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르조그 앤 드 뫼롱의 미술관

헤르조그 앤 드 뫼롱이 함께한 M+미술관과 송은미술관

헤르조그 앤 드 뫼롱이 함께한 M+미술관과 송은미술관

스위스 건축 듀오 헤르조그 앤 드 뫼롱 Herzog&de Meuron이 설계한 두 개의 미술관이 홍콩과 서울에서 각각 개관한다.

 

 

스위스 건축가 헤르조그 앤 드 뫼롱의 모습. ©Herzog & de Meuron. All rights reserved Photo: Lucian Hunziker

건축가 듀오 자크 헤르조그 Jacques Herzog와 피에르 드 뫼롱 Pierre de Meuron은 아마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건축가일 것이다. 이들의 명성은 이미 2001년 건축가로서 최고의 명예인 프리츠커상을 수상했다는 것만으로도 짐작 할 수 있다. 헤르조그 앤 드 뫼롱이 만든 미술관으로는 영국 테이트 모던, 홍콩 타이퀀, 독일 괴츠갤러리, 베를린 현대미술관(개관 예정) 등이 있다. 이들이 설계한 홍콩 M+미술관이 11월 11일 개관하며, 서울의 송은 SONGEUN이 9월 30일 문을 열었기에 아시아가 들썩이고 있다. 헤르조그 앤 드 뫼롱은 홍콩에 이미 경찰서와 법원을 개조 한 타이퀀 전시 공간을 선보인 바 있지만, 한국에서 건축물을 선보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 더욱 화제를 모았다. 헤르조그 앤 드 뫼롱의 최신 건축물인 홍콩과 서울의 미술관을 자세히 살펴보자.

1950년생 스위스 바젤에서 태어난 동갑내기 헤르조그와 드 뫼롱은 7살 때부터 친구였고, 취리히연방공대에서 건축을 공부한 후 1978 년 함께 회사를 차렸다. 두 사람이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아트 페어인 아트 바젤이 열리는 바젤에서 태어났다는 것이 의미심장하다. 물론 M+미술관과 송은은 비영리 전시 공간이기에 아트 페어와는 다소 성격이 다르지만, 두 사람은 세계 각국의 미술 애호가들이 몰려드는 아트 바젤을 통해 현대미술의 중요성과 사회 문화적 성격을 일찍이 파악했을 것이 분명하다. 미술관은 단순한 건축물이 아니라 한 나라의 문화 척도이며 정치, 경제적으로도 중요한 영향을 끼친다. 때문에 그들은 건축물로 일상의 해결책을 제시할 뿐 아니라 디자인과 문화의 진화에 영감을 주는 물리적 구현체를 설계하는 것에 중점을 둔다. 그래서 초기에는 현지 리서치를 통한 재료, 재질, 공간과 자연에서 이어진 아름다움을 시적으로 표현한 건축물을 선보였고, 지역적 맥락과 문화에서 건축적 영감을 받은 미니멀한 요소의 건축 디자인을 선보이는 것이 이들의 특징이다.

 

14만 개의 녹색 세라믹 패널로 마감한 M+미술관의 외관은 홍콩의 고층 유리 건물들과 대비되어 아름다운 조화를 이룬다.

 

바다 건너 홍콩섬이 시원하게 보이는 M+미술관의 아름다운 풍경.

 

The Horizon Terrace, M+, Hong Kong. ©Virgile Simon Bertrand Courtesy of Herzog & de Meuron. Photo: Virgile Simon Bertrand

 

M+, Hong Kong. Photo: Virgile Simon Bertrand

HONG KONG 홍콩

먼저 M+미술관을 들여다보자. 20, 21세기의 홍콩과 글로벌 시각문화 예술을 모두 보여주자는 뮤지엄 앤 모어 Museum and More라는 의미에서 M+ 미술관으로 명명되었다. M+미술관은 아시아 최초의 현대 시각문화 미술관 Museum of Contemporary Visual Culture으로 현대미술 작품뿐 아니라 근대미술, 시네마, 건축, 디자인까지 모두 포함하는 광범위한 컬렉션과 전시를 과시하고 있다.

더불어 M+미술관은 홍콩 정부가 진두지휘하는 서구룡문화지구 시대 West Kowloon Cultural District(WKCD, 西九文化區)의 중심이기 때문에 2006년부터 개관이 확정되어 철저한 준비가 이루어졌다. 서구룡문화지구는 이미 복합 문화 공간 프리스페이스, 공연장 시취센터, 홍콩 아트 뮤지엄, 홍콩 고궁 미술관, K11 뮤제아 등은 이미 개관한 상태다. 이번 M+미술관의 개관으로 홍콩 문화 중심지가 센트럴에서 서구룡으로 단박에 자리를 옮긴다는 점이 더욱 흥미롭다. 홍콩섬에서 바라다보이는 M+미술관은 대단히 아름답고, 물론 M+미술관에서 바라보는 홍콩섬도 절경이다. 2015년부터 본격적인 공사를 시작한 이 미술관은 5년간의 공사 기간을 예상했는데, 7년이 걸려 완공되었다. 빅토리아 항구 해안에 위치하고 있으며, 간척지에 건축되었기 때문에 건축물의 견고함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총 6만5000㎡ 규모이며, T자를 거꾸로 눕힌 형상의 디자인이라 재미있다. 하단에 수평으로 된 거대한 공간이 있고, 그 위에 수직으로 18층 건물이 있는 것. 33개의 전시실, 교육센터, 시어터 3곳, 미디어 테크 라이브러리, 2곳의 뮤지엄숍과 레스토랑, 카페를 갖추고 있다. 미술관 외관은 녹색 세라믹 패널 14만 개가 감싸고 있다는 점이 특별하다.

 

The Atrium, 2/F, M+, Hong Kong Photo: Virgile Simon Bertrand. ©Virgile Simon Bertrand Courtesy of Herzog&de Meuron.

 

아트숍 디 아더 숍 The Other Shop의 전경. Display Wall Courtesy of M+.

 

11월 11일 개관을 앞두고 있는 M+미술관의 입구.

마치 우리나라의 기와처럼 보이기도 하는 세라믹 패널은 유리로 만든 고층 빌딩이 가득한 홍콩에서 독보적인 파사드를 과시하는 한편, 태양빛과 날씨를 조절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또한 뜨거운 습도와 온도로 인해 건축물의 부식을 방지하는 기능도 하는 것. 미술관의 남쪽 전면부는 5664개의 LED 튜브로 구성된 LED 미디어 디스플레이 화면이다. 가로 110m의 대형 디스플레이에서 앞으로 미디어아트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한다. 빅토리아 항구의 풍경이 M+ 미술관에서 새롭게 창조되는 것이다. 전망 좋은 카페는 개관 전 대중에게 공개한 상태다. 루프톱에는 여러 개의 레스토랑이 입점하는데, 우리나라의 미쉐린 2스타 레스토랑 모수도 포함되어 있다. 안성재 셰프가 오픈을 준비하기 위해 얼마 전 홍콩에 입국했다. 스타 건축가가 만든 미술관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진 M+ 미술관의 개관을 직접 보기는 어렵지만 내년을 기약해본다. 홍콩은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아직은 엄격한 자가격리를 거쳐야 하지만, 내년 아트 바젤 홍콩이 열리는 봄에는 한결 방문하기에 수월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M+미술관 부관장 정도련

M+ 미술관은 우리나라 큐레이터 정도련이 2013년부터 부관장을 맡아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화상 인터뷰로 정도련 부관장을 만나 궁금한 점들을 물어보았다. “개관을 맞이해 총 6개의 전시가 선보입니다. <홍콩: 히어 앤 비욘드>는 1960년대부터 현재까지의 홍콩의 변화와 독특한 시각 문화를 보여줍니다. <M+ 지그 컬렉션 Sigg Collection: 혁명에서 세계화까지>에서는 우리 미술관 컬렉션의 근간이 된 스위스 컬렉터 울리 지그 Uli Sigg의 컬렉션 중 1970년부터 2000년대까지의 중국 현대 미술 발전 연대기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M+미술관은 울리 지그가 1510점의 작품을 기증한 것이 널리 알려져 중국 현대미술 위주의 미술관으로 생각하는 이들이 많은데, 근대미술, 시네마, 건축, 디자인까지 아시아 최초의 현대 시각 문화 미술관이라는 아이덴티티는 굳건하다. “모든 전시와 작품을 다 추천하고 싶지만, 몇 개만 미리 말씀 드릴게요. 영국 미술가 안토니 곰리가 2003년 중국 광동의 작은 마을에서 주민 300명과 15cm 정도 크기의 점토 인형 수 만개를 만들었습니다. <아시안 필드 Asian Field> 전시에서 전시장을 가득 메운 이 놀라운 작품을 만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요절한 일본 디자이너 구라마라 시로가 설계한 신바시의 스시 레스토랑을 통째로 구입해서 홍콩으로 가지고 왔습니다. 미술관에서 만나는 레스토랑 디자인이 대단히 흥미로울 것입니다.” 글로벌 미술관이다 보니 한국 미술가의 작품도 대거 선보일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M+미술관은 백남준 작품 연구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미디어 아티스트 그룹 장영혜중공업의 모든 작품을 컬렉션해서 화제다. 거대한 LED 외관에서 장영혜중공업의 작품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개관 전시에 등장하는 작품은 모두 미술관 컬렉션이며, 전 세계 760명 작가의 1700여 점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니 놀랍다. M+미술관은 홍콩 정부가 아트 도시 홍콩의 사활을 걸고 20여 년 전부터 준비한 아트 허브이자, 최고의 아시아 시각 미술 컬렉션을 갖춘 최고의 미술관임에 분명하다. 특히 디자인과 건축마저 다루고 있다는 점은 미국의 MoMA, 영국의 V&A미술관과 비견될 만하다. 정도련 부관장뿐 아니라, 큐레이터와 보존전문가 등이 다국적으로 구성되었다고 하니 글로벌 미술관으로 발돋움하기에 한결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홍콩 미술가 우시우스 웡의 작품. Wucius Wong, Thoughts Across the Lands, 1970, Ink and Acrylic on Paper, 183.6×95.2cm. ©M+, Hong Kong

 

스위스 컬렉터 울리 지그가 기증한 컬렉션에 포함된 중국 미술가 장 샤오강의 작품. Zhang Xiaogang, Bloodline–Big Family No. 17, 1998, Oil on Canvas, 149×180. 2cm, M+ Sigg Collection, Hong Kong. by donation. ©Zhang Xiaogang.

 

중국 미술가 장 웨이의 작품. Zhang Wei, Fusuijing Building, 1975, Oil on Paper, 48×41×3cm, M+ Sigg Collection, Hong Kong. ©Zhang Xiaogang.

 

Archigram, Archigram 5 1964, Printing Ink on Paper, M+, Hong Kong. ©ARCHIGRAM ARCHIVES

 

SEOUL 서울

은박으로 장식한 수려한 지하 내관. ST 송은빌딩 2021 ©SONGEUN Art and Cultural Foundation and the Artist/Jihyun Jung. All Rights Reserved.

 

삼각형으로 우뚝 솟아 있는 송은의 외관. ST 송은빌딩 2021 ©SONGEUN Art and Cultural Foundation and the Artist/Jihyun Jung. All Rights Reserved.

“예술과 예술가, 대중과 컬렉터 모두에게 효율적인 공간을 어떻게 만들 수 있을지 고민했습니다. 모두를 위한 공간이 되기 위해서는 그곳을 둘러싼 다양한 요구에 대해 검토해야 하지요. 그래야 미술관이 어번 라이프스타일의 새로운 중심지로 자리 잡을 수 있습니다. 송은문화재단의 새로운 미술관이 서울의 다양성과 문화 발전에 보탬이 되기를 바랍니다.” 헤르조그 앤 드 뫼롱은 미술관 설계에서 중요한 것은 예술과 사람이 함께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했다. 서울에서 가장 상업적인 청담동 한복판에 자리한 이곳은 홍콩 M+미술관과는 완전히 달라 보이지만, 한편으로는 공통점도 있다. 지하 공간의 적극적인 활용과 LED 를 이용한 미디어 파사드가 외관에서 드러난다는 점에서 21세기의 흐름을 반영한 두 미술관의 의도를 읽을 수 있다. 송은의 지하 공간은 M+미술관과 마찬가지로 전시도 이루어지는 중요한 곳이며, M+를 상징하는 미디어 파사드는 송은에서는 1층 입구의 기둥으로 표현되었다. 날카로운 삼각형 형태의 송은 외관에서는 건축주와 건축가의 진중함을 느낄 수 있다. ‘숨겨진 소나무’를 의미하는 송은 松隱의 이름에서 영감을 얻어 목판 거푸집으로 콘크리트 외벽에 나무의 질감을 반영했다. 건축물은 8000평의 규모로 지상 11층, 지하 5 층으로 구성되어 있다. 지하 1층은 주차장이고, 지하 2층과 지상 2, 3층은 전시장으로 사용하는 흥미로운 구성이다. 건물을 앞에서 보면 꽉 막혀 보이는데, 4층부터 11층까지는 뒤편으로 테라스가 있어 시원한 전망을 자랑한다. 개관 전시로는 송은과 헤르조 그 앤 드 뫼롱이 함께 기획한 <헤르조그 앤 드 뫼롱, 익스플로링 송은 아트 스페이스>가 열리고 있다.

 

1층 로비가 지하의 천장으로 연결돼 자연광이 부드럽게 지하에 도달한다. ©SONGEUN Art and Cultural Foundation and the Artist/Jihyun Jung. All Rights Reserved

 

정지현, Structure Studies: Topology ©SONGEUN Art and Cultural Foundation and the Artist/Jihyun Jung. All Rights Reserved.

 

2017년 설계를 시작해 2018년 10월 착공을 시작한 송은의 여정과 함께 송은의 커미션 작품, 건축가가 그간 협력해온 아티스트의 작품을 선보이는 전시다. 2층으로 올라가는 중간에도 전시장이 있는데, 헤르조그 앤 드 뫼롱의 473번째 건축물인 송은의 건축 과정과 드로잉을 모바일을 통해 AR로 볼 수 있다. 2층에서 만나는 작품은 사진미술가 토마스 루프의 작품과 정지현 작가의 사진들이다. 세계적 거장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정지현 작가의 작품은 송은 건설 과정과 완공 후의 건축 미학을 담은 사진들이라 더욱 의미 깊다. 3층에서는 송은에서 선보였던 강호연, 연기백, 박준범 등의 작품을 다시 만날 수 있다. 송은의 지하 공간은 그야말로 미술관의 하이라이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2, 3층의 전시를 보고 마지막으로 지하 2층 전시장을 살펴보는 동선을 권한다. 지하가 자동차 진출입로라는 점을 이용해 부드러운 경사로를 조각적으로 발전시켰고, 지하 2층 전시장에서는 로비에서 쏟아지는 자연광을 경험할 수 있어 신비롭다. 천장에 은박을 붙인 아름다운 주차장도 놓치지 마시라. 스타 건축가의 열정을 담은 아시아의 새로운 미술관을 조만간 직접 만나볼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헤르조그&드 뫼롱 Herzog&de Meuron/르네 풀버 Rene Pulfer Once upon a Time There was a City(Still Image) 베타캠 영상 디지털화, 컬러&흑백, 무성, 4:3, 8분30초, 1996. ©Jacques Herzog&Pierre de Meuron Kabinett, Basel/René Pulfer, Basel, 2021

 

토마스 루프 Thomas Ruff, Sammlung Goetz, Munchen, C-프린트, 디아섹, 나무 프레임, 180x297cm, 1994. ©Jacques Herzog&Pierre de Meuron Kabinett, Basel,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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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미술관, 송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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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그래픽과 모던한 컬러로 완성한 새로운 데커레이션 스타일

화려한 그래픽과 모던한 컬러로 완성한 새로운 데커레이션 스타일

모던하고 치밀한 연극 무대의 커튼을 걷어낸 순간, 그래픽적인 패턴과 물결치는 무늬, 패브릭, 페인트, 벽지가 새로운 데커레이션 스타일을 창조한다.

ENGLISH GARDEN

1 벽에 칠한 매트한 질감의 페인트 ‘옐로케이크 Yellowcake’는 패로&볼 Farrow&Ball. 리터당 53.50유로.
2,3 벽과 바닥, 큐브에 칠한 매트한 페인트 ‘티 위드 플로렌스 Tea with Florence’는 리틀 그리니 Little Greene. 리터당 53.50유로. 4 폴리에스테르 패브릭 ‘에리스카 애플 Eriska Apple’은 디자이너스 길드 Designers Guild. 폭 135cm, 미터당 85유로.
5
꽃무늬 프린트의 리넨과 비스코스 혼방 패브릭 ‘홀리혹스 에보니/세리즈 Hollyhocks Ebony/Cerise’는 샌더슨 Sanderson. 폭 137cm, 미터당 101유로.
6 큐브에 칠한 페인트 ‘프린트 룸 옐로 Print Room Yellow’는 패로&볼. 리터당 53.50유로.

 

VEGETABLE TEXTURE

1 벽과 바닥에 칠한 페인트 ‘티 위드 플로렌스’는 리틀 그리니. 리터당 53.50유로.
2 아크릴과 폴리에스테르 혼방의 패브릭 ‘스킵튼 알케밀라 Skipton Alchemilla’는 디자이너스 길드. 폭 138cm, 미터당 85유로.
3 튜브에 칠한 페인트 ‘옐로케이크’는 패로&볼. 리터당 53.50유로.
4 면과 리넨의 자카드 패브릭 ‘프레스코 Fresco’는 엑스트라바간자 Extravaganza 컬렉션으로 노빌리스 Nobilis. 폭 140cm, 미터당 170유로.
5 폴리에스테르 트위드 패브릭 ‘오크워스 코럴 Oakworth Coral’은 디자이너스 길드. 폭 140cm, 미터당 80유로.

 

 

PATTERN WAVE

1 벽과 바닥에 칠한 낮은 채도의 페인트 ‘티 위드 플로렌스’는 리틀 그리니. 리터당 53.50유로.
2 밴드 부분을 칠한 페인트 ‘우트르메르 Outremer’는 퓨어&페인트 Pure&Paint. 리터당 39유로.
3,6 튜브에 칠한 페인트 ‘라디치오 Radicchio’는 패로&볼. 리터당 47유로.
4 자수를 놓은 면 패브릭 ‘파블 뉘 Fable Nuit’는 파라디스 Paradis 컬렉션으로 카망고 Camengo. 폭 135cm, 미터당 79유로.
5,10 큐브와 튜브를 칠한 페인트 ‘코발트 Cobalt’는 디자이너스 길드. 리터당 58유로.
7 비스코스와 면 혼방의 벨벳 자카드 ‘파르팔라 Farfalla’는 판타지아 Fantasia 컬렉션으로 노빌리스 Nobilis. 폭 137cm, 미터당 205유로.
8 벽지 ‘브로셀리앙드 Broceliande’로 만든 전등갓은 레 프티트 지스투아르 Les Petites Histoires 컬렉션으로 엘리티스 Elitis. 폭 70cm, 10m 롤당 152유로.
9 오베르뉴 Auvergne 장인이 목선반 작업으로 만든 단풍나무 조명 ‘맬로우 Mallow’는 굿무즈 에디션즈 Goodmoods Editions로 봉 마르셰 Bon Marche에서 독점 판매. 380유로.

 

ULTRAMARINE ORANGE

1 파노라마 벽지 ‘시엘로 Cielo’는 그랜드 앵글 Grand Angle 컬렉션으로 노빌리스. 210×330cm, 301유로.
2,3 벽과 튜브에 칠한 매트한 페인트 ‘라디치오’는 패로&볼. 리터당 47유로.
4 폴리에스테르 패브릭 ‘에리스카 코발트 Eriska Cobalt’는 디자이너스 길드. 폭 135cm, 미터당 86유로.
5 튜브에 칠한 페인트 ‘코발트’는 디자이너스 길드. 리터당 58유로.
6 면 패턴으로 만든 패브릭 ‘켓잘 벨벳 Quetzal Velvet’은 카망고. 미터당 79유로.
7 벽과 바닥에 칠한 페인트 ‘티 위드 플로렌스’는 리틀 그리니. 리터당 53.50유로.

 

COPPERY&SHIMMERING

1 벽과 바닥에 칠한 매트한 페인트 ‘라디치오’는 패로&볼. 리터당 47유로.
2,6 밴드와 튜브에 칠한 매트한 페인트 ‘무드 바이올렛 Mood Violet’은 르수르스 Ressource. 리터당 52유로.
3 앤티크 리넨 트윌 ‘소라 Sora’는 아카디아 Arcadia 컬렉션으로 노빌리스. 폭 147cm, 미터당 95유로.
4 리넨에 자수를 놓은 ‘디핀토 Dipinto’는 아르데코라 Ardecora. 폭 140cm, 미터당 210유로.
5
튜브에 칠한 페인트 ‘아말피 레몬 Amalfi Lemon’은 디자이너스 길드. 리터당 58유로.
7 벽지 ‘밤부 Bambous’는 이시도르 르로이 Isidore Leroy. 폭 50cm, 10m 롤당 189유로.

 

 

ETHNIC DENSITY

1 벽과 바닥에 칠한 페인트 ‘라디치오’는 패로&볼. 리터당 47유로.
2,5 튜브에 칠한 매트한 페인트 ‘오렌지 오로라 Orange Aurora’는 리틀 그리니. 리터당 53.50유로.
3 재활용한 벽지 ‘트레지엠 에타주 멀버리 13éme Etage Mulberry’는 르 프러스 파피에 Le Presse Papier. 폭 62cm, 3미터당 85유로.
4 양모와 합성섬유 혼방의 패브릭 ‘호라이즌 Horizon’은 에센셜 Essentiel 컬렉션으로 엘리티스. 폭 142cm, 미터당 216유로.
튜브에 칠한 매트한 페인트 ‘무드 바이올렛’은 르수르스. 리터당 52유로.
7 자수를 놓은 리넨 패브릭 ‘부클 앵디엔 Boucle Indienne’은 모리스&코 Morris&Co. 폭 138cm, 미터당 165유로.

 

AQUATIC KALEIDOSCOPE

1 벽과 바닥에 칠한 매트한 페인트 ‘라디치오’는 패로&볼. 리터당 47유로.
2 벨벳 ‘파옹 Paon’은 판타지아 컬렉션으로 노빌리스. 폭 138cm, 가격 문의.
3 프린트 벨벳 ‘미나카리 지오 코발트 Minakari Geo Cobalt’는 디자이너스 길드. 미터당 220유로.
4 튜브에 칠한 페인트 ‘무드 바이올렛’은 르수르스. 리터당 52유로.
5 튜브에 칠한 페인트 ‘아말피 레몬’은 디자이너스 길드. 리터당 58유로.
6
비닐 소재의 3D 벽 마감재 ‘노리 Nori’는 스튜디오페페 Studiopepe 디자인으로 월&데코 Wall&Deco. 폭 50cm, 10m 롤당 335유로.
7 튜브에 칠한 매트한 질감의 페인트 ‘오렌지 오로라’는 리틀 그리니. 리터당 53.50유로.

 

CROSSED LINES

1 밴드 부분에 칠한 페인트 ‘카스 누아제트 Casse Noisette’는 퓨어&페인트. 리터당 39유로.
2 벽과 바닥에 칠한 페인트 ‘라디치오’는 패로&볼. 리터당 47유로.
3 면과 양모 혼방의 트위드 ‘클레오 Cleo’는 아폴로니아 Apollonia 컬렉션으로 노빌리스. 폭 140cm, 미터당 130유로.
4 비스코스와 면 혼방 벨벳 ‘칼튼 Carlton’은 미시아 Misia. 폭 136cm, 미터당 209유로.
5 튜브에 칠한 매트한 페인트 ‘무드 바이올렛’은 르수르스. 리터당 52유로.
6 벽지 ‘페티파 Petipa’는 오스본&리틀 Osborne&Little. 폭 52cm, 10m 롤당 177유로.
7 벽과 바닥에 칠한 매트한 페인트 ‘라디치오’는 패로&볼. 리터당 47유로.
8 펜던트 조명 ‘PH 3 1/2-3’은 폴 헤닝센 Poul Henningsen 디자인으로 루이스 폴센 Louis Poulsen. 지름 33cm, 692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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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디에 들마 Didier Delm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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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에 활력을 만드는 계단

과학적인 설계와 미학적인 요소를 모두 가진 계단

과학적인 설계와 미학적인 요소를 모두 가진 계단

필요성만 따진다면 감춰도 무방한 요소는 계단일 것이다. 하지만 계단은 과거의 건축에서도 알 수 있듯 과학적인 설계와 미학적인 요소를 담고 있다.

홍콩 타이쿤의 JC Contemporary는 헤르조그 드 뫼롱이 건축했다 ©유운상, 쿨애스펙트, 홍콩관광청

‘기능’과 ‘형태’가 일치해야 하는 모던 건축에서 계단은 점점 그 모습을 감추었다. 모두 엘리베이터를 타기 때문이다. 비상계단이 아닌 다음에야 일반 사무 건물에서 계단을 볼 일은 없다. 바로 이 지점에서 계단은 돌연 건물 속에 럭셔리를 부여하는 존재로 재탄생하게 된다. 유용하지 않은, 게다가 일정 공간을 차지할 수밖에 없는 계단을 둔다는 것은 그곳이 충분한 공간을 확보한 여유로운 곳임을 증명하기 때문이다. 계단을 만든다는 건 상당한 공학적 설계와 미적인 조형성이 동시에 이루어져야 하기에 역사적으로도 대단한 건축가들이 참여했다. 가장 대표적인 이가 바로 미켈란젤로다. 조각가이자 화가이며 또한 건축 설계사로도 활동한 그가 위대한 이유는 특히 계단에서 드러난다. 피렌체 메디치 가문의 라우렌치아나 도서관을 위해 만든 계단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으로 손꼽힌다. 공간을 세 폭으로 나누어 중앙의 난간이 있는 계단은 바닥을 둥글게 마무리하고, 좌우로 난간이 없는 직각의 계단을 덧붙여 평범한 계단을 마치 음악처럼 변주를 준 것이 특징이다. 또한 로마 카피톨리노 언덕 광장과 계단도 미켈란젤로의 작품이다. 계단 경사를 완만하게 한 것은 말을 타고 오를 수 있도록 한 배려다. 또한 계단 폭을 평행으로 만들지 않고 아랫부분이 윗부분보다 넓은 역마름모꼴로 디자인했는데, 그렇게 만들어야 계단 아래에서 보았을 때 윗부분이 갈수록 좁아 보이지 않고 평행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역원근법을 계단 설계에 적용한 것이다.

 

이탈리아, 로마, 코르도나타 계단은 미켈란젤로가 설계했다. ©wikimedia

 

인도의 찬드 바오리 계단. ©wikimedia

 

현대의 건축가들은 더욱 적극적으로 계단을 미적 요소로 활용하고 있다. 헤르조그 드 뫼롱이 건축하고 최근 문을 연 송은 미술관에서도 로비에 들어선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것은 바로 계단이다. 계단은 2층으로 올라가는 통로이자, 거대한 스크린을 관람할 수 있는 극장 혹은 공연 무대의 관객석 역할을 하며, 야외로 이어진 가든에서도 건물 내부를 바라보았을 때 심심하지 않은 하나의 풍경을 제공한다. 수직과 수평선의 구조를 깨뜨리며 사선과 곡선으로 공간 속에 역동적 리듬을 만드는 중요한 역할이다. 테이트모던 미술관 뒤편의 신관도 2018년 홍콩 타이쿤 복합문화센터에 새로 문을 연 미술관도 모두 헤르조그 드 뫼롱의 작품인데 한결같은 공통점은 미술관 내부의 둥근 유선형 계단을 활용해 공간에 우아한 아름다움을 부여한 것이다. 아예 계단만으로 만들어진 건축물도 있다. 토마스 헤더윅이 뉴욕 허드슨 야드에 설계한 베슬 Vessel이다. 2500개의 계단과 80개의 계단참으로 이루어진 벌집 모양의 구조는 아래는 좁고 위로 올라갈수록 넓어지는 형태로 공학과 미학이 결합된 첨단의 결과물이다. 작품의 모티프는 인도의 계단식 우물이다. 오랜 건기를 버텨야 하는 인도에서 수없이 많은 계단참을 내려가야만 만날 수 있는 넓고 깊은 우물은 소유자의 높은 신분을 상징한다. 인도식 우물이 거대한 건축물의 형태를 띠고 있는 이유다. 인도의 계단식 우물은 대부분 폐허가 되고, 재개발로 파괴되었다. 인류의 지혜와 이상, 의지를 담은 계단으로만 만들어진 전무후무한 토마스 헤더윅의 건물도 더 이상 볼 수 없어 안타깝기 그지없다. 약 2200억 원이 투입되었지만 자살하는 사람들이 속출하는 바람에 해체되었기 때문이다.

 

송은문화재단 신사옥은 헤르조그 드 뫼롱가 건축했다. ©정지현, courtesy 송은문화재단

 

인도의 라니키바브 계단. ©wikimedia

 

CREDIT

에디터

writer

김영애(롯데백화점 아트비즈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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