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노만코펜하겐의 원더랜드
단정한 인상으로 친숙한 디자인 제품을 선보이는 노만코펜하겐이 코펜하겐 중심부에 새로운 터를 마련했다. 노만코펜하겐의 넥스트를 위한 새로운 시대가 열린 것이다. 1936년 인쇄 기계와 책꽂이로 가득 찬 인쇄소를 노만코펜하겐의 시각으로 보수해 그들만의 본거지를 구축했다. 전체적인 레노베이션은 노만 코펜하겐 디자인 스튜디오에서 진행했다. 기존 건축물의 특징을 살려 고스란히 드러나는 콘크리트가 건축적인 요소와 더불어 인더스트리얼한 무드를 자아낸다. 모던한 노만코펜하겐 제품들이 이와 잘 어우러질 수 있도록 공간을 연출하는데 심혈을 기울였다. 컬렉션 큐레이션에 있어 아티스틱함과 동시에 타임리스한 디자인에 포커스를 맞추었는데 기존의 노만코펜하겐 컬렉션 제품과 함께 그동안 쉽게 만나지 못했던 장난스러운 줄무늬 패턴과 부클레, 비단 등 흥미로운 패브릭과 다양한 컬러를 사용한 새로운 컬렉션 제품을 함께 배치해 두었다. 이는 노만코펜하겐에 있어 새로운 방향을 정의함과 동시에 디자인의 범위와 퀄리티를 더욱 확장할 수 있게 만드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플래그십 스토어부터 사무 공간, 디자인 스튜디오까지 총 7개의 층으로 이루어져 각 층마다 컬러를 달리해 보는 재미를 더한다. 그레이 컬러의 벽을 만나다가도 한 층을 올라서면 상큼한 민트 컬러를 마주하고, 또 다른 층으로 이동하면 누드 컬러로 세련된 색상의 변주를 경험할 수 있다. 그리고 쇼룸을 위해 유기적인 모양의 금속 카운터와 날카로운 철제 선반, 만화경 같은 거울벽 등 맞춤형으로 제작된 요소가 제품과 어우러져 노만코펜하겐 디자인 뮤지엄에 온 듯 하다. 1층 녹색 마당 뒤편에는 갤러리가 있는데 이곳은 다목적 공간으로 이벤트와 전시는 물론 노만코펜하겐 직원들의 공동 연구소가 되기도 한다. 또 노만 이터리 Noraman Eatery에서는 노만코펜하겐의 셰프가 내어주는 건강한 유기농 음식이 준비되어 있는데 아쉽게도 직원들과 행사에 초대된 이들만이 경험할 수 있다고 한다. 언젠가 코펜하겐에 가게 된다면 새로운 노만코펜하겐의 원더랜드를 발견해보길. 분명 즐거움을 선사할 것이다.
2 WELCOME TO HAY HOUSE VER 2.0
덴마크 여행에서 빠질 수 없는 투어 플레이스로 꼽히는 헤이 하우스. 덴마크 인테리어와 홈웨어 브랜드의 본거지 헤이는 그 명성답게 코펜하겐 중심부에 위치한다. 아르누보 스타일 건물에 2개 층으로 이루어진 헤이 쇼룸이 대대적인 리노베이션을 마친 새로운 헤이 하우스를 공개했다. 처음에는 한 층으로 시작했지만 10년 이상 머무르며 점점 확장해 건물 전체를 헤이 하우스로 탈바꿈시켰다. 기존 쇼룸 2개 층에 새로운 두 층을 추가해 사무실과 전시장, 디자이너와 딜러가 만날 수 있는 공간으로 완성했다. 이 새로운 곳은 헤이의 직원들과 긴밀히 협력해 미래를 위한 수많은 아이디어와 꿈을 펼쳐낼 것이다. 리노베이션의 핵심은 건축과 예술, 디자인이 어우러진 헤이의 브랜드 이미지를 진솔하게 보여주며 통합된 공간을 만드는 것이었다. 건물은 구조적인 변화를 거치지 않고 헤이의 공동 설립자 메테 헤이 Mette Hay와 롤프 헤이 Rolf Hay가 직접 인테리어를 맡았다. 기존의 쇼룸 층도 새롭게 바뀌었는데, 비비드한 블루 스트링 시스템을 설치해 헤이 컬렉션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이와 달리 새로운 2개 층에는 부드러운 컬러로 쇼룸과 차별화를 두었다. 헤이 하우스 곳곳에는 몇 년간 입구를 아름답게 꾸민 나탈리 뒤 파스키에 Nathalie du Pasquier의 그림과 오랫동안 파트너였던 V1 갤러리의 작품이 자연스럽게 헤이 제품과 조화롭게 어울린다. 헤이 하우스의 공개와 함께 새로운 핸드메이드 액세서리 컬렉션과 뮬러 반 세베렌 Muller van Severen과 협업한 가구도 선보였다. 브랜드 정체성이 더욱 확고해진 헤이의 업데이트 소식은 지구 반대편에서도 그 활기를 느낄 수 있다.
3 도서관에서 만난 신진 디자이너
‘3 days of design’에서 수상과 함께 많은 이들에게 영감과 여운을 남긴 전시가 있다. 전시 플랫폼 우쿠란트 Ukurant에서 선보인 <Perspectives>전이 그 주인공. 천장이 높은 웅장한 도서관에 17명의 신진 디자이너의 작품이 전시되었다. 전시 공간은 극장의 무대처럼 작품이 주인공으로 서 있는 듯한 느낌을 주기 위해 패브릭과 같은 배경을 설치했다. 무려 200개 이상의 지원서 중 실험적인 성격과 독창성, 기술에 초점을 맞춰 17명의 디자이너 작품을 큐레이션했다. 각 작품은 재료에 내재된 잠재력을 탐구함으로써 흥미로운 재치와 미학으로 완성되었다. 버려진 재료를 재평가하고 혁신적인 합성물을 만들어내 공예품의 중요성을 재정의하고 한계를 탐구하는 데 의의가 있었다. 예를 들면, 버려질 대마로 만든 화병부터 독일의 산업디자이너가 자신의 2020년 컬렉션 폐기물로 만든 사이드 테이블과 의자, 너도밤나무의 외가지를 결합해 전통적인 목재 접합 기술로 만든 의자 등이 있다. 각 작품은 재료의 무한한 가능성과 사물의 확장성을 보여주면서 그 속에 담긴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번 전시는 덴마크 브랜드 무토가 지원해 전시장 곳곳에서 무토의 제품도 만날 수 있었다. “새로운 세대의 아이디어와 혁신이 기성 디자인과 이어지면서 오늘날의 디자인을 강화하고 이를 확대하며 공유하길 바란다.” 무토 CEO 앤더스 클리만 Anders Cleemann의 말처럼 신진 디자이너들이 창의적인 시각을 마음껏 펼친 다양한 창작물을 마주하고 향유할 수 있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