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을 초월해 많은 사람이 우아한 곡선미가 주는 단순한 아름다움과 클래식함에 열광하며 이토록 자주 애용하는 디자인 의자가 있을까. ‘의자 중의 의자’라는 수식어가 어울리는 톤 사의 제품이 그 주인공이다.
유럽 여행의 묘미 중 하나는 노천에 놓인 둥근 의자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잠시나마 여유를 즐기는 것이다. 유럽의 레스토랑과 비스트로, 카페 등지에서 볼 수 있는 클래식하면서도 기능적인 곡선 의자의 정체는 무려 15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하는 톤 Ton의 ‘체어14’다. 커피의 도시 비엔나에 있는 많은 커피숍에서 볼 수 있는 이 의자는 오늘날 카페 체어의 아이콘이 되었다. 19세기 당시 가구업계의 한 획을 그은 미하엘 토넷 Michael Thonet이 개발한 벤트 우드 방식으로 만든 최초의 의자이기도 하다. 미하엘 토넷은 이외에도 로킹 체어 Rocking Armchair와 현대건축의 거장 르 코르뷔지에가 애정하는 곡선 형태의 팔걸이가 있는 의자 등 수많은 아이코닉한 의자를 출시했다. 이 모든 제품은 단순해 보이지만 아름다 운 곡선과 가볍고 튼튼한 내구성이 돋보이며 합리적인 가격을 자랑한다는 특징이 있다.
나무를 이용한 가구 디자인의 역사를 살펴보면, 1861년 미하엘 토넷이 개발한 벤트 우드 방식이 세상에 등장하기 전과 후로 나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전까지는 나무를 자르고, 깎아서 가구를 만들었지만 미하엘 토넷의 벤트 우드 공법으로 곡선 형태의 디자인 역사가 시작되었다. 벤트 우드 공법은 너도밤나무를 막대 형태로 가공해서 수분이 가득한 가마에 넣어 100°C의 온도에서 찐 후 한 시간 동안 건조시키고 금속 틀에 넣어 모양에 맞게 구부리는 것을 말한다. 이는 가구를 곡선 형태로 만들었다는 혁신으로 그치지 않았다. 미하엘 토넷은 제품을 각각의 부분으로 분해해 조립하는 방 식으로 대량생산 체제를 도입함으로써 제작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췄다. 오랜 시간을 지나오며 미하엘 토넷의 가구를 생산하는 회사는 여러 갈래로 나뉘었지만, 이런 혁신을 이어가며 지금까지도 그 원칙을 지키는 곳이 바로 체코의 톤이다. 톤 사가 있기까지의 스토리는 1861년 토넷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설립한 지 10년만에 매년 30만개의 제품을 생산하며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고, 목공을 가르치는 전문학교와 유치원,직원용 사옥, 마을의 도로 건설 등 직원과 지역의 복지 향상을 위해 노력하는 브랜드로 성장했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토넷은 정부 소유의 기업이 되었으나 1953년 회사명을 톤 Ton으 로 변경했으며 1994년 다시 주식회사가 되었다.
톤은 체코어로 Tov rna na Oh ban N bytek의 줄임말로 벤트 우드 가구 공장을 뜻한다. 지금까지 타임리스한 클래식한 디자인뿐만 아니라 벤트 우드 공법을 한 단계 발전시켜 많은 디자이너들과의 협업을 통해 끊임없이 진 보하고 있다. 설립 150년을 기념해 ‘체어 14’의 디자인을 재해석한 ‘체어 002’ 를 출시하는가 하면, 세계 최초로 양쪽 방향으로 나누어 원목을 구부린 스플릿 컬렉션 Split Collection과 같이 창의적인 디자인과 높은 퀄리티를 자랑하는 기술로 레드닷 디자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오늘날 톤은 혁신가였던 미하엘 토넷의 정신을 계승하며 다양한 예술적 시도를 제품에 담아내고 있다. 아름다운 디자인과 내구성을 지닌 제품은 시간이 흘러도 예술적인 가치가 퇴색하지 않는다. 지금까지 세대를 아우르며 이어온 벤트 우드 기술처럼 톤의 모든 제품은 다음 세대에 물려줘도 전혀 손색없을 만큼 여전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