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9월, 다시금 도시가 디자인으로 물들었다. 기대와 우려를 동반한 채 9월 4일, 1년 반이라는 공백을 깨고 개최된 밀라노 디자인 위크는 그간 팬데믹의 여파로 고립되었던 시간을 만회하듯 ‘슈퍼살로네 Supersalone’라는 슬로건으로 대규모 디자인 페스티벌의 포부를 내비쳤다. 환희의 장이 된 페스티벌의 열기를 마주하고 싶다면 주목하길. 우리의 첫 번째 착륙지는 명실상부한 디자인의 도시, 밀라노다.
23 이곳이 파라다이스
린지 아델만의 <파라다이스> 전시 ©Matteo Imbraian
© Matteo Imbraiani
조명 디자이너 린지 아델만 Lindsey Adelman이 알코바 Alcova에서 선보인 컬렉션 파라다이스 Paradise는 유목민의 호화로운 방랑 정신을 표현한 조명으로, 자유롭고 즉흥적인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린지 아델만은 벽에 고대 기호 같은 형태의 석기 오브제를 설치해 분위기를 극적으로 만들었다. 그녀는 “언어란 종종 우리를 갈라놓는다. 우리 자신을 표현하기 위해 지나치게 분석하거나 표현하고자 하는 것의 본질을 쉽게 놓칠 수도 있다. 우리가 누구인지 알기 위해 그리고 서로 좀 더 가까워지기 위해 원시적인 상태를 연구하는 것이 내 작업의 시작일 수도 있다”라며 이번 전시에 대한 메시지를 남겼다. 파라다이스 컬렉션은 무라노 유리공예의 기술을 재해석한 젊은 미국 유리 장인과 텍스타일 아티스트 덕분에 완성될 수 있었다. 입으로 불어서 완성한 유리 볼과 여기에서 튀어나오는 불투명한 원뿔과 투명한 원형 유리 장식, 목걸이처럼 흘러내리는 금속 체인과 니트처럼 장식된 황동 체인 등이 어우러진 파라다이스 컬렉션을 보고 있으면, 왜 제품 이름이 파라다이스인지 알 것 같은 황홀함이 느껴진다. 유리와 금속으로 이뤄진 섬세한 드레스처럼 보이는 이번 컬렉션은 린지 아델만의 디자인 세계를 더욱 확고히 보여줬다.
web www.lindseyadelman.com
24 프라톤이여 영원하라
산 페델레 광장에 전시된 대형 프라톤 ©Roberto Conte
도심 속 거대한 쉼터가 된 프라톤 ©Roberto Conte
프라톤으로 들어가 하늘을 바라본 모습 ©Roberto Conte
구프람 Gufram은 신제품 프라톤Ⓡ포에버 PratoneⓇ Forever를 비롯해 밀라노 두오모 성당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산 페델레 광장에서 거대한 규모의 프라톤을 선보였다. 프라톤은 오브제 성격이 강한 가구로, 이는 누구든 이 안에 파고들어 쉴 수 있는 독특한 잔디 조각 가구다. 산 페델레 광장에 큰 프라톤을 장식한 구프람은 거실에 모셔두는 가구에 대한 도전정신을 보여줬다. 예상치 못한 곳에서 마주한 프라톤은 아름다운 밀라노 시내를 ‘거실 삼아’ 사람들이 자유롭게 쉴 수 있는 가구가 됐다.
web www.gufram.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