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ison&Objet
메타 센서블 Meta Sensible을 주제로 한 이번 메종&오브제는 메타버스 세계관이 유행하는 트렌드에 집중했다. 이제 물리적 세계와 디지털 세계는 서서히 병합되고, 교차 수정되어간다는 흐름과 함께 메타버스가 견인력을 얻으면서 판타지 세계에서 영감을 받은 인테리어, 예를 들어 곡선의 실루엣과 풍선껌 같은 부드러운 색상의 가구가 전시장에 많이 등장했다. 디지털 세상의 트렌드가 현실세계로 연장되는 것이다. 올해의 디자이너로 크리스티나 첼레스티노Christina Celestino가 선정된 것도 이러한 주제와 전혀 무관하지 않다. 어린 시절 제과점 인테리어 디자인에 매료되어 그 공간이 가진 기하학적 아름다움에서 영감을 받아 가구를 디자인하는 그녀의 작업은 메타버스 세계에 놓여져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 둥글고 부드러운 색채를 조화롭게 구현하는 첼레스티노는 이번 행사를 위해 7관에 전형적인 파리 카페에서 영감을 받은 비스트로 ‘이그조틱 팰리스 Exotic Palace’를 선보였다. 이국적인 아름다움과 장식, 컬러에 대한 열정이 그대로 반영된 공간은 또 다른 현실세계로 들어가는 통로가 되어준다. 라이징 탤런트 어워즈는 메타버스 주제와는 별개로 지속가능성에 대해 고민하는 네덜란드 디자이너 6명, 공예가 1명을 소개했다. 모두 재료와 소재를 탐구하고, 그 과정이 어떻게 실제 환경과 사회에 영향을 미치는지 고민하는 작가들로 현재 네덜란드 디자인이 가진 독창성과 영민함을 엿볼 수 있었다. 특히 에인트호벤 아카데미를 졸업하고 네덜란드에서 활동하는 윤석현 디자이너가 포함된 것은 우리에게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전통적으로 사용되어온 유약 때문에 도자기가 재활용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은 그는 유약을 대신할 수 있는 자연 재료를 찾던 중 전통 옻칠을 발견 했으며, 옷을 사용해 도자기에 색을 입히는 작업을 시작했다. 이러한 시도를 통해 자연의 재료인 흙을 사용한 세라믹 제품을 폐기할 때 매립하지 않고 다시 자연으로 돌아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윤석현 디자이너를 선정한 심사의원 위키 소머스 Wieki Somers는 그의 작업에 대해 개념적이면서 미학적인 부분이 네덜란드 디자인 전통에 잘 부합한다고 평가했다. WEB www.maison-objet.com파리디자인위크2022 하이라이트
컬렉티브 전시의 붐이 일다 지금까지 디자이너가 단독으로 작품을 발표하는 쇼룸 위주의 전시가 많았다면, 올해는 넓은 공간을 빌려 함께 전시를 하는 컬렉티브 전시가 유독 눈에 띄었다. 각자의 개성과 큐레이션으로 첫 번째 에디션을 선보인 이래, 세 곳의 전시로 인해 파리디자인위크가 새롭게 변모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비앙브뉴 디자인 Bienvenue Design
전설의 호텔 라 루이지안느 La Louisiane에서 열리는 디자인 전시라니! 1930년대 시작돼 4대에 거쳐 운영되고 있는 이 호텔은 장-폴 사르트르와 시몬느 드 보부아르가 생활했고 달리, 허밍웨이, 백남준 등 수많은 예술가와 문인이 거쳐간 역사적인 장소다. 2차 세계대전을 비롯해 한 세기의 역사와 스캔들이 담겨 있는 특별한 장소이다보니, 이곳에서의 전시는 파리 사람들한테 무척이나 놀랍고 반가운 소식이었다. 호텔 건물의 한쪽에 있는 18개의 방이 18명의 디자이너, 갤러리, 브랜드에 헌사되었고, 각자의 개성에 맞게 객실이 전시장으로 탈바꿈했다.아티스트 리아 로샤 Lia Rochas는 자신의 몇몇 콜라주 작품을 벽에 걸고 침실을 그대로 옮겨온 듯 꾸몄으며, 디자인 스튜디오 AAMA Design은 벽지 브랜드 메종 마틴 모렐과 협업해 벽지가 천장에서부터 흐르는 드라마틱한 장면을 연출했다. 객실마다 독특하게 꾸민 각기 다른 컨셉트의 실내 디자인과 소품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특히 1789년에 시작해 23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자기 브랜드 매뉴팩처 드 쿨뢰브르 Manufacture de Couleuvre가 제법 큰 객실에서 새로운 컬렉션을 선보이기도 했다. 루이 15세, 16세, 아르누보, 아르데코를 거친 귀중한 아카이브를 파리로 옮겨와 전시 소품으로 사용한 점이 눈길을 끌었다. 현대적인 새로운 디자인과 과거의 역사를 함께 볼 수 있는 멋진 장면이었다. 비앙브뉴 디자인은 올해를 시작으로 매년 파리디자인위크에 맞춰 컬렉티브 전시를 진행할 예정이다. 오는 10월 파리 아트바젤 파리+ 기간에는 ‘비앙브뉴 아트’라는 이름으로 객실마다 현대미술 갤러리를 초청하는 전시가 같은 컨셉트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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