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해 트렌드 예측 기관에서는 앞다퉈 올해의 트렌드를 예견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은 올해는 어떤 트렌드가 주목받을 것인지 사뭇 궁금하다. 코로나19로 인해 일상에 찾아온 변화는 어쩌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기회이자 지혜롭게 살아가기 위한 지침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LG하우시스 트렌드 세미나와 현대 L&C에서 발표한 디자인 트렌드를 바탕으로 각 분야 전문가와의 인터뷰를 통해 2021년의 트렌드를 살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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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식품도 식료품처럼 소비하는 세상
최근 면역력이 건강의 키워드로 떠오르면서 많은 이들이 건강한 음식에 관심을 기울이고 집중하고 있다. 미국 유기농 식품 체인 홀푸드에서 발표한 2021년 푸드 트렌드는 면역력을 향상시키는 건강식품도 마치 식료품처럼 소비하고, 그로 인해 영양 보충제와 식료품 사이의 경계가 모호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INTERVIEW
by YG푸즈 대표 노희영
2021년 우리가 주목해야 할 라이프스타일 트렌드는 무엇일까?
단연 비대면 라이프스타일(공연, 배달, 예배, 회의 심지어 회식까지도)일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삶은 어떻게 바뀔 것 같은가?
자신을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 사람을 일컫는 포미(For-me) 족이라는 신생어가 등장했다. 더 나아가 그들만의 리그 이전의 ‘더불어 사는 세상’ 같은 단어는 퇴색해가고 있으며, 타인에게 점점 문을 닫는 슬픈 세상이 오는 게 아닌가 싶다.
커피 한잔, 빵 한 봉지도 배달시켜 먹고, 유명 레스토랑까지 배달 서비스에 뛰어들었다. 외식 산업의 미래를 어떻게 예견하는가?
외식 산업은 더욱 성장할 수밖에 없다. HMR, 밀키트 등에서 차별화된 고급화가 시작될 것이다. 또 하나, 패키지에서는 친환경적인 그린 바람이 불 것이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다. 건강과 관련된 트렌드는 어떻게 진화할 거라 생각하는가?
건기식(건강기능식품)의 매출 속도가 급상승하고 있다. 이는 팬데믹 상황에서 방역을 매우 중요하게 내세우지만, 결국 인간에게는 건강한 식재료와 식습관 그리고 면역력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인식한 결과이기도 하다. 특히 면역력을 향상시키는 식품이 눈에 띄게 발전할 거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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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공간이 확보된 여유로운 집
LG하우시스에서 제안한 ‘펜트하우스’ 트렌드 테마는 널찍한 공간과 높은 천고를 지닌 집은 바이러스가 전파되는 가능성을 줄이는 효과가 있으며, 확장된 공간과 더불어 독립성이 보장된 개인 공간을 갖춘 집이 재조명받을 거라고 전했다. 이는 앞으로 또다시 발생할지도 모르는 팬데믹에 대비하기 위해 큰 불편함 없이 자가격리를 할 수 있도록 다양한 공간과 시설이 갖춰진 집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마치 파우더룸과 욕실, 응접실, 드레스룸 등이 모두 갖춰진 호텔의 스위트룸처럼 말이다. 그 어떤 외부 환경과 사회적 이슈에도 영향받지 않고 집 안에서 모든 것을 해결하고 편안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진정한 웰니스 라이프를 실현할 수 있는 개인 공간이 확보된 넓고 방이 많은 집이 트렌드로 부상할 전망이다.
INTERVIEW
by 홍익대 국제 디자인 전문 대학원 교수 나건
2021년 우리가 주목해야 할 라이프스타일 트렌드는 무엇인가?
라이프스타일을 분석하는 의식주 중에서 주의 트렌드를 주목해야 한다.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로 2000년 전 예수의 탄생과 비견할 만한 변화가 예상된다. BC(Before Covid)와 AD(After Disease)로 부를 수 있을 정도다. 재택근무. 재택수업 등 가족 구성원들이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증가하면서 주의 변화가 예상된다.
그렇다면 우리 삶은 어떻게 바뀔 것인가?
주의 변화에 따라 모든 종류의 거주 형태에서 업그레이드가 이루어질 전망인데, 그중에서도 개인의 공간 확보가 활발해질 것이다. 집=직장/학교의 개념을 현실화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이 예상된다. 새집을 지을 때 이런 요인의 작용으로 작은 집보다는 큰 집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좁더라도 개인 공간이 확보된 재구성이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것이다.
디자이너들에게 2021년은 새로운 기회이자 도전이 될 것이다. 디자이너들이 나갈 방향에 대한 조언 바란다.
디자이너들에게도 2021년은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질 것이다. 잘하는 디자이너와 못하는 디자이너로! 실력 있는 디자이너에 속하기 위해서는 다른 학문의 이해와 세상의 흐름, 더 나아가 인간에 대한 공감과 창의적 사고, 소통 능력 향상이 요구된다. 자신의 것을 지키면서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는 개척자 정신이 필요하다. 뉴노멀 시대에 새로운 기회와 돌파구를 찾는 이들이 많다.
그들에게 메시지를 보낸다면?
외부, 즉 다른 곳에 눈을 돌리기보다 자신에게 집중하라! 나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분석해 잘하는 것은 더 잘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부족한 부분은 보완하거나 잘하는 사람과의 윈윈 콜라보레이션을 추구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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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코니 대신 룸인룸
<트렌드 코리아 2021>의 저자 김난도 교수가 분석한 트렌드에 따르면 발코니를 확장하는 대신 방 안에 또 다른 공간을 만드는 룸인룸 현상에 주목했다. 이제 발코니를 활용해 다양한 여가 활동을 즐기는 이들이 늘어날 전망이다. 외부 활동이 제한됨에 따라 집에서도 외부의 자연환경을 느낄 수 있는 발코니가 재조명되고 있는 것. 때로는 홈 가든으로, 때로는 야외 영화관으로 또 햇살 좋은 날에는 홈 카페로도 변신하는 등 발코니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INTERVIEW
by 우미건설 전무 이혜영
아파트는 어떤 모습으로 진화할 거라 생각하는가?
과거는 집의 크기, 즉 아파트의 평수가 부의 상징이었다면 앞으로는 삶을 영위하고 다양한 기능을 수용할 수 있는 집이 각광받을 것이다. 하나의 기능만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다기능적인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공간, 즉 트랜스포머한 기능이 숨어 있는 캔버스 같은 집으로 진화할 것이다. 이런 경향은 실제로 아파트의 평면이 홈 오피스형 또는 다세대를 위한 평면으로 개발되고 있다. 이는 특화된 빌트인 가전 시스템의 출시 그리고 나아가 실내 구조를 바꾸기 어려운 벽 구조 대신 가변성이 높은 기둥식 구조를 도입해 유연한 공간 전환이 가능한 설계가 나타나고 있다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어떠한 형태의 발코니가 각광받을 것으로 예상되나?
집콕 생활과 건강과 자연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마당과 테라스에 대한 니즈가 커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과거에는 확장에만 집중되었던 발코니가 이제는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놀이 공간으로 변화하거나 홈트와 홈 캠핑을 위한 공간 또는 홈 카페를 꾸미거나 그린 팜을 설치한 텃밭의 기능을 부여하는 등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2030 세대는 어떤 스타일의 아파트를 지향하는가?
집의 경제적 가치만 강조했던 세대와 달리 이들은 집을 삶을 창조하는 공간이자 거주자의 미래지향적인 태도와 취향을 반영하는 곳으로 새롭게 인식하고 있다. 따라서 집을 많은 시간을 함께하는 공간으로 재정의하고 있다. 안방과 자녀 방, 거실처럼 사용자에 따라 구획되어 있는 경직되고 고정된 공간이 아니라 함께하는 시간과 개개인의 목적과 취향에 따라 꾸밀 수 있는 유연함을 갖춘 집, 즉 변화무쌍한 집을 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