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노멀 시대에 걸맞은 색다른 시도와 무한한 가능성이 엿보였던 제18회 런던 디자인 페스티벌의 하이라이트를 모았다.
버려진 것에 불어넣은 새 생명
대만 출신의 산업디자이너 리앙 정 첸 Liang Jung Chen은 어린 시절부터 사람들이 쉽게 지나칠 수 있는 사소한 것을 유심히 관찰하는 것을 즐겼다고 한다. 그녀는 버려진 철기류에서 흥미와 가능성을 발견했고, 이를 독창적인 방식으로 재해석한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런던의 키오스크 N1C 전시관에서 진행된 는 일상생활에서 쓸모없어진 철기류를 색다른 시각으로 재해석한 팝업 형태의 컨셉트 스토어로 운영됐다. 대만에서 수집한 다양하고 실용적인 철기류는 그녀만의 독창적인 아이디어와 유머러스한 감각이 더해져 새롭게 탄생했다. 리앙 정 첸의 작품은 일상에서 무심히 지나칠 수 있는 평범한 물건도 다시금 되돌아보게 만든다.
web liangjungchen.com
14개국에서 펼친 가상 전시
코펜하겐 기반의 디지털 이커머스 플랫폼인 아도르노 Adorno가 주관한 ‘버추얼 디자인 데스티네이션 Virtual Design Destination’은 새로운 현실 The New Reality이라는 주제 아래 다양한 국가가 참여한 가상 전시를 펼쳤다. 아도르노는 세계적인 디자인과 공예품을 소개하는 디지털 갤러리로 스웨덴, 프랑스, 루마니아, 리투아니아, 벨기에, 노르웨이 등 14개의 참가국에 코로나19로 인해 비롯된 상황, 즉 폐쇄 당시부터 직접 겪은 경험과 생각, 테마를 작품에 반영하도록 요청했다. 각국의 디자이너들은 성별과 도시, 기후, 고립, 치유 등을 주제로 작품을 완성했다. 아도르노는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관람객이 3D 모델링으로 된 컬렉션을 경험할 수 있도록 셀 스트리밍 플랫폼인 퓨리오스 Furioos와 제휴를 맺었고 관람객은 브라우저 또는 VR 헤드셋을 통해 이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덕분에 관람객들은 비디오를 통해 디자이너를 만나고 스마트폰을 사용해 작품을 집에 들이는 시연을 해보는 등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었다.
web www.adorno.design
정원에 들인 DIY 홈 오피스
런던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건축 및 제작 스튜디오 보아노 프리스몬타스 Boano Prišmontas는 저렴한 조립식 홈 오피스인 마이 룸 인 더 가든 My Room in the Garden을 선보였다. 큰돈을 들이지 않아도 만들 수 있으며, 하루 만에 쉽고 빠르게 구축할 수 있는 이 프로젝트는 모듈식 디자인으로 어떠한 크기와 형태의 정원도 손쉽게 설계할 수 있다. 보아노 프리스몬타스는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작업 공간과 가정을 결합할 수 있는 새로운 솔루션을 찾아야 했으며 효율적인 재택근무에 대한 해결 방안이 매우 시급해진 것이 이 프로젝트의 시작이라고 설명했다. 이 조립식 오피스는 우리 모두의 고민에 대한 해답이 될 뿐 아니라 누군가에게는 정원과 안뜰의 아늑한 포켓 공간이 되기도 한다. 또한 사무실의 임대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web www.boanoprismontas.com
이토록 기능적인 예술
예술과 디자인의 경계를 허무는 기능적인 작품을 전시, 제작하는 카펜터스 워크숍 갤러리에서 국제적으로 찬사를 받은 영국 디자이너 폴 콕세이지 Paul Cocksedge의 전시가 열리고 있다. 폴 콕세이지는 20여 년간 재료와 제조 공정에 대한 연구로 독창적이면서도 혁신적인 디자인을 선보이고 있다. 이번 전시도 그 연구 결과를 보여주듯 콘크리트, 강철, 목재, 암석 등의 산업 및 천연 재료를 활용해 8개의 테이블을 디자인했다. 금속 튜브로 만든 테이블은 마치 물 위에 물방울이 떨어진 듯하고 유리 상판 위로 돌이 솟아오른 테이블은 유리가 암석 위에 부드럽게 내려앉은 듯 매끄러운 물이 흐르는 것처럼 보인다. 영국의 숙련된 공예가와 협업해 만든 작품은 다양한 재료를 통해 자연을 새롭게 표현한 신선한 시도였다.
web www.carpentersworkshopgallery.com
도심 속 식용 정글
올해 LDF에서 가장 주목받았던 프로젝트를 꼽자면, 단연 랜드마크 프로젝트 ‘더 핫 하우스’일 것이다. 런던 기반의 건축 사무소 스튜디오 위브 Studio Weave가 상업 지구인 인터내셔널 쿼터 런던(IQL)에 지구온난화를 주제로 하는 온실 파빌리온을 설치했다. 이는 영국 기후에서 일반적으로 자라기 어려운 식물을 재배할 수 있도록 유리 온실에 서식지를 연출한 것으로 정원 디자이너 톰 매시 Tom Massey와 스튜디오 위브가 협업해 완성했다. 도심 속 정글과도 같은 이곳에는 구아바, 오렌지, 아보카도, 석류, 퀴노아, 망고, 고구마, 레몬, 사탕수수, 병아리콩 등의 작물을 재배할 수 있다. 더 핫 하우스는 1년간 운영될 예정이며 사계절에 걸쳐 변화하는 식물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많은 사람들에게 교육적인 효과와 함께 영감을 선사할 예정이다.
web www.studioweav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