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STAINABLE FUTURE
극단적인 환경 변화가 우리 삶에 위협이 되기 시작하면서 많은 이들이 ‘지속 가능성’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먹거리뿐 아니라 예술, 패션, 주거 등 전방위로 확대되고 있는 지금의 라이프스타일 트렌드를 살펴봤다.
우리의 십 년 후
십년후연구소의 송성희 소장을 만나 환경을 생각하는 그들의 유의미한 활동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십년후연구소라는 이름이 인상적이다. 어떻게 시작된 것인가?
기후변화와 환경문제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 모여 만든 연구소다. 십년 후에도 지속 가능한 삶과 관계성 회복을 고민하던 2012년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참고로 십년은 물리적인 시간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십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 속담에 나오는 그 십년이다.
은하수 공기청정기를 개발한 계기는 무엇인가?
처음에는 우리가 직접 쓰려고 만들었다. 시중에 판매되는 고가의 공기청정기는 사고 싶지 않았다. 가격뿐 아니라 기업들이 미세먼지에 상당한 책임이 있는 주체인데 거기에 덜미 잡히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DIY형 공기청정기를 만드는 CAC라는 업체와 함께 논의해서 만들었다. 디자인이 무척 최소화된 듯하다. 재료, 제조 과정 등을 최소화해 탄소 배출을 최대한 줄이려 했다. 보다시피 헤파필터 위에 컴퓨터에 쓰이는 쿨링팬을 올린 게 전부다. 필요없는 것은 과감히 생략했다. 포장과 유통 역시 마찬가지다.
미세먼지의 진짜 원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미세먼지의 직접 배출원은 공장에서 돌리는 기계나 자동차 매연, 석탄 화력발전소 같은 것들이다. 그런데 그런 직접 배출원이 갑자기 많아진 것이 아니지 않나. 중국이 세계 공장의 기능을 맡기 시작한 것은 꽤 된 이야기다. 즉 지구의 기후변화 문제도 상당하다고 할 수 있다. 본래 미세먼지는 바람이 불면 확산된다. 그런데 바람이 불지 않는다면? 어제 발생한 미세먼지 10에 오늘의 10이 합쳐지면 20이 될 것이다. 바람은 온도차에 의해 생긴다. 차가운 공기와 따듯한 공기가 만날 때 생기는데, 그 온도차의 대비가 낮아지며 바람이 약해지고 있다. 요즘 북극은 겨울에도 영상을 기록한다.
이렇게 환경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무엇인가?
귀농해서 농사를 지었는데 산불이 난다. 그러면 그간 축적해놓은 것이 쓸모없는 일이 되지 않나. 지구 단위의 문제는 우리의 문제이기도 하다. 기후변화도 그렇다. 집 밖에 안 나가고는 살 수 없다. 나는 그렇게 유지한다고 치더라도, 나만 무사하면 되는 것은 아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결국 집 밖의 공기도 해결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공기청정기를 만들고 이웃들과 나누어 쓰고 있다. 기후변화의 심각성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말이다. 최근에는 다행스럽게도 이런 이야기를 하는 메신저가 많이 늘었다.
쿨루프 사업도 전개하고 있다고 들었다. 환경에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 궁금하다.
쿨루프는 태양광 반사율을 극대화한 흰색 페인트다. 스키장에 가면 하얀색 눈이 빛을 반사시켜 눈을 뜨기 힘들지 않나. 같은 원리다. 옥상에 하얀색 쿨루프 도료를 칠해서 빛을 반사시키면 지구가 열을 덜 머금게 된다. 북극이 녹고 있고, 바다 면적은 자연스레 더욱 넓어지고 있다. 그런데 물은 열을 흡수한다. 따듯한 물이 빙하를 둘러싸고 있으니 얼음은 더욱 빨리 녹는다. 옥상에 쿨루프 도료를 칠하면 집의 온도뿐 아니라 지구의 온도도 떨어진다. 햇빛과 태양열을 75% 이상 반사해 28℃ 이상의 냉각 효과가 있다.
지구를 위해 일반인이 할 수 있는 실천법을 추천한다면?
지구를 사랑한다기보다 우리가 살기 위한 자구책이다. 개인 차원에서 당장 시행할 수 있는 것은 일단 전기자동차로 바꾸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 모두 유권자이지 않나. 내가 투표하는 정치인에게 솔루션을 요구하는 것이 중요하다.
베니스 비엔날레도 참가할 예정이라고 들었다.
비엔날레의 이번 주제가 ‘미래 학교’이다. 소주제 중 하나가 기후변화라서 참여 작가로 나가게 되었다. 지금 일어나고 있는 기후변화와 하나의 해결책이 될 수 있는 쿨루프에 대해 이야기할 예정이다. 직접 가지는 않고 작품만 보내려 한다. 기후변화를 이야기하면서 비행기 타고 거기까지 가는 것은 아닌 듯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