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YEAR WISH ②MINIMAL&EARTH COLOR

메종 편집팀 에디터들의 차곡차곡 모아온 위시리스트 아이템②

메종 편집팀 에디터들의 차곡차곡 모아온 위시리스트 아이템②

젬스톤 블루, 그린 스모크, 딥 로열, 새들 브라운, 펄 아이보리. 차분하고 따뜻한 분위기의 어스 컬러를 사랑한다. 이렇게 한데 모아놓고 보니 색상만큼이나 형태감에서도 공통점이 드러난다. 간결하지만 어느 한구석은 매력적인 포인트가 존재하니 말이다.

1950년대 전설적인 디자이너 샬롯 페리앙이 디자인한 사이드 보드. 구입이 가능하긴 할까? 그저 위시리스트에 담아본다. 

분명 지갑을 보러 갔는데, 생각지도 못한 가방이 위시리스트에 담겨버렸다. 겨울 룩은 물론 여름에는 흰 티셔츠와 청바지 조합에 딱일 듯. 트리옴페 로고가 크게 박힌 스몰 버켓 백은 셀린느.

4개의 통나무 원목이 금속 링으로 고정된 독특한 형태가 특징인 볼트 스툴. 그 자체로 존재감을 드러내 포인트 아이템으로 활용하기 제격이다. 라 챈스. 

자작나무 원목으로 제작해 다리와 상판의 재질과 색상을 원하는 대로 조합할 수 있는 스툴 60. 그중에서도 월넛 스테인리스 다리에 애정하는 올리브 색상 조합으로 단연 눈길을 끌었던 스툴이다. 아르텍.

여러 개를 이어붙이니 애벌레 같기도 하고, 퉁퉁한 쿠션감이 식빵을 떠올리기도 하고. 처음에는 의아했던 디자인이었는데, 보면 볼수록 그 매력에 빠져든다. 드 세데.

얇은 스틸 프레임을 구부려 만든 팔걸이에 가죽 끈을 두른 장 프루베의 대표작 중 하나인 시테 체어. 시대를 초월하는 디자인과 편안한 착석감으로 첫눈에 보고 반했다. 비트라.

전자 기기에 가장 사랑하는 컬러가 적용될 줄이야. 이건 정말 내 거다. 수명이 다해가는 아이폰 10을 버리고 곧 아이폰 13프로 시에라 블루 컬러로 갈아타야지. 애플.

어두운 코트를 감각적으로 만들어줄 목도리를 찾던 중 애정하는 컬러가 모두 집결된 목도리를 찾았다. 스트라이프 스카프 인 모헤어는 로에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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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진 의자의 반란

니나 야사르와 마르티노 감페르와의 협업 전시'100 chairs'

니나 야사르와 마르티노 감페르와의 협업 전시'100 chairs'

닐루파 갤러리에 저마다의 개성을 발산하는 100개의 의자가 집합했다.

닐루파 갤러리에 저마다의 개성을 발산하는 100개의 의자가 집합했다. 갤러리의 수장 니나 야사르, 그와 20년 넘게 끈끈한 유대를 기반으로 작업해온 디자이너 마르티노 감페르와의 협업 전시 <100 Chairs>가 열리고 있기 때문. 사실 이 전시는 2009년 감페르가 라노 트리엔날레에서 진행한 전시 <100 Chairs in 100 Day>의 연장선으로 기획됐다. 그는 2년 가량  런던 거리에 버려진 의자를 수집한 뒤 100일에 가까운 시간 동안 각 의자의 특성을 분석해 새로운 생명을 부여하는 작업을 해왔다. 비록 쓰임을 다해 버려졌지만, 여전히 의자들이 잠재력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보다 스타일리시해지고 기능적으로 변신한 의자들이 모여 펼쳐낸 장관은 기묘한 감동을 불러일으킨다.

web nilufa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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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의 공간

살아있는 물성을 예술작품으로 만드는 사일로랩

살아있는 물성을 예술작품으로 만드는 사일로랩

흐르는 빛과 물, 청각을 조용히 자극하는 곳곳의 소리. 평면에 갇힌 그래픽 대신 살아 있는 물성이 메운 사일로랩의 공간은 단숨에 일상에서 무뎌진 신체의 모든 감각과 공명한다.

미디어 공학을 전공한 박근호 대표(왼쪽)과 시각디자인을 전공한 이영호 대표(오른쪽). 왼쪽 파사드에는 <풍화> 전시, 오른쪽 파사드에는 드림하우스 갤러리에서 진행한 전시의 모습이 담겨 있다.

저마다의 소망을 담은 풍등이 전시장을 뒤덮었다. 실제 바람에 일렁이는 듯한 풍등과 아래로는 수면에 일렁이듯 번진 풍등의 빛이 단숨에 이곳이 오로지 관객들을 위한 공간임을 상기시킨다. 사일로랩이 지난 서울 리빙 디자인 페어에서 작품 ‘풍화’와 ‘묘화’를 결합한 키네틱 미디어 아트 전시를 감상하며 느꼈던 기묘한 감각을 좀체 잊을 수가 없었다. 기계와 장비로 가득한 창고 작업실에서 일한다는 의미의 사일로랩 Silo Lab은 덕수궁,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등에서 여러 프로젝트를 선보이며 이미 수많은 관객을 홀린 인터랙티브 미디어아트 듀오다. 동시에 나이키, 넷플릭스, 현대백화점, 현대자동차 등 수많은 브랜드의 러브콜을 받고 있는 지금, 사일로랩은 가장 주목해야 할 아티스트다.

사일로랩의 시작이 궁금하다. 처음에는 다섯 명이 시작했다. 함께 망원동에 작업실을 구해 아트 작업을 하다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박근호 대표는 미디어 공학을, 이영호 대표는 시각디자인을 전공했는데 둘이 합을 낼 수 있는 최적의 분야가 미디어아트임을 느꼈다. LED와 사운드를 활용한 작업을 웹에 업로드했는데, 운 좋게 갤러리아백화점의 크리스마스트리를 우리 방식대로 만들어볼 수 있냐는 제안을 받았다. 그때 인터랙티브 라이팅 작품을 선보였는데, 우리의 첫 프로젝트로 기억한다. 이렇게 2013년부터 작업해 8년째인 지금에 이르렀다.

인터랙티브 미디어아트를 선보이고 있다. 특히 빛과 사운드의 매력적인 합이 인상적인데, 작업 시 주로 활용하는 요소가 있나? 보통 디지털 미디어아트를 한다고 하면 평면적인 사각 디스플레이에서 여러 그래픽 작업을 선보이는 것으로 이해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 그보다는 공간을 실제로 가득 채울 수 있는 개체를 활용하려 한다. 그러다 보니 스크린 베이스의 디지털 연출이 아니라 빛, 조명 등 물성을 느낄 수 있는 것을 조금 더 많이 활용하게 됐다. 물을 그래픽으로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물을 공간 속으로 들여오거나 빛을 내기 위해 실제 조명을 수십개 들여오거나 하는 방식이다. 공간에서 실제로 만지고 보고 들으며 느낄 수 있는 것을 선보이는거다. VMD나 커머셜적인 작업도 종종 진행했는데, 관객과 공명하는 인터랙션을 기반으로 한 미디어아트에 공감해준 결과라 생각한다.

 

<Dreamer, 3:45am> 전시에서 선보인 윤슬 시리즈

 

서울 리빙 디자인 페어에서 ‘풍화’와 ‘묘화’를 결합한 키네틱 미디어아트를 선보였다.

몰입형 공간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기도 하더라. 관객의 참여가 작품의 중요한 일부라고 여기는 듯했다. 어떤 점이 관객들로 하여금 사일로랩의 공간에 몰입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 같은가? 사람들이 어떤 부분을 좋아했던 것을 역으로 생각해봤다. 아주 작은 몸짓이나 행위가 커다란 리액션을 불러일으키는 것이 관객을 끌어들일 수 있을거라 봤다. 복잡한 로직 대신 단순한 행동이 즉각적인 임팩트로 다가올 수 있도록 해 분위기를 고조시킬 수 있게끔. 가령 단순히 두드리는 행위로 높아지는 스코어를 시각적인 방법으로 극대화하는 식으로 말이다. 예상치 못한 강렬한 감각적인 임팩트가 관객 자신한테 몰아치는 순간, 그들은 오롯이 공간에 집중할 수 있을거라 믿고 있다.

여러 감각을 자극하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서는 기술이나 트렌드에도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 같다. 트렌드나 다양한 기술에 대한 연구도 신경 쓰지 않는 건 아니다. 다만 중요한 건 메시지다. 프로젝트와 결부될 수 있는 기술을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미 대중화된 기술도 작업을 잘 표현할 수 있는 수단이라면 언제든지 활용한다. 최신 기술보다는 작품을 통해 우리가 관객에게 전달할 수 있는 이야기와 의도에 더 초점을 맞춘다. 반드시 최신 기술이나 유행이 관객의 감명과 연결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가 공간에서 실제 물성을 느낄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하고 노력하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나이키와 협업해 진행한 #JUST DO IT 이벤트 모습.

가장 기억에 남는 작업이 있다면? 최근 서울 리빙 디자인 페어에서 선보인 <풍화, 아세안의 빛> 전시가 가장 먼저 생각난다. ‘풍화’와 ‘묘화’라 이름 붙인 두 작품을 합친 전시다. 키네틱 미디어아트 작업인데, 우선 천장에 드럼을 설치해 풍등을 위아래로 움직일 수 있게 했다. 전시장 한 면을 장식한 조명 작품은 ‘묘화’인데 그리드 속에 백열전구를 설치한 작품이다. 두 작품 모두 미디어 모듈을 도입해 움직임이나 빛의 세기, 밝기를 제어할 수 있게 제작했다. 또 하나의 특징은 전시장에 실제 물을 들여와 두 작품이 발산하는 빛이 촘촘히 번지도록 했다. 또 하나 떠오르는 작품이 있는데,  ‘윤슬’이라는 작업이다. ‘윤슬’은 해와 달의 빛이 수면에 비치어 만들어지는 잔물결을 뜻하는 순수 우리말이다. 라이팅 인스톨레이션으로 선보인 작품인데, 단어의 뜻처럼 물결 위에 별처럼 수놓인 빛이 서서히 그 색을 변화하는 모습까지 보여주며 여러 빛의 모습을 표현하려고 했다.

요즘 진행중인 작업이 있나? 단독 전시를 준비하고 있다. 하나의 미디어 갤러리 같은 형태의 공간을 구성하고자 한다. 우리만의 방식으로 표현한 인터랙티브 미디어아트로 가득 채운 전시를 구현하고 싶다. 우리의 프로젝트를 관객이 온몸으로 체험하고 공명할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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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그래퍼

임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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