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전시와 프로젝트를 통해 제법 많은 이들에게 이름을 알린 뚜까따 Tukata의 정하영, 이효진 대표를 만났다. 첫 번째 라인업인 팜 Farm 시리즈를 시작으로 한국 전통 소재를 표현한 트래디셔널 시리즈와 코로나 블루 시대에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하는 블루 시리즈까지. 무뚝뚝하게 보이기도 하는 뚜까따 캐릭터의 오묘한 표정 뒤에는 일상에 대한 애정 어린 시선이 담겨 있다. 처음 보면 일단 ‘귀여워!’라고 말하게 되지만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거듭나고 있는 뚜까따는 귀여움 그 이상의 가치를 향해 나아간다.
뚜까따는 태국어로 인형을 뜻하는데 어떤 계기가 있었나? 정하영 2013년에 한국에서 기부 받은 인형을 세탁해서 태국의 고아원에 갖다주는 봉사활동을 했다. 인형은 흔하고 평범한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처음 인형을 본 아이들이 “뚜까따, 뚜까따!”라고 외치며 행복해하던 모습이 잊혀지지 않았다. 일상에서 흔한 무언가가 누군가에게는 평범한 것이 아닐 수 있다는 걸 새삼 느끼게 된 계기였다. 2016년에 이효진 대표와 뚜까따 브랜드를 론칭했고 인형만이 아니라 ‘일상에서 볼 수 있는 가장 흔한 것’이라는 의미를 지니며 가장 가까운 곳에서 느낄 수 있는 소중함을 전하고 싶다. 뚜까따를 알린 첫 컬렉션은 팜 Farm 시리즈였다. 일상에서 만날 수 있는 소재를 찾던 중 매일 식탁에 오르고, 마트나 시장 등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자연의 산물인 채소를 오브제로 선택하게 됐다.
뚜까따 캐릭터는 표정이 독특하기로도 유명한데, 특별한 의미가 담겨 있나? 기호로 표현하면 :-0에 가까운 표정은 뚜까따의 시그니처이자 중요한 시각적 자산 중 하나다. 잘생김이나 예쁨보다 천천히 걸으면서 자연스럽게 바람을 맞이하는 모습을 담고 싶었다. 다소 멍하게 보이는 표정이 각박한 현대사회에서 소소한 즐거움으로 다가가길 바랐다.
많은 일상의 오브제 중 뚜까따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무엇인가? 뚜까따의 모든 캐릭터는 가상이 아닌 실제 존재하는 오브제다. 채소나 자연의 생명체와 사물이 평소와 다른 새로운 표정으로 다가올 때가 있다. 그때 발견한 표정이나 형태를 드로잉으로 표현하는데 형태가 단순해서 한눈에 보아도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쉬운 사물이나 모양을 선호하고, 최대한 왜곡 없이 원래대로 표현하기 위해 노력하는 편이다.
최근 팜 푸드도 판매했는데,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서의 면모를 보여주고 싶었던 건가? 아무래도 인형으로 출발한 브랜드이다 보니 캐릭터 브랜드로만 인식하는 분이 많은 것 같다. 인형 외에도 발 매트, 수건, 그릇 등 다양한 생활용품을 출시했는데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임을 보다 확실하게 느낄 수 있는 아이템이 무엇일지 고민하다 팜 푸드를 론칭하게 됐다. 몸에 좋은 채소와 과일을 꾸준히 섭취하는 습관과 즐거움을 전달해 보다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지향하고 싶었다.
뚜까따의 해외 진출 현황은 어떠한가? 러브콜이 많이 들어올 것 같다. 감사하게도 브랜드 론칭 후 해외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았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에는 뚜까따 트래디셔널 시리즈로 KCDF(한국공예디자인진흥원)와 함께 태국 <크래프트 방콕 페어 Craft Bangkok Fair>에 참여해 좋은 반응을얻었다.아직까지는 국내 시장에 좀더 신경 쓰고 있지만 앞으로 해외 자사몰 유통업체의 확장을 통해 더 많은 이들과 만나려고 한다.
다양한 굿즈를 만들어왔는데, 혹시 도전하고 싶은 아이템이 있나? 뚜까따를 처음 만나는 고객들이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인식할 수 있도록 한 가지 영역에 치우치지 않고 인테리어, 패션, 식품 등 일상에서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아이템에 도전할 예정이다.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트래디셔널 라인업의 확장 개념으로도 볼 수 있을 것 같은 프로젝트인데 2021년 타이포 잔치와 함께한 ‘세상에서 가장 긴 이름’ 프로젝트는 뚜까따의 론칭 이후 가장 도전적이고 재미있게 몰두하여 진행했던 작품이다. 전시를 통해 처음으로 3m 정도의 대형 작품(거북이, 두루미)도 제작했는데 만드는 과정부터 옮기고 설치하는 일까지 수월한 것이 하나도 없었지만 만족할 만한 결과물이 나와서 성취감이 컸다. 많은 분들의 관심과 애정을 받기도 해서 내부적으로 무척 뿌듯해하고 있다.
각자 뚜까따의 최애 캐릭터를 선정한다면? 정하영 출장 가기 전 공항에서 여행과 공항에 어울릴 캐릭터를 생각하다 한라봉을 모티프로 한 ‘라봉이’ 캐릭터를 스케치했다. 론칭 후 해외 고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고, 특히 오브젝트 제주점, 롯데관광개발의 한 HAN 컬렉션 제주점에 입점하는 등 특색 있는 제주도 상품으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어 매우 애착이 간다. 이효진 뚜까따를 하면서 인형에 애정을 갖고 좋아하게 되었는데, 처음 캐릭터를 제작하고 인형을 만들며 좋아했던 캐릭터는 ‘쉬룸’이다. 주변 사람들이 쉬룸과 내 모습과 닮았다는 이야기를 많이 해서 더 애착이 간다.
내년에 공개할 라인에 대해 언급한다면? 가장 최근에 선보인 블루 라인을 통해 팬데믹 시대에 활기차고 신선한 일상을 희망하는 경험을 전달하고 싶었다. 시각적으로 청량감을 줄 수 있는 색상과 디자인의 라이프스타일 상품들은 혼자서도 즐겁게 사용할 수 있는 것들이다. 내년 상반기 라인의 구체적인 주제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적응하는 우리의 모습을 고찰하고, 슬기롭게 나만의 라이프스타일을 만들어나가는 방향은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을 떠올릴 수 있는 라인업이 되지 않을까 싶다. 장기간 계속되어온 불안정한 상황으로 인해 휴식과 힐링을 선사할 수 있는 아이템을 고민해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