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은 내로라하는 호텔이 즐비하지만, 새로운 호텔을 오픈한다는 소식은 언제나 이목을 끈다. 이번 주인공은 바로 더 월스트리트 호텔 The Wall Street Hotel. 이곳이 화제가 되었던 이유는 호텔이 들어선 건물이 월스트리트의 시초이자 역사적 랜드마크와도 같은 톤틴 커피 하우스 Tontine Coffee House이기 때문. 1700년대의 월스트리트는 전 세계 상인들이 오고 가는 교역의 중심지로 성장했고 자연스레 활발한 주식 거래가 이루어졌다. 이후 여기저기서 산발적으로 일어나는 거래를 막고, 질서를 확립하기 위해 브로커 사무실 3곳과 개인 브로커 21명이 주식을 공동 장소에서만 거래하기로 결정했는데, 이때 개점한 곳이 바로 톤틴 커피 하우스다. 월스트리트와 워터 스트리트가 만나는 지점에 지어진 이 건물은 위층에서는 실제 주식 거래가 이뤄지고, 아래층에서는 커피나 음식을 두고 상인들이 모여 다양한 미팅을 할 수 있는 월스트리트의 핵심 장소로 자리했다. 이곳에서 거래 질서를 확립하게 된 뉴욕 증시는 빠르게 성장했고, 이후 독립 건물인 뉴욕증권거래소로 그 흐름이 이동하며 월스트리트는 전 세계의 경제 중심지로 거듭났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자연스레 건물의 리노베이션 또한 이뤄졌는데, 보자르 건축양식으로 지어진 18층짜리 건물로 재건축되었고 그 과정에서 호주의 진주 재벌인 파스팔리 가문의 소유로 넘어갔다. 파스팔리 가문은 빌딩을 어떻게 사용할지에 대한 심사숙고 끝에 향후 월스트리트의 부활이 다시 올 거라 판단했다. 이에 대한 결과가 바로 지금의 더 월스트리트 호텔이다. 총 180개의 객실을 보유한 호텔은 기존 맨해튼 호텔의 평균보다 넓은 크기로 설계한 레지던스 스타일의 룸을 자랑한다. 천장이 높은 로비는 가구 장식 또한 독특한데, 여러 보석의 색에서 영감을 받은 가구로 구성하였다. 또한 모노톤 내부와 무게감 있는 패브릭으로 장식해 전체적으로 고풍스러우면서도 우아한 세련미를 발산한다. 특히 흥미로운 건 일부 객실에 한해 룸에 도서관을 만들어 머무는 동안 투숙객에게 책과 함께하는 시간을 선사하기도 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상인들에 의해 시작된 역사가 시간이 지나 또 다른 용도로 활용되며 더해가는 건물의 헤리티지가 이곳 더 월스트리트 호텔이 가진 진정한 힘이 아닐까.
add 88 Wall St, New York, NY 10005 web www.thewallsthotel.com tel 212 564 0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