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의 디터 람스

모두의 디터 람스

모두의 디터 람스

신기한 경험을 한 적이 있다. 누군가의 사무실 한켠에서 그가 수집한 디자이너 디터 람스의 제품을 보는 것이 미술관 못지않게 즐거웠던 경험이다. 4560디자인하우스의 시작은 이렇게 작았다.

 

 

신기한 경험을 한 적이 있다. 누군가의 사무실 한켠에서 그가 수집한 디자이너 디터 람스의 제품을 보는 것이 미술관 못지않게 즐거웠던 경험이다. 4560디자인하우스의 시작은 이렇게 작았다. 개인 수집가는 이제 200평이 넘는 규모에서 디터 람스의 제품을 연대별로 둘러볼 수 있는 뮤지엄 형태의 공간을 오픈하기에 이르렀다. 카페와 라운지를 겸하고 있는 4560디자인하우스는 기존의 예약제를 잠시 접어두고 대중에게 문을 열었다. 디터 람스의 LE1 스피커부터 그가 브라운 Braun에 몸담았을 때 디자인한 생활용품뿐만 아니라 가구 브랜드 비초에, 매킨토시, 미드센트리 시대를 대표하는 가구와 조명 등도 집처럼 구성했다. 그중에서도 월 마운티드 오디오 2/3 Wall Mounted Audio 2/3가 설치된 디터 람스의 방을 재현한 공간은 마냥 들여다보고 싶을 만큼 묘하게 집중력을 불러일으킨다. 작년에 개봉한 영화 <디터 람스>를 본 이들이라면 더욱 재미있게 둘러볼 수 있을 듯. 음료가 포함된 입장료 1만5천원이아깝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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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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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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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숍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숍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숍

인터넷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프랑스에서도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한 흥미로운 온라인숍이 생겨나고 있다. 메종 엘레멍테르는 예술가들이 수작업으로 제작한 인테리어 제품을 판매하는 독특한 숍이다.

 

 

현실이 될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던 코로나19 사태는 여전히 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희망적 혹은 부정적 예견이 여기저기서 쏟아지고 있지만, 코로나19 사태 이전과는 다른 세상이 펼쳐질 거라는데에는 많은 사람이 동의하는 것 같다. 특히 포스트 코로나 시대는 비대면 방식이 주를 이뤄 사람과 사람의 접촉이 줄어들 거라는 의견이 주를  이룬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편리한 택배 서비스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비대면 방식이 어렵거나 어색하지 않다. 하지만 프랑스는 여전히 오프라인 방식으로 판매가 이뤄져 젊은 세대를 제외하고는 이제야 걸음마 수준이다. 몇 발짝만 걸으면 대형마트에서 저렴하게 물건을 구매할 수 있으며, 가까운 가게의 생계를 걱정하며 돈을 좀 더 주더라도 물건을 구매하는 문화가 있다보니 느리게 살아가는 것이 어쩌면 당연할 수도 있다.

 

 

예술가의 작품을 인터넷으로 구매할 수 있는 메종 알레멍테르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최적화 된 아트숍이라 할 수 있다.

 

2019년 프랑스 정부의 통계에 따르면 인터넷을 불편하게 생각하는 프랑스인은1300만 명에 달하는데, 이는 18세 이상 인구의 23%에 해당하는 수치다. 모든 것을 우리와 비교할 필요는 없지만 흥미로운 사실이 분명하다. 이번에 소개하는 메종 엘레멍테르 Maison Élémentaire는 오프라인 매장이 존재하지 않는 프랑스에서도 상당히 흥미로운 형태의 부티크다. 개인 예술가가 수작업으로 제작한 인테리어 소품을 온라인으로만 판매하는 곳으로 엘레멍테르는 ‘기본의,최소한’을 뜻한다. 사이트에서는 우리 생활에 필요한 실용적인 물건을 만날 수 있다. 실제 매장에 가서 눈으로 보고 만져본 후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아닌 만큼 메종 엘레멍테르는 모든 소품의 역사를 알 수 있도록 표기해 소비자가 믿고 구입할 수 있다. 모든 제품에 제조 국가, 원료의 원산지와 환경과 관련한 기준이 상세히 표시되어 있으며, 어떤 예술가가 어떤 의도로 어떤 재료를 사용해 만들었는지 설명해놓았다. 또한 구매자와 예술가가 의미있는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제작부터 배송까지 모든 부분에 예술가가 직접 참여하고 있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아직은 유럽을 제외한 지역은 배송 서비스를 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하지만 조금씩 발전해가는 프랑스인 만큼 북마크를 해두면 국내에서도 머지않아 이곳 제품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web www.maisonelementaire.com
instagram@maisonelementai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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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병관 (파리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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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ght! OCEAN, Plastic Dinner

Right! OCEAN, Plastic Dinner

Right! OCEAN, Plastic Dinner

버려지는 폐기물을 최소화해 제로웨이스트 디자인을 선보여온 가구 디자이너 문승지가 갤러리아백화점의 사회공헌 캠페인 ‘라잇! 오션’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플라스틱 디너>전은 무심코 버려진 플라스틱이 결국 먹이사슬을 통해 식탁에 오를 수 있다는 경각심을 일깨운다.

 

리사이클된 폐플라스틱 알갱이로 만든 누룽지 컬렉션.

 

갤러리아백화점이 플라스틱으로 인한 해양오염에 대한 경각심을 환기하는 ‘라잇! 오션’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이 프로젝트는 2019년부터 진행된 ‘라잇! 갤러리아’ 캠페인 활동의 일환으로 지속 가능한 소비 문화와 올바른 가치를 확산시키기 위해 환경보호, 생명존중, 안전문화를 3대 영역으로 진행하는 사회공헌 캠페인이다. 이번 ‘라잇! 오션’ 프로젝트의 전시는 가구 디자이너 문승지와 세계자연기금 WWF가 손잡고 한 달간 온 · 오프라인에서 진행된다. 문승지 디자이너는 2013년, 글로벌 패션 브랜드 코스와의 협업으로 전 세계에 자신의 디자인을 선보인 이후 환경과 관련된 작업을 진행해왔다. 그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태안 학암포 해변에 버려진 폐플라스틱과 세계자연기금이 수거한 플라스틱 폐기물을 업사이클링해 제작한 조명과 테이블, 스툴, 의자를 선보인다. <플라스틱 디너>전은 온 가족이 함께하는 저녁 시간 동안 환경오염의 심각성을 공유하고 환경을 위해 작은 것부터 실천해 나가자는 작가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갤러리아 광교의 팝업 스토어에서 전시 및 판매되고, 온라인에서는 프로젝트의 취지와 스토리를 담은 영상을 확인할 수 있으며 갤러리아 공식 채널을 통해 진행된다. 문승지 디자이너와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작품의 구상부터 제작 과정, 환경문제에 대한 작가의 견해까지 들어봤다.

 

‘라잇! 오션’ 프로젝트에 참여한 가구 디자이너 문승지.

 

‘라잇! 오션’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평소 환경이나 해양 쓰레기 문제에 관심이 많았다. 가끔씩 환경과 관련된 작업을 진행한 적이 있었는데, 마침 한화 갤러리아 팀의 제안으로 참여하게 되었다. 디자이너로 이런 문제 의식을 담은 작업을 진행할 수 있어 개인적으로 매우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그간 환경 관련 문제를 다뤘던 작품에 대해 설명해달라.

가장 오래된 작품은 코스와 협업해 제작한 ‘포 브라더스’다. 국제 규격으로 유통되는 합판 한 장에 산업 쓰레기를 최소화해 총 4개의 의자를 만들어냈다. 이를 시작으로 수년간 산업 폐기물을 최소화할 수 있는 개념의 의자 및 가구 컬렉션을 진행해왔다. 그중 ‘이코노미컬 체어’는 조금 더 의자의 구조와 유통 과정을 고려해 디자인하고 버려지는 나무의 손실을 최소화해 대중적으로 접근했다. 2019년에는 파라다이스 ZIP과 개인전을 열었고 ‘아나바다’ 운동의 오마주 전시 <쓰고쓰고쓰고쓰자>전을 진행하며 평소 환경문제에 대해 고민했던 결과물을 관객들과 공유했다.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 제작한 작품의 컨셉트는 무엇인가?

해양 플라스틱으로 인해 바다는 점점 오염되고 해양 생태계는 무너지고 있다. 병든 물고기는 결국 우리의 저녁 식탁에 오르게 된다. 흔한 일상인 저녁 식사 시간처럼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환경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단번에 해결책을 마련하기보다 일상에서 대화의주제로 이끌어내는 행위가 어쩌면 환경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시작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기회를 ‘플라스틱 디너’라 설정하여 이 시간에 오를 수 있는 메뉴(작품)를 제작했다.

플라스틱을 모아 가구 형태로 만든 점이 특이하다. 어떻게 구상했는가?

우리가 즐겨 먹는 누룽지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했다. 플라스틱 의자의 생산이 누룽지가 만들어지는 과정과 흡사했고 누룽지가 만들어지는 원리를 작품을 만드는 과정에 적용했다. 기존 플라스틱 의자의 복잡한 생산 공정을 대폭 축소해 누룽지를 만들 듯이 조금 더 쉽게 의자를 만들었고 스토리가 녹아 있는 ‘누룽지 컬렉션 Crispy Rice Collection’을 플라스틱 디너 전에서 선보이게 되었다.

 

주재료가 된 폐플라스틱은 학암포 인근 해안에서 수거했다.

 

주재료를 수거하기 위해 마주한 학암포 인근 해안의 모습은 어떠했나?

너무 아름다운 바다였다. 처음 해안에 들어섰을 때 그 아름다움에 매료되어 나도 모르게 사진을 찍고 있었다. 하지만 아름다운 풍경 이면에는 우리 인간이 남기고 간 수많은 흔적이 있었고,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인간의 무책임함과 방관에 대해 부끄러움이 느껴졌다.

작품 과정에서 또 다른 쓰레기가 나오기 마련이다. 쓰레기를 최소화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나?

작품을 제작하거나 생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를 나 혼자만의 힘으로 막기에는 사실 역부족이다. 다만 재활용 플라스틱을 활용해 제작하고 그 과정에서 실패한 플라스틱을 다시 녹여서 의자를 만들 수 있었다. 대량생산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플라스틱이라는 소재를 작품에 활용하게 되면서 보다 간소화된 플라스틱 의자의 제작 몰드를 만들었다.

그 제작 과정이 궁금하다.

리사이클된 플라스틱 알갱이를 금속과 나무의 열전도율 차이를 활용해 디자인한 의자 몰드에 담고 오븐에서 4~5시간가량 구웠다. 구워져 나온 몰드가 식으면 안에 쌓여 있던 플라스틱 알갱이를 밖으로 부어서 빼냈고 열전도율 차이로 인해 금속 부분에만 플라스틱 알갱이가 붙어서 의자 형태의 덩어리가 되는데, 이것을 실제 가구로 사용할 수 있도록 샌딩 및 후가공 처리를 해서 탄생한 것이 ‘크리스피 라이스 컬렉션’이다.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느낀 점은 무엇인가?

직접 해양 쓰레기를 마주해보니 관심을 넘어 행동해야 할 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이 문제가 우리의 현실에 가깝게 접근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환경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은 개인마다 다르겠지만, 디자이너라는 시각을 통해 환경문제에 접근하고 내가 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싶었다. 한화 갤러리아와 세계자연기금과 함께한 이번 프로젝트처럼 기업이나 단체에서 보다 많은 크리에이터들과 다양한 사회적인 프로젝트를 기획해 더 큰 선한 영향력을 끼쳤으면 좋겠다.

앞으로 계획한 또 다른 환경 관련 프로젝트가 있나?

해외의 단체들과 해양 쓰레기 문제와 관련한 또 다른 프로젝트를 논의하고 있다. 사실 환경운동가도 아니고 내 이야기가 환경문제를 해결하는 데 얼마나 도움이 될지 모르겠지만, 그저 디자이너로서 환경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이런 작은 관심이 조금 더 세상에 이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이유 있는 디자인을 할 수 있게 하는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을 만든다고 생각한다. 이제는 조금 더 대중에 가까이 다가설 수 있는 디자인에 집중할 생각이다. 그 디자인에 환경을 대하는 나의 생각이 자연스럽게 녹아들 거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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