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구름을 타고 도사가 나타날 것만 같았다. 타데우스 로팍 서울에서 진행되는 영국 현대미술가 올리버 비어 Oliver Beer의 개인전 <공명-두 개의 음>의 첫인상이 그랬다.
타데우스 로팍 서울 전시 전경. © Oliver Beer Courtesy Thaddaeus Ropac gallery | London, Paris, Salzburg, Seoul Photo John O Rourke
하얀 구름을 타고 도사가 나타날 것만 같았다. 타데우스 로팍 서울에서 진행되는 영국 현대미술가 올리버 비어 Oliver Beer의 개인전 <공명-두 개의 음>의 첫인상이 그랬다. 새하얀 공간 속 청백색의 도자들이 둥둥 떠있고 양 옆으로 파란 그림들이 흩뿌려져 있다. 독특하게 소리와 결합된 회화 전시로 귀를 기울여야만 제대로된 전시를 감상할 수 있다. 푸른 문양이 새겨진 도자기 입구에는 마이크가 매달려 있다. 관람객의 움직임에 따라 일어나는 진동이 이 마이크를 통해 웅 하고 울린다. 이 소리는 옆에 있는 그림과 연결된다. 회화 작품은 모두 소리의 진동에 의해 제작되었기 때문이다. 작가는 수평으로 배치된 캔버스에 건조된 안료 파우더를 올려놓고 그 아래에서 음악을 연주한다. 그때 흘러나오는 음파에 의해 안료가 움직이며 추상적인 문양이 완성된다. 이를 ‘공명 회화’라고 하는데, 소리를 시각적으로 구현해낸 올리버 비어의 작가적 실험의 일환이다. 음악을 전공한 그는 회화뿐만 아니라 조각, 설치작품, 퍼포먼스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각종 사물에 내재된 음악적 특성이나 소리적 관계성을 탐구한다. 작품만큼 제목 또한 흥미롭다. ‘사랑이 내리다’, ‘첫눈에 반한 사랑’, ‘나는 너를 생각해’ 등 작품을 만들 때 사용한 음악을 제목으로 차용한 것. 비록 작가가 작업한 음악을 듣지 못해도 작품을 보며 상상하는 재미가 있다. 소리의 실체를 눈으로 마주하는 신비하고 몽환적인 전시는 6월 11일까지다.
런던과 파리를 오가며 작업과 전시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올리비 비어. © Oliver Beer Courtesy Thaddaeus Ropac gallery | London, Paris, Salzburg, Seoul Photo John O Rourk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