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디자인 수도 2022에 선정된 발렌시아에서 즐기는 디자인 문화 여행.
스페인 가구의 정수를 엿보다
페리아 아비탓 발렌시아
9월 20일부터 23일까지 개최된 국제 가구, 조명, 데코 박람회인 페리아 아비탓 발렌시아 Feria Hábitat Valencia는 세계 디자인 수도 2022 발렌시아의 주요 컨퍼런스와 디자이너와의 만남 등이 더해져 한층 더 볼거리를 선사했다.
발렌시아 출신의 산업디자이너로 50년간 다양한 프로젝트를 통해 사랑받은 비센테 마르티네스 Vicente Martinez의 특별 전시관과 현재 디자인 대학에 재학 중인 학생부터 디자인 스튜디오를 운영하는 영 디자이너의 육성 프로그램인 살롱 누드 부스 공간을 마련해 스페인 디자인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보여줬다. 지난 20년간 살롱 누드를 통해 선보인 신진 디자이너의 작품 가운데 가장 상징적인 작품을 모은 <누드 제너레이션. 20년 Nude Generation. 20 Years> 전시를 진행해 신진 디자이너를 육성하는 데도 소홀하지 않았다.
스페인 가구 브랜드 7
국내에서는 생소하지만 스페인 특유의 여유로움과 에너지를 느낄 수 있는 일곱 개의 가구 브랜드.
앤드루 월드 Andreu World
발렌시아에 본사를 둔 컨템포러리 친환경 가구 브랜드 앤드루 월드는 프랑스 디자이너 필립 스탁과 콜라보레이션해 100% 지속가능한 12가지의 디자인
가구를 선보였다. 자원의 순환을 염두에 두고 지속가능한 친환경 인증 FSC®, Cradle to Cradle® 목재를 사용하며, 오래도록 사용할 수 있도록 10년 보증
시스템을 도입했다.
앤드루 월드 × 필립 스탁 인터뷰
콜라보레이션을 준비한 과정과 어디서 영감을 얻었는지 궁금합니다.
앤드루 월드가 추구하는 환경과 지속가능성을 위한 노력에 함께하고 싶었어요. 저는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으로 함부로 나무를 죽이고 싶지 않아요. 2019년부터 앤드루 월드의 디자인팀과 함께 자연 소재를 되도록 적게 사용하는 방법을 찾기 시작했고, 나무 한 그루를 1mm로 아주 얇게 펴서 2D 형태로 만들고, 이것을 3D로 입체적인 디자인에 적용했습니다. 트렌드를 먼저 생각한 것이 아니라 모두를 위해 옳은 일을 하는 것이 바람직한 디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디자인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부분은 무엇인가요?
제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사랑을 비롯한 상호 간의 교류와 나무 그리고 하나는 우아함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우아함이란 일종의 삶의 방식일 수도 있고, 취향 또는 움직임일 수도 있어요. 가구를 제작하고 조립할 때 스크루를 뚫는 과정에서도 우아함이 적용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다 클라베테 Clavette(쐐기를 뜻함) 아이디어가 떠올랐습니다. 스크루를 대신하는 작은 나무 조각일 뿐이지만 제작 과정에서도, 제품 디테일로도 우아함을 더하는 요소로 모두를 만족시켜주기 때문입니다.
가구에 붙인 각각의 이름이 인상적입니다.
이번 컬렉션은 우크라이나에서 사용되는 이름을 적용해봤습니다. 모두가 국제사회에서 일어나는 일에 귀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 또한 이에 동참했고요.
앞으로의 트렌드를 예측한다면요.
저는 3개월마다 새로운 것을 제시하고, 소비를 부추기는 트렌드를 싫어하는 사람입니다. 항상 소비할 때는 꼭 필요한 것인지 거듭 생각해야 하고요. 트렌드, 미적인 것만 좇는 것이 아닌 가구의 본질인 소재, 퀄리티, 편안함 등을 더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이번 앤드루 월드와 함께 선보인 컬렉션도 재생 가능한 소재로 만들었고, 편안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알렉산드라 Alexandra
절제된 디자인으로 사랑받는 발렌시아 가구 브랜드 알렉산드라는 세련된 고급스러움에 아방가르드한 터치를 더한 6가지 컬렉션을 출시했다. 특히 요노 스튜디오와 선보인 유니크한 디자인의 지중해 럭셔리 컬렉션, 라몬 에스테베와 선보인 고급스러움이 돋보이는 템포 컬렉션이 인기를 모았다.
포인트 Point
1920년 나무를 위빙해서 직접 의자를 만들기 시작해 현재까지 4대째 이어온 가구 브랜드 포인트는 특유의 수작업을 바탕으로 1920년대 제작한 의자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헤리티지 컬렉션이 돋보였다. 102년 동안 이어온 브랜드 히스토리를 담은 전시관은 초창기 의자부터 2019년 스페인 디자인 어워드를 수상하기까지 브랜드가 걸어온 여정을 보여주었다.
액티유 Actiu
스페인 사무 가구 브랜드인 액티유에서는 가정과 사무실에서 모두 사용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공간에 어울리는 미니멀한 곡선형 의자를 비롯해 100% 재활용 소재로 만든 의자와 모듈식 선반 등 기능성 제품을 선보였다. 디지털 아트로 무한의 공간에서 제품을 체험할 수 있는 헬리오필리아 Heliophilia라는 이름의 인피니티룸을 통해 새로운 경험을 제시했다.
비럭스 B.lux
스페인 북부 빌바오에서 생산에 필요한 모든 공정이 이루어지는 컨템포러리 조명 브랜드 비럭스 B.lux에서는 아티스틱한 디자인과 더불어 높이, 길이, 너비를 확장할 수 있어 실용적인 모듈식 쿠펠츠 Kupetz 3D 시스템 조명을 출시했다. 또한 일미오 디자인과의 첫 번째 협업으로 선보인 링 컬렉션은 메탈과 은은한 빛이 조화를 이룬 미니멀한 디자인이 특징이다.
루시페르 램프 LZF Lamps
발렌시아 외곽에 있는 도시 치바에서 모든 공정을 수작업으로 제작하는 조명 브랜드 루시페르 램프(Lucifer 발음)의 천연 목재 베니어 램프는 정교함과 특유의 따뜻함이 묻어나는 디자인이 눈길을 끌었다. 발렌시아 축제인 라스 파야스의 니놋을 만드는 데 사용하는 전통적인 목각 기법으로 제작한 새 모양의 버디 컬렉션은 아트피스로도 손색이 없다. 또한 실용성을 겸비한 옴마 Omma 컬렉션은 빛으로 가득 찬 나뭇잎이 펄럭이는 나무를 연상시키는 디자인으로 펜던트, 테이블, 플로어 등 다양한 형태로 출시했다.
이시마르 iSiMar
지중해 터치가 가미된 유니크한 금속 소재의 디자인 가구 브랜드 이시마르는 제품을 생산할 때 사용되는 전기를 자가 태양광 에너지로 충당하고, 모든 제품을 100% 리사이클이 가능한 소재로 제작한다. 브랜드 아트 디렉터로 오랫동안 파트너십을 이어온 일미오 디자인 Ilmio Design과 함께 현대적인 마이애미 스타일에서 영감을 받은 컬러풀한 파라디소 컬렉션과 라몬 에스테베와 협업해 어부들이 사용하는 그물에서 모티프를 얻은 직선 형태의 세련된 테이블, 의자 디자인이 돋보이는 미트호른 Mitjorn 컬렉션이 눈길을 끌었다.