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시칠리아 섬 해안에 있는 활화산인 에트나 산의 점토와 마졸리카 용암석을 전문으로 하는 타일 아틀리에 950 ninefifty. 950은 설립자이자 형제인 니콜로 Nicolò와 파우스트 Faust, 알레산드로 파리넬로 Alessandro Parrinello가 디자이너이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마르게리타 루이 Margherita Rui와 힘을 합쳐 이끌어가는 젊은 핸드메이드 타일 브랜드다. 950은 수세기 동안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칼타지로네에서 탄생했다. 칼타지로네는 예부터 교회와 궁전, 계단 등에 수공예 타일을 보편적으로 사용해왔으며, 이는 도시 경관을 위한 중요한 재료였다. 때문에 도자기 마을로 불리기도 한다. 950은 이러한 지역 문화와 역사에서 얻은 영감을 바탕으로 건축적인 요소를 가미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여기에 디자이너이자 디렉터인 마르게리타 루이의 창의력과 표현력, 실험적인 사고방식 그리고 숙련된 전문가의 노하우가 더해져 뿌리부터 단단한 브랜드로 성장해나가고 있다.
“고대 기술을 재해석해 현대적인 방식으로 작업하고 장식한다. 우리의 의도는 최고의 품질과 내구성을 갖춘 제품을 만드는 것이며, 에트나 화산의 돌과 시칠리아 점토뿐 아니라 풍부한 땅의 에너지를 전하는 재료를 기반으로 역사와 문화, 자연과의 완벽한 조화를 설계하고자 한다.” 950의 설립자인 삼형제의 설명이다. “950은 불완전함의 미학을 나타내는 일본의 와비사비 문화에서 영감을 얻어 현대적인 지중해 색상의 풍미를 추가했다. 또한 고대 기법에 현대적인 기술을 결합해 자연스럽고 유기적이지만 기하학적인 효과를 나타내는 이중성을 드러내고 있다. 결과적으로 어디서도 볼 수 없는 독특함과 순수함, 현대적인 미학, 손길이 더해진 촉각의 따뜻함 그리고 빛과 색이 뒤따른다”며 마르게리타 루이가 950이 생각하는 아름다움의 가치가 무엇인지 덧붙였다.
타일이 만들어지는 과정은 다음과 같다. 두 가지 기본 원료인 용암과 테라코타는 먼저 자연 안료로 만든 광택 또는 무광코팅을 브러시를 사용해 손으로 직접 도포하여 흰색 캔버스로 만든 뒤 자연건조하고 불에 구워 광물화시킨다. 따라서 광택이나 무광택 에나멜 처리된 용암석으로 만든 컬렉션 중 일부인 타셀리 Tasselli 컬렉션이 탄생했다. 950에는 네 가지 옵션이 있는데, 가장 기본적인 옵션은 에나멜이나 페인트를 칠한 용암석을 브러시를 사용해 빗질하는 방법이다. 이는 기본 재료의 색상을 나타내는 얕은 돋을새김 효과를 만든다. 두 번째 방식은 에나멜 처리된 용암석에 그라피 토기법, 즉 송곳을 사용해 손으로 긁는 기법으로 장식하는 방법이다. 채색된 컬렉션의 경우 매우 두껍고 조밀한 천연 안료가 사용되는데, 용암석의 경우에는 더욱 희석된 색상이 테라코타 타일에 사용된다. 마지막으로 그래픽디자인이 더해진 컬렉션은 더욱 자유롭고 다채로우며 불규칙한 부드러운 선으로 구성되는데, 때로는 브러시 끝으로 그려 일종의 기호로 구성된 고대 내러티브를 형성한다. 이 모든 과정은 장인 950명의 재능이 빚어낸 결과물이며 재료의 표현 가능성과 불안전함의 미학을 결합하고자 했던 열망에서 탄생했다. 사실 브랜드의 이름인 950도 주원료인 점토와 용암석 이 950°C에서 녹기 때문이며 장인 950명의 노력이 담겨있는 단순한 이유에서라고.
또한 950은 건축에 사용되는 자재를 만드는 브랜드에 그치지 않고 예술이 결합된 다양한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2020년, 디자인 박람회 에딧 나폴리EDIT NAPOLI 2020을 통해 선보인 설치작품이 바로 그 결과다. “에딧 나폴리에서 우리의 첫 번째 컬렉션인 알파베토 Alfabeto를 조각품의 형태로 선보였다. 이는 산타마리아 델몬테의 유명한 계단을 모티프로 한 계단형 작품이다. 그 장소의 전통과 뿌리에 대한 오마주로 야외거실을 재현한 것인데, 리듬에 따라 사용자가 정의할 수 있는 그래픽 구성을 만들어 각 장식과 색상을 원하는대로 배열해볼 수 있는 전시였다.이 전시로 최고의 미술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사실 주택보다는 아파트 생활에 익숙한 한국 소비자들에게 타일은 유럽에 비해 친숙한 소재가 아닐수도 있다. 보통 주방이나 욕실에 사용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950은 꼭 타일이 건축자재로만 소비되어야 한다는 제한된 생각에서 벗어나 타일이 지닌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줬다. “한국의 도자 문화는 의심할 여지 없이 단순하고 절제된 선형성이 우세한 우아한 형태를 자랑한다. 우리는 동양 문화에 끊임없는 관심과 탐구를 이어갈 예정이며 최근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에서 지속적인 요청이 들어오고 있다. 가까운 시일내 아시아 전역에서도 우리의 제품을 선보일 날을 고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