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화와 음악이 만나고 또 회화와 현대무용이 결합되어 새로운 감각의 전시를 선보인다. 남다른 행보를 이어가는 갤러리 구조는 작품을 단지 눈이 아닌 오감으로 감상할 수 있는 장이다. 이는 포스트 펑크와 음악, 패션에 대한 애정과 현재 시장 트렌드 흐름을 날카롭게 읽는 영민함 그리고 확고한 철학을 가진 대표 부부의 과감한 시도와 노력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하다. “전시를 진행했던 작가들이 저희를 부르는 표현이 있어요. 넥스트 제너레이션이요.” 신과 구, 새로운 것과 기존에 있던 것을 순환시키고 이를 잇는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갤러리 구조의 유진이 대표와 선종표 이사를 만났다. 강렬한 첫인상만큼 그들의 비전과 목표 그리고 예술에 대한 애정도 절렬했다.
갤러리 구조는 어떤 작가와 작품을 소개하나? 미술사적 맥락에 포함된 작가들을 선택한다. 이후 작품 자체의 조형적인 독창성, 미적 완성도를 고려한다. 그 외에는 상업 갤러리가 고려해야 하는 거래 가능성을 생각한다. 젊은 작가의 경우 지속성을 가지고 작업을 하는지에 대한 여부도 고려하는 편이다.
사운드, 현대무용 등 다양한 매체를 접목하는 전시부터 웹에서는 아트 필름과 3D 가상 전시 등 새로운 시도가 돋보인다. 갤러리 구조는 작가와 작품에 가능한 한 최대의 현대성을 부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실행한다. 사운드를 접목하는 것은 상이한 매체 간의 조합으로 새로운 미적 현상을 파생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시각예술과 청각예술은 상호보완적인 매체라 생각한다. 다만 작품과 조화를 이루도록 작가들과 많은 커뮤니케이션을 주고받는다. 이러한 조합은 작가들이 기존에 지니고 있던 이미지와 개념을 환기시킨다. 또한 이런 전시를 보여주는 다양한 콘텐츠는 전시를 홍보하고 작가를 알리는 역할에 많은 도움을 준다. 이런 시도는 작품과의 밸런스가 중요하기 때문에 기획 단계부터 많은 고민을 필요로 한다.
가장 좋아하는 작품은 무엇인가? 좋아하는 작가가 너무나 많다. 해외 작가로는 크리스토퍼 울, 볼프강 틸만스, 윌렘 드 쿠닝…. 각기 독보적인 조형언어를 창조한 작가들이고, 이들이 선사하는 미적, 감각적 완성도때문이다.이번 인터뷰 촬영때 얼마 전에 전시가 끝난 민병헌 작가의 작품을 가져왔다. 그만큼 애착이 있는 작가다. 특히 민병헌과 볼프강 틸만스의 경우 개념을 제외한 즉물적 범위에서 불필요한 부분이 없는 거의 완벽한 형태라고 생각된다. 그리고 이불 작가를 오래전부터 좋아했다. 내년에 열심히 일해서 컬렉팅하려고 마음먹고 있다.
한국 미술 시장이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한국 미술 시장의 흐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현재 한국 미술 시장은 아시아의 중추적 시장이었던 홍콩의 정치적 요소로 인해 계속해서 확장될 가능성이 높다. 유럽과 미국의 메가 갤러리들이 서울에 순차적으로 오픈하고 있는 것은 한국 미술 시장이 소비가 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수요의 증가는 긍정적이지만 시장의 전체적인 퀄리티가 이를 따라주는 것은 아니다. 미술사적 맥락과는 전혀 관계없는 작품을 미디어에 자극적인 요소로 무분별하게 노출시켜 대중들의 눈을 가리는 필요 이상의 상업적인 행위로 보이기도한다. 또한 시장 분위기가 지나치게 한 쪽으로 치중되어 있는데, 모두 장식적인 요소가 작용하기 때문이다. 내년 9월 서울에서 열리는 프리즈 아트페어가 한국 미술 시장의 분기점이 될 듯하다.
영 컬렉터가 늘어나고 있다. 첫 아트 컬렉팅을 시작하는 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는가? 역사적으로 시대의 흐름을 포착하고 반영해 이것에 질문을 던지며 독창적인 조형언어를 창조한 작가들이 미술사에 남게 되었다. 대중적으로 유명하다고 해서 미술계와 시장에서 성공한 작가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다시 말해 현대미술은 개념을 선점하는 작가가 성공했다고 할 수 있다. 다만 개념을 선점하되, 조형적 형태를 얼마나 아름답게 혹은 모던하게 창조해내는 것인가에 따라 그 작가의 상업성 또한 결정된다. 이러한 요소를 잘 파악하고 있다면 성공적인 컬렉팅을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미술품 컬렉터는 대부분 미술품 애호가들이 많다. 최소 5~15년 정도 작가의 작품을 소장하며 즐기고, 장기적인 안목으로 자신만의 컬렉션을 만들기 바란다.
갤러리 구조가 어떤 곳이 되길 바라나? 갤러리 구조는 매체 간의 병치를 통해 의미 있는 미학적 행위를 파생시키는 것에 중심을 두고 있는 갤러리이다. 또한 신 新과구舊의 연결 지점으로 순환의 장이 되는 것을 추구한다. 이러한 부분을 염두에 두고 브랜딩되어 서울에서 나아가 아시아에서 중요한 공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