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르크 판더르 코이는 그가 개발한 3D 프린팅 기술과 로봇 팔을 결합해 만든 특별한 가구를 선보인다. 그는 디자이너와 발명가, 그 사이 어딘가에 머물러 있는 듯하다.
네덜란드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가구 디자이너 디르크 판더르 코이 Dirk Vander Kooij의 시작은 에인트호벤 아카데미에서부터 시작된다. 졸업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있던 그는 버려진 플라스틱을 새로운 방식으로 접목해 가구를 제작할 수 없을까 하는 열망에 사로잡혔다. 그런 그의 눈에 자동차 공장 등에서 작은 부품을 대량생산하는 작업에 사용되다 버려진 로봇 매니퓰레이터가 눈에 들어왔다. 그는 로봇 팔이라고도 불리는 이 기계를 개조해 가구를 만들어볼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했다. 결국 저해상도 3D 프린팅에 사용되는 기술과 로봇 팔을 결합하는 시도를 꾀했다. 버려진 플라스틱을 가루로 만든 다음, 이를 로봇 팔과 이어진 노즐로 압출시킨 후 실처럼 뽑아내며 층층이 쌓아 형태를 구현하는 방식으로 말이다. 이러한 방식은 기존의 가구 제작 방식처럼 정형화된 일련의 과정을 요하지 않기에 제작에 있어 형태와 크기에 구애받지 않을 뿐 아니라, 시간까지 절약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러한 방식으로 제작된 그의 가구는 디자인 업계의 열렬한 주목을 받게 되며, 이 기술은 그의 시그니처처럼 자리했다. 특히 냉장고에 사용되는 특수 플라스틱으로 제작한 엔들리스 플로 로킹 체어 Endless Flow Rocking Chair로 그는 2011년 네덜란드 디자인 어워드를 수상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후 이 작품은 뉴욕 현대미술관 등 많은 박물관의 한 켠을 차지하게 됐다. 이외에도 마치 치약을 층층이 짜놓은 듯한 형상의 처비 체어 Chubby Chair 등의 작품이 런던의 비트라 디자인 뮤지엄 컬렉션에 선정되고, 화병이나 테이블, 조명 등 분야를 넓혀가고 있는 그는 네덜란드를 넘어 세계적인 인지도를 지닌 디자이너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