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해 트렌드 예측 기관에서는 앞다퉈 올해의 트렌드를 예견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은 올해는 어떤 트렌드가 주목받을 것인지 사뭇 궁금하다. 코로나19로 인해 일상에 찾아온 변화는 어쩌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기회이자 지혜롭게 살아가기 위한 지침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LG하우시스 트렌드 세미나와 현대 L&C에서 발표한 디자인 트렌드를 바탕으로 각 분야 전문가와의 인터뷰를 통해 2021년의 트렌드를 살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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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안으로 들어온 초현실주의
by LG하우시스
대표적인 초현실주의 작가인 살바도르 달리의 작품 ‘기억의 영속’처럼 황량한 대지에 녹아가는 시계들이 늘어져 있거나, 갑자기 하늘에서 중절모를 쓴 신사가 비처럼 떨어지는 듯한 르네 마그리트의 작품 ‘골콩드’를 떠올려보자. 장소와 전혀 관계없는 엉뚱한 오브제가 등장한다. 꿈과 무의식의 세계를 나타내는 예술 사조인 초현실주의는 기존의 관념을 탈피하고 새롭고 창의적인 것을 표현한다. 매년 트렌드를 예측하고 발표하는 LG하우시스 트렌드 세미나에서는 초현실주의가 집 안에 적용될 거라고 전망했다. 집이라는 한정적인 공간에서만 모든 생활을 영위하다 보니 외부 활동을 집 안에서 시도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런 현상은 거실에 텐트를 두고 캠핑 분위기를 내거나 발리의 어느 리조트를 옮긴 것마냥 휴양지로 방을 꾸미는 것과 같은 초현실적인 형태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자신이 원하고 꿈꾸는 공간을 더욱 적극적으로 집 안에서 즐기기 시작한 셈이다.LG하우시스에서는 이를 ‘홈 캠프’ 트렌드로 정의했다. 코로나 블루로 잃은 활기를 되찾고, 현실에 대한 도피를 위해 초현실적인 무드가 집 안으로 들어올 것이라는 예측이다. 이들은 집을 꾸몄던 기존의 방식과 스타일에서 탈피해 그래픽적인 질감과 색상이 돋보이는 디자인과 키치한 가구, 인테리어 소품을 과감하게 들여 더욱 대담한 공간을 연출할 것을 제안한다. 인테리어에 창의성과 유머, 취향이 더해질 것이고,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이어가며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는 공간, 그 이상의 의미로 집은 재탄생할 것이다.
02
제대로 갖춘 홈 오피스
LG하우시스 트렌드 세미나에서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리서치 업체 가트너가 글로벌 기업 CFO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약 74%가 재택근무를 유지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는 우려했던 만큼 재택근무의 업무 효율성이 떨어지지 않았고, 근무지 유지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이점으로 인해 코로나19가 종식돼도 재택근무는 지속될 거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때문에 재택 생활의 장기화에 대비해 주거 공간을 다시 구성하고, 보다 전문화된 홈 오피스 가구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집에 별도의 사무 공간을 마련하지 않고 주로 식탁이나 거실에서 업무를 보고 있다. 재택근무가 장기화된다면 주거 공간에서 일과 일 외의 일상을 분리하는 것이 현명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업무를 위한 책상과 의자를 들여야 하는데, 이케아처럼 대중적인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에서도 인체공학적인 디자인의 책상과 의자 그리고 홈 스마트 앱과 리모컨으로 제어할 수 있는 스마트 조명을 출시하고 있다. 효율적인 재택근무를 위해 제대로 된 홈 오피스 가구의 구축이 그 시작점일 것이다.
INTERVIEW
by 이케아 코리아 인테리어 총괄 디자이너,
안톤 호크비스트 Anton Hogvist
2021년 주목해야 할 라이프스타일 트렌드는 무엇이며, 이는 일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집이라는 공간의 재구성이다. 새롭게 발견한 집의 기능이 많은 사람들을 변화하게 만들 것이다. 특히 방은 단순히 하나의 목적을 지니지 않고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는 유연한 공간으로 바뀌고 있다. 집 안의 레이아웃 구성은 단순히 가구를 배치하는 수준의 홈 퍼니싱을 넘어 개인의 니즈에 따라 변화할 것이다.
홈 오피스가 주목받고 있다. 어떻게 진화할 거라 생각하는가?
제대로 된 책상과 의자를 갖춘 홈 오피스로 업그레이드될 것이다. 재택근무를 할 때에도 식탁이 책상의 역할을 대신하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인체공학적인 솔루션을 찾게 될 것이다. 예를 들어, 인체공학적 설계가 특징인 이케아의 이도센 책상처럼 높이 조절이 가능한 제품을 찾거나, 스탠딩 책상 등에 대한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각기 다른 목적과 방식으로 공간을 구분하는 것도 필요하다. 공간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이케아 빙스타 하이백 암체어나 스크린을 놓거나, 기존 가구를 재배치하는 것이 일례가 될 것이다.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고 일상 공간과 분리하기 위해 방음 패널의 사용도 늘어날 것이다.
홈 오피스처럼 집에서 중요해지는 또 다른 공간이 있을까?
많은 사람들이 집 안을 청결하고 쾌적하게 유지하는 것에 대한 관심이 크게 증가했다. 미래에는 현관이 외부에서 유입되는 먼지나 오염 물질을 정화해주는 공간으로 변모할 수도 있다. 오염 물질을 집 안에 유입시키지 않으려면 집의 입구인 현관이 외부의 오염 물질을 가장 먼저 차단하는 기능을 담당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