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에서 시작된 리사이클링 가방 브랜드 프라이탁은 여전히 감각적인 힙스터 사이에서 인기를 누리고 있다.
프라이탁은 1993년, 스위스의 그래픽디자이너인 마커스와 다니엘 프라이탁 형제에 의해 시작된 브랜드다. 그들은 자전거를 타고 다녀도 비에 젖지 않는 가방을 원했고, 방수천을 덮은 대형 화물차에서 영감을 얻어 최초의 가방인 메신저 백을 만들었다. 5년 이상 쓰인 방수천, 자전거 바퀴 속 고무, 폐차 안전벨트의 결합으로 탄생한 이 착하고도 감각적인 가방은 특유의 쩍쩍거리는 지퍼 소리와 묵직한 가방의 무게 같은 단점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그 이유에 대한 분석은 각기 다르겠지만, 아무래도 사람들은 프라이탁이라는 브랜드가 지닌 뉘앙스, 이미지 같은 것을 사랑하는 것이 아닐까. 투박한 가방 하나 메고 자유롭게 도시를 질주하는 힙스터의 이미지. 게다가 지구를 생각하는 착한 마음까지(진정성 있는 힙스터들이 현재 가장 열광하는 그것 말이다). 더군다나 프라이탁은 계속해서 발전하고 있다. 다양한 이슈를 양산하며 여전히 힙하고 감각적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는 것이다. 올해 초에는 데이트 앱인 틴더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만든 가방 교환 온라인 플랫폼 S.W.A.P.을 론칭했다. 프라이탁을 너무 오래 사용해서 애정이 식어버린 권태기 유저들을 위해 교환의 장을 마련했다. 공식 홈페이지에 접속해 갖고 있는 프라이탁 가방을 업로드하면 다른 유저들의 다양한 가방을 볼 수 있는데, 상대방의 가방이 마음에 들면 오른쪽으로, 마음에 들지 않으면 왼쪽으로 카드를 밀면 된다. 매칭이 성사되면 당사자들이 직접 만나 장소를 결정하고 가방을 교환하면 된다고. 프라이탁이 코로나19에 대처하는 자세도 흥미롭다. 프라이탁은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지 오래지 않은 몇 달 전, 화상 전화를 통해 가방을 주문 제작할 수 있는 온라인 DIY 공방 서비스를 시작했다. 취향에 따라 앞과 뒷면, 바닥, 손잡이를 선택하고 남은 원단을 추가로 선택해 외부 포켓까지 디자인할 수 있다. 완성된 DIY 백은 2~3주 후면 받아볼 수 있다고. 이렇게 다양한 시도를 거듭해온 프라이탁은 벌써 올해로 25주년이 되었다. 앞으로도 꾸준히 감각적이었으면 한다. 유행이 초 단위로 지나가는 요즘, 오래도록 살아남는 멋진 브랜드가 몇몇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 노인이 되어서도 프라이탁을 들 수 있는 그날을 꿈꾸며. 그리고 프라이탁이 어울릴 만큼 멋진 노인이 되기를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