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전통 미감에 현대적인 감성을 더해 시각적, 촉각적 재미를 더한다. 디자인 스튜디오 피아즈는 제자리에 만족하지 않고 소재에 대한 끊임없는 탐구와 개발을 통해 한 발 한 발 앞으로 나아간다.
얼핏 보면 색색의 나뭇조각을 우리의 전통 조각보처럼 이어붙인 듯하다. 반짇고리함만 한 손바닥 크기부터 찻잔과 디저트를 올리는 티타임을 위한 소반, 앉을 수 있는 스툴까지 색감과 형태에서 한국 전통의 미감이 느껴지는 이 작품은 전보경, 박찬훈 작가가 이끌고 있는 디자인 스튜디오 피아즈의 것이다. 특히 이 작품은 가까이서 보았을 때 그 세밀함과 따스한 감성, 만든 이의 노고를 알아차릴 수 있다.
‘아기자기’ 시리즈는 원목 틀에 색실을 반복적으로 감아 실이 주는 부드럽고 따뜻한 인상과 색채와 색조를 단순화한 모습에서 촉각적인 효과와 함께 시각적인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가구 디자인을 전공했어요. 여러 소재 중에서도 특히 나무를 가지고 목공예 작업을 주로 했는데, 어느 순간 한 가지 소재에만 집중하다 보니 고리타분하게 느껴지더군요. 그러다 실이라는 소재를 발견했는데 섬유가 공예적인 측면으로 다가오기도 하고 반복적으로 실을 감는 행위가 무언가를 수행한다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전보경 작가가 설명했다. 한국의 아름다움이 작품의 기반이 된 이유는 어릴 적 기억과 교육이 한몫했다. 특히 박수근 화백의 그림을 좋아했던 어머니를 따라 박물관과 미술관을 다니며 견문을 넓혔고 안국동에 자리한 풍문여고 재학 시절 자연스레 경복궁의 고즈넉한 분위기와 전통적인 것에서 영향을 받은 게 아닐까라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그녀의 작업이 옛것의 특징만을 좇는 것은 아니다. 한국의 미감에서 영감을 받되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과정을 거친다. “진짜 전통 가구는 따로 있잖아요. 전통과 현대적인 디자인이 적절하게 섞여야 올드해 보이지 않고, 유치해지지 않는 것 같아요. 항상 그 선을 넘지 않으려고 고민해요. 색의 경우 요즘 스타일의 색상을 한두 가지 섞는다든지, 소반의 다리도 미니멀하게 풀어내려 해요. 형태의 디테일한 부분까지 표현하면 그게 정말 올드해지는 거예요. 형태는 미니멀하게 가되, 그 안에 공예적인 요소로 감각을 주자는 주의예요.” 그녀의 작업은 다양한 실험을 통해 한창 발전해 나아가는 중이다. 알록달록 색실을 입은 아기자기 시리즈에 이어 현재는 옻칠 기법을 배우고 새로운 소재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기존에 사용하던 실에 옻칠을 더하니 섬유가 일어나 보풀이 올라왔고 이를 대치하기 위한 소재로 종이를 비벼 꼬아서 만드는 지승을 선택했다. “소재만 바뀌고 행위 자체는 똑같아요. 몇 해 전만 해도 성격이 발랄했던 것 같아요. 사람이 나이가 들면서 취향도 바뀌듯이 지금은 모던하고 정적인 느낌을 선호하게 된 것 같아요. 그런 면에서 중후한 매력을 주는 옻칠 작업이 매력적으로 다가오더라고요.” 그녀의 작업실에서 옻칠에 사용되는 희석제 냄새가 풍겼던 이유다.
또 최근 들어서는 한지의 주원료가 되는 닥나무 껍데기를 얇게 벗겨 펴 말린 닥줄기를 활용해 무늬목처럼 붙인 작업을 시도하고 있다. “닥줄기라는 소재가 유기적인 형태일 때 더욱 조형성이 진해지더라고요. 그래서 소반보다는 접시나 밥그릇, 바구니, 화병처럼 실용성 있는 제품으로 구성해볼까 해요. 옻칠을 더하면 코팅이 되어 방수도 가능하고 오염으로부터 안전할 수 있으니까요.” 전보경 작가는 올 연말에 계획된 그룹전과 기획전 준비는 물론이고 실험 중인 닥줄기를 활용한 상품 개발에 심혈을 기울이고 싶다고 말했다. 머지않아 한 단계 더 성장한 그녀의 작품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SPECIAL GIFT
전보경 작가에게 증정한 끌레드뽀 보떼의 더 세럼은 피부 본연의 힘을 일깨워 생기 있고 매끄러운 피부를 완성시켜준다. 또한 피부에 고르게 퍼지고 빠르게 흡수되어 24시간 보습 효과를 유지시키고 피부의 길을 열어 다음 단계 제품의 흡수를 높여준다. 50ml, 30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