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음식물 쓰레기의 대변신
미네랄과 식물성 색소를 사용해서 만든 꽃병
스튜디오 트라치아 studio.traccia는 조나 토르토나 지역에서 모듈식 테이블에 음식물 쓰레기로 만든 물건들을 올려둔 전시를 진행했다. 식품 폐기물의 재활용 가능성을 탐구하기 위한 이번 전시는 플라스틱이나 철강, 콘크리트 등은 재활용되는 반면, 식품 폐기물은 그냥 버려지는 현실에 대해 새로운 대안을 제시한다. 전시용 테이블도 유기 폐기물로 만든 것인데 상판을 쌀과 짚, 옥수수, 커피 가루 등으로 만들었으며, 그 위에는 채소나 과일의 폐기물로 만든 테이블 매트와 과일 껍질에서 추출한 부산물로 만든 식탁보가 놓였다. 버려진 소의 피나 달걀 껍데기로 만든 그릇과 접시 그리고 한국 연구소에서 개발한 코스터 같은 장식품은 감귤류의 부산물로 만들었다. 소재를 의심하게 만들 만큼 정교하고 실용성까지 겸비한 그릇은 환경문제의 큰 원인으로 손꼽히는 식품 폐기물을 재활용할 수 있는 멋진 대안이 될 것이다.
web www.studiotraccia.com
식품 폐기물로 만든 제품을 소개한 전시
흰색 볼은 달걀 껍질로 만든 것
소의 피로 만든 볼과 컵
15 아체르비스식 재해석
가구와 조명과도 조화로운 크레소 테이블 ©Alberto Starda
150년이라는 역사를 자랑하는 가구 브랜드 아체르비스 Acerbis는 리마스터드 아이콘 컬렉션을 출시하며 이제껏 밟아온 100여 년의 이탈리아 디자인의 흐름을 다시금 짚어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선두주자는 1989년 비코 마지스트레티 Vico Magistretti의 접이식 사이드 테이블 플로리안 Florian. 물푸레나무로 만든 프레임에 다채로운 색상을 입힌 면모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마시모 비그넬리 MassimoVignelli가 디자인한 테이블 세레니시모 Serenissimo와 크레소 Creso 또한 재해석을 거쳐 새롭게 탄생했다. 금속을 활용한 묵직한 물성과 세련된 마감은 그저 감탄을 자아내게 만든다. 타임리스라는 수식어가 자연스레 연상될 만큼 세 가구 모두 아체르비스에서 출시한 다양한 가구들과 쇼룸 곳곳에 자리하며 완벽한 조화를 발휘했다.
web www.acerbisdesign.com
현대적으로 재해석된 마시모 비그넬리의 세레니시모 테이블 © Alberto Starda
©Alberto Starda
세레니시모 테이블 ©Lorenzo CappelliuiBaio
플로리안 사이드 테이블 ©Lorenzo CappelliuiBaio
16 문화를 입은 의자
©Matteo Guarnaccia
©Matteo Guarnaccia
“어쩌면 우리는 천편일률적인 생각으로 제작한 의자에 앉아 생활해왔는지도 모른다.” 이런 생각은 시칠리아 디자이너 마테오 구아르나치아 MatteoGuarnaccia를 움직이게 했다. 그는 8개국을 돌아다니며 각국에서 활동하는 로컬 디자이너와 문화를 반영하는 의자를 만드는 ‘크로스 컬처 체어스 CrossCulturalChairs’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구아르나치아는 직접 각 나라에 일정 기간 머무르며 현지 디자이너들과 함께 국가별 고유의 미학과 문화는 물론, 지역적인 자원과 보편적인 생활 습관을 반영한 8개의 의자를 제작했다. 다다미 생활을 반영한 의자 재팬, 팔걸이 대신 움푹 들어간 다리 받침대를 설치한 인디아, 대내외적으로 혼란한 국가적 상황을 반영해 의도적인 불편함을 연출한 브라질 등 이번 푸오리살로네에서 감상할 수 있었던 8개의 의자는 단순한 의자 전시가 아닌 그 나라의 생활과 사회 문화적 맥락을 읽을 수 있는 공감각적 경험을 선사했다.
web crossculturalchairs.com
17 자기만의 방
전시장에서 포즈를 취한 베단 로라 우드 ©Mark Cocksedge
닐루파 갤러리에서는 베단 로라 우드 BethanLauraWood의 전시가 열렸다. 불안정한 시기가 장기화되면서 자신만을 위한 공간에 대한 중요성을 느꼈던 우드는 영국의 작가 버지니아 울프와 그의 저서 <자기만의 방 ARoomofOne’sOwn>을 떠올렸다. 이윽고 우드는 이곳 닐루파 갤러리에 여성으로서의 자아와 작가로서의 자아가 살아 있는 방을 구현해냈다. 아르누보풍으로 꾸민 전시를 둘러보면 공간과 가구에서 그녀 특유의 입체적인 장식을 발견할 수 있는데, 보석을 활용하거나 화려한 디테일을 강조한 면모가 두드러진다. 과거 여성은 옷과 보석 등의 장식 외에는 소유할 수 있는 재물이 극히 제한적이었다고 하는데, 자연히 이를 통해 스스로를 드러낼 수밖에 없었다는 점에서 착안한 작업의 일환이라고. 더군다나 헤드보드 오네이트 Ornate, 메이젠 캐비닛과 데스크 등 화려하고 강렬한 가구와 오브제를 본다면 강렬한 베단 로라 우드만의 작가적 스타일이 뇌리에 확실히 각인될 수밖에 없다.
web nilufar.com
오네이트 헤드보드 ©Angus Mills
리틀 버그 메이젠 캐비닛 ©Angus Mills
톨 버그 메이젠 캐비닛 ©Angus Mill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