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츠한센이 150주년을 맞이했다. 이토록 오랜 시간 동안 사랑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인가?
오래전부터 꾸준히 다양한 디자이너들과 함께 협업한 점이 중요하게 작용한 것 같다. 많은 사람들과 개방적인 자세로 함께 일할 때 살아 있음을 느끼는 동시에 한계를 뛰어넘게 되고, 새롭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낼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또한 브랜드의 역사를 기반으로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 다양한 협업 프로젝트를 통해 지속적으로 연구하며 그들과의 연계성을 찾아 조화로운 디자인을 선보이는 것이야말로 프리츠한센이 가진 강점이다.파빌리온 제작을 위해 건축사무소 헤닝 라르센과 협업하게 된 이유가 궁금하다.
헤닝 라르센은 벨룩스 Velux라는 창문 제조 회사와 함께 이동이 가능하면서 지속가능한 다양한 건축물을 제작해왔다. 이러한 헤닝 라르센의 건축 방식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이번 파빌리온에 적용된 많은 건축 요소 역시 분리 및 재활용이 가능하도록 설계하였다.
덴마크 디자인 박물관의 그뢴네가든을 선택한 이유가 있나?
디자인 건축에 푹 빠져 있는 한 사람으로서 이야기하자면 이곳은 덴마크 디자인에 있어 굉장히 중요한 장소이다. 개인적으로도 덴마크 디자인 박물관에서 전시를 열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너무나 감동스러웠다. 우리 모두 프리츠한센의 150년 역사를 기념하기 위한 최적의 장소라고 생각했고 이보다 더 완벽한 곳은 없을 것이다.건축에 사용된 소재가 궁금하다.
벽과 천장에는 흔히 볼 수 있는 물병을 재활용한 플라스틱이 사용되었으며 모든 목재는 내구성이 강한 북유럽 소나무 원목이다. 두 가지 모두 재활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파빌리온에 사용된 모든 소재는 전시가 끝난 이후 본사 재건축에 사용될 예정이다.디자인 산업에 있어 지속가능성은 어떤 의미를 지닌다고 생각하나?
프리츠한센에게 지속가능성이란 오랜 시간 사용할 수 있는 좋은 품질의 제품을 생산하는 것이다. 또한 새로운 프로젝트를 착수할 때 모든 제품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연구하고 노력한다. 때문에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적합한 소재를 찾고, 가급적 적은 양을 사용하여 필요한 만큼만 생산한다.파빌리온의 내부에 대해서도 설명해달라.
한정된 공간 속에서 프리츠한센의 제품이 얼마나 유연하게 활용될 수 있는지 보여주고 싶었다. 네 개의 공간으로 나누어 설명하자면, 우선 파빌리온의 입구에는 이번에 새롭게 론칭한 PK 0와 PK 60이 있고 리빙룸과 다이닝룸에는 에그 테이블과 에세이 테이블을 배치했다. 반대편에는 건축사무실로 가정하여 일과 미팅을 할 수 있는 홈 오피스를 연출했다. 창의력을 가미한 마지막 장소는 DJ의 방이라 상상해 폴 키에르홀름의 작품과 새롭게 출시한 원라인 Oneline 조명으로 꾸몄다. 이렇게 시대와 스타일을 아우르는 프리츠한센의 모든 컬렉션을 둘러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코로나19로 인해 덴마크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도 변화가 있었을 것이다.
한국에서는 격리와 같은 규제가 있었다고 들었다. 그에 비해 덴마크는 야외 활동이 비교적 자유로운 편이었다. 하지만 우리 역시 인테리어를 새롭게 바꾸는 사람이 이전보다는 많이 늘었던 것 같다. 보통은 다이닝과 리빙룸이 커다란 공간에 함께 자리했는데, 이를 용도에 따라 분리하는 이들이 많아졌다.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날수록 아늑하고 멋스러운 공간이 주는 힘을 깨달았기 때문이 아닐까. 또 하나의 변화는 재택근무가 끝나고 집에서 누렸던 안락함을 사무실에서도 느끼고 싶어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회의실마다 분위기를 다르게 구성하는 등 일하면서도 쾌적함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을 선호하게 된 것 같다.앞으로의 행보가 궁금하다.
지금처럼 디자이너들과의 협업을 이어갈 예정이며 건축가들과도 새로운 프로젝트를 진행하려고 한다. 에그 체어가 SAS 로열호텔을 위해 탄생했듯 새로운 건축물의 용도에 맞는 제품을 제작하고자 한다. 예를 들어 하이메 아욘은 항상 자신이 디자인한 제품과 어울리는 장소를 창조하며 인테리어를 완성하는데, 그의 행보처럼 제품과 공간 간의 연결성은 언제나 흥미로운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