했다. 특히 산림과 해안, 석기시대라는 세 가지 주제로 지속 가능한 주방 환경을 제안한 셰어 존이 인상적이었으며, 암석과 식물, 신체적 웰빙을 키워드로 연출한 리빙 존과 실내에서 가장 프라이빗한 공간인 침실과 욕실 트렌드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케어 존으로 풍성한 볼거리를 선사했다.

 
홀3 셰어 존의 스톤 에이지
 
홀3 셰어 존의 포레스트 피버
 
홀4 케어 존
 

올해의 테마 (RE) GENERATION

올해로 25주년을 맞이한 메종&오브제는 리제너레이션 (Re) Generation을 테마로 선정했다. 메종&오브제는 1980~2000년에 출생한 이들을 일컫는 Y세대와 1995년 이후 출생한 Z세대가 주도하는 새로운 소비자 행동 트렌드에 집중했다. 나아가 경제와 환경, 이민 문제가 화두인 시대에 성장한 ‘참여 세대’의 바람과 기대에 대해 분석했다. 세계적인 트렌드 예측 기관인 넬리 로디의 트렌드 헌터 뱅상 그레고아 Vincent Gégoire는 “다양한 국제적 위기에 직면한 20~30대는 세상을 바꾸기 위해 힘을 합치고, 적극적인 참여를 주저하지 않는다. 그들은 삶의 방식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는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어내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깨어 있는 소비자들은 비건 제품을 선택하고, 자연환경을 실내로 끌어들이면서 자연으로의 회귀를 꿈꾼다. 또한 그들은 공정하고 책임감이 있으며 도덕적인 거래, 즉 업사이클링을 삶의 지혜로 여기고 물물교환 및 중고물품 구입을 지지하기도 한다. 이는 올해의 테마관인 What’s New 부스에서도 엿볼 수 있었다. 또 다가올 9월에 개최되는 메종&오브제에서는 태어나면서부터 인터넷과 소셜 미디어 환경에 노출된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의 진보적인 성향에 대해 살펴볼 예정이라고 전했다.

 

 

 

 

올해의 디자이너, 마이클 아나스타시아데스

올해의 디자이너로 선정된 마이클 아나스타시아데스 Michael Anastassiades는 특히 메종&오브제와 인연이 깊다. 중동 국가 키프로스 출신으로 자신의 이름을 딴 브랜드를 2007년 메종&오브제를 통해 처음 선보인 바 있다. 그런 그가 올해의 디자이너로 다시 돌아온 것. 그는 부피감 있는 구, 선, 원 등을 사용해 불확실성과 불균형을 포용하며 풍성한 아름다움을 표현한다. 사실 그는 조명 디자이너로 잘 알려져 있지만 B&B 이탈리아, 허먼 밀러, 까시나, 뱅앤올룹슨 등 유명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가구와 스피커 등을 디자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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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 웨이스트 라이프

제로 웨이스트 라이프

제로 웨이스트 라이프

SUSTAINABLE FUTURE
극단적인 환경 변화가 우리 삶에 위협이 되기 시작하면서 많은 이들이 ‘지속 가능성’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먹거리뿐 아니라 예술, 패션, 주거 등 전방위로 확대되고 있는 지금의 라이프스타일 트렌드를 살펴봤다.

 

제로 웨이스트 라이프
지속 가능한 소비를 통해 건강한 지구 환경을 만들어나가는 데 힘 쓰는 더 피커의 송경호 대표에게 건강한 소비란 무엇인지 물어봤다.

 

 

더 피커는 제로 웨이스트 라이프스타일 컨셉트의 플랫폼이다. 언제, 어떻게 시작되었나?

2016년에 시작했다. 그 당시 다양한 분야에서 쓰레기 처리 과정을 두고 노력하는 분들이 있긴 했지만, 왜 이렇게 끊임없이 문제가 심화되는지 앞뒤가 안 맞는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 속에 무언가 빠진 고리가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쓰레기가 나오게 되면 그것을 처리하는 방식도 중요하지만, 애초에 양적인 부분을 줄이는 제로 웨이스트, 프리사이클링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더 피커를 열게 되었다.

더 피커는 어떤 곳인가?

크게는 식재료와 생활용품으로 나뉜다. 식재료는 농장 직거래를 통해 쌀류, 곡류, 콩류 등으로 상시 운영되고 있다. 이 또한 생산 과정에서 쓰레기를 줄이는 것에 초점을 두어 비닐하우스와 무농약을 지양하고 농기계를 적게 쓰는 등의 기준이 있기 때문에 대형 농장보다는 다품종 소량 생산하는 분들과 거래하고 있다. 리빙 제품은 부엌, 욕실 등 전반적인 생활용품으로 나뉜다.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제품 가운데 플라스틱이나 일회용품을 줄일 수 있고, 또 우리가 세운 기준으로 생산, 유통되고 사용하고 나서 폐기되는 과정에서도 쓰레기를 최소화할 수 있는 것 위주로 선정했다.

더 피커의 컨셉트인 제로 웨이스트와 프리사이클링이란 정확히 무슨 뜻인가?

프리사이클링과 비슷한 단어로는 업사이클링과 리사이클링이 있다. 두 가지 모두 이미 나온 쓰레기를 다시 제품화하거나 재사용하는 기능이라면, 프리사이클링은 순환되는 쓰레기 자체가 원천적으로 생기지 않게 하는 행동 양식을 말한다. 제로 웨이스트도 재활용을 할 만한 쓰레기조차 만들지 않는 생활양식을 뜻하기 때문에 같은 결을 지니고 있는 비슷한 의미로 보면 될 것 같다.  

이곳은 쇼핑 방법도 색다르다. 직접 용기를 가져와야만 구입할 수 있나?

맞다. 장바구니와 주머니 등을 직접 챙겨와 필요한 만큼 담아서 구입하는 방식이다. 용기를 챙겨오지 않았을 경우 사용할 수 있도록 깨끗하게 세척된 재활용 용기가 구비되어 있다.

일상에서 환경을 살리기 위해 쉽게 실천할 수 있는 팁을 공유해달라.

사람마다 직업도, 활동 시간대도 다르기 때문에 일단 어떤 제품을 써서 쓰레기를 줄여라 하는 것보다는 먼저 자신이 어떤 쓰레기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지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 내 경우는 욕실에서는 고체 비누와 대나무 칫솔을, 주방에서는 세제를 만들어 쓴다. 공산품을 사용하더라도 재활용할 수 있는 소재인지부터 봐야 한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건 이를 실천해보고, 그 노력의 끈을 놓지 않는 것이다.

최근 들어 눈에 띄는 친환경 아이디어나 제품이 있다면?

사실 많은 이들이 플라스틱이나 비닐이 썩게 된다면 세상이 바뀔 거라고 생각하는데, 그보다는 먼저 소비 문화가 회복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떤 제품을 써서 세상을 바꾼다기보다는 조금 더 오래 쓰고 고쳐 쓰는 등 물건에 대한 애착과 소통이 필요하다. 기술이 발전해 상용화되기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할 텐데, 사실 쓰레기 문제는 나날이 심각해지고 있어 기술의 발전만 기다리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있다. 요즘은 야외 행사 시 다회용 컵을 대여해주는 서비스 등 일회용품을 줄일 수 있는 아이디어를 심화해 창업하는 분이 늘고 있는 듯하다.

숍 외에도 외부 행사나 이벤트를 진행하는가?

작년부터는 기업과 협업하거나 정부의 환경 관련 부처와 함께 정책 관련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자급자족을 키워드로 기술적인 반전보다는 옛날에 쓰레기가 없을 때는 어떻게 살았지 하는 생각으로 돌아가 세제와 화장품, 다회용 랩 등을 만들어보는 클래스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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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그래퍼 이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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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없는 행사

쓰레기 없는 행사

쓰레기 없는 행사

SUSTAINABLE FUTURE
극단적인 환경 변화가 우리 삶에 위협이 되기 시작하면서 많은 이들이 ‘지속 가능성’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먹거리뿐 아니라 예술, 패션, 주거 등 전방위로 확대되고 있는 지금의 라이프스타일 트렌드를 살펴봤다.

 

쓰레기 없는 행사
버려진 일회용품으로 가득한 축제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트래쉬 버스터즈는 과감히 쓰레기 없는 페스티벌을 꿈꾸었다.

 
테스트를 위해 개최한 서울 인기 페스티벌 현장. 축제 참가자들로부터 예상치도 못했던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식기 대여와 분리수거 서비스를 시행하기 위해 설치한 트래쉬 버스터즈 부스.
  많은 사람들이 한바탕 신나게 즐기는 축제, 그 이면에는 산처럼 쌓인 쓰레기 더미가 잔해처럼 남아 있다. 트래쉬 버스터즈는 축제가 남기고 간 쓸쓸한 뒷모습에 주목했다. 쉽게 쓰고 버리는 것이 일상화된 현시대에서 개인의 노력만으로 넘쳐나는 쓰레기를 줄이기에는 역부족이다. 그들은 여럿이 모여 함께 나선다면 큰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 거라 믿었다. “함께 움직일 수 있는 장이 마련되면 반드시 변화의 지점이 생길 거라 생각해요. 시스템만 갖춰진다면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니니까요.” 축제 기획자와 디자이너, 브랜드 컨설턴트로 활동했던 각 팀원과 매거진이 각종 굿즈를 제작해 업사이클링 운동을 이어온 ‘져스트 프로젝트’는 그들의 활동 반경을 넓히는 데 큰 보탬이 됐다. “축제에 사용된 일회용품은 평균 1인당 3.5개 이상이에요. 일회용품을 대체할 수 있는 다회용 식기를 자체적으로 제작해보고자 했죠. 그것이 변화를 향한 우리의 첫 시도였어요. 여러 번 사용할 수 있는 식기를 만든다면 3000명 정도가 참여하는 축제를 기준으로, 1만 개 정도의 일회용품 사용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죠.”  

트래쉬 버스터즈의 시그니처 컬러인 오렌지 색상이 인상적인 의류 굿즈는 브랜드 가치를 한껏 높이는 데 일조했다.
  쉽게 오염되지 않고, 환경호르몬이 검출되지 않아 무해한 폴리프로필렌으로 제작한 식기류는 여러 번 사용할 수 있을뿐더러 또 그것을 녹여 원료로 만드는 과정을 거치면 몇 번이고 재가공할 수 있어 효율적인 자원 순환이 가능하다. 브랜드의 정체성을 담은 오렌지 컬러와 아기자기한 디자인도 제품에 매력을 더한다.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그들은 지난해 개최된 ‘에코 페스트 인 서울’ 등의 축제에서 자체 부스를 설치해 다회용 식기 대여 서비스를 실시했다. 쓰레기통 설치, 분리수거 서비스도 함께 실시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쓰레기 배출을 줄이는 데 적극 실천하고 있다. 축제 외에도 소규모 행사가 열리는 영화관과 경기장 등 일회용품을 사용하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트래쉬 버스터즈는 달려간다. “우리가 추구하는 신념이 단순히 환경과 관련된 이슈를 넘어 ‘함부로 버리지 않는’ 라이프스타일로 이어질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러니 조금 더 노력해야죠.” 영화 <고스트 버스터즈>의 유령 사냥꾼을 모티프로 한 로고처럼 축제 행사장에서 넘쳐나는 모든 쓰레기를 잡겠다는 포부로 오늘도 그들은 맞서고 있다.  

일회용품을 대체할 목적으로 제작된 야외용 식기. 인체에 무해한 필리프로필렌으로 제작되어 여러 번 사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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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sistant editor 이호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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